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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웹 소식지 몸살

[웹 소식지 몸살 12호_2021 겨울]기후위기 시대의 슬기로운 쓰레기 생활

기후위기 시대의 슬기로운 쓰레기 생활

아샤

예전부터 환경오염이나 기후관련 문제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육식 줄이기, 플라스틱 용기 등을 포함한 쓰레기 줄이기 등과 같이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을 실천해왔습니다. 요 몇 년 사이 ‘기후온난화’라는 말 보다는 ‘기후위기’라는 말이 더 많이 쓰이고, 관련 언론 보도가 늘어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런 변화를 지켜보면서 인권활동가인 나는 이 문제를 어떻게 나의 활동으로 가져갈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작년 몇몇 환경단체와 인권단체, 법률단체와 함께 기후위기와 인권이라는 두 주제를 접목하는 기획활동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전국 방방곡곡 기후위기로 인해 다양한 피해를 입으신 분들을 만나 그 분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피해는 단순히 자연재해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천재지변이 아니라 국가와 지자체가 인권 보장의 의무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일어난 인권침해라고 규정하고 이 사건들을 정리하여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넣었습니다.

 

인터뷰를 위해 사람들을 만나면서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의 범위가 너무나도 광범위한 것에 놀랐습니다. 이상 기후로 인해 농사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농부, 폭염과 한파로 인해 더욱 위험한 노동환경에 놓였지만 그렇다고 일을 하지 않을수도 없다는 건설 노동자, 미래를 생각하면 너무나도 우울한데 이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 기성세대를 보면 너무나도 큰 분노를 느낀다는 청소년까지. 이렇게 피해의 범위나 정도가 다양한데 왜 이런 것들을 진작 인권의 문제로 보지 못했을까 아쉬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저에게도 그런 경험이 없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엄청난 폭염으로 인해 며칠 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던 여름밤, 도무지 그칠 줄 모르는 비에 몸마처 녹아버릴 것 같았던 긴 장마. 그리고 이런 지구의 현재를 생각할 때마다 우울해지고 무기력해지는 마음까지. 기후위기는 저뿐만 아니라 수 많은 사람들의 삶의 조건을 위협하는 하는 문제이기도 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다산인권센터 활동가들과 올해부터 이 문제를 향후 몇 년간 다산의 주요활동과제로 가져가기로 하고 관련활동들을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너무나도 거대해 보이는 문제 앞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하반기에서 와서야 이 주제로 교육사업을 진행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기획한 것이 ‘기후위기 시대의 슬기로운 쓰레기 생활’이었습니다. 기후위기를 걱정하는 많이 시민이 일상에서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문제가 쓰레기 문제이기도 하고,  몇 년 전 중국의 쓰레기 수입 중단으로 인한 ‘쓰레기 대란’ 문제와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고갈로 인해 시민들의 관심이 높기도 한 문제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첫 강좌에서는 제가 기후위기는 왜 인권의 문제인지, 어떻게 쓰레기 문제가 기후정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는지 이 문제가 모두의 문제이지만 모두가 똑같이 책임을 져야 할 문제는 아닌지 등의 내용에 대해서 이야기 했습니다. 두 번째 강좌에서는 최근 쓰레기 TMI라는 단행본을 펴낸 한겨레21의 방준호 기자님을 모시고 쓰레기의 생성에서부터 매립, 소각, 재활용 등 쓰레기에 대한 모든 정보와 함께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시민으로서, 소비자로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하고, 할 수 있을까에 대해 이야기 나눴습니다. 마지막 강좌에서는 지역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계신 분들을 모시고 각자의 경험을 듣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대규모로 투명페트병을 모아 그것을 업사이클링 한 사례를 들려준 성남의 ‘투명패트병다오 프로젝트’, 마을에서 좀 더 쓰레기 분리수거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펼친 군포의 ‘분리분리 프로젝트’, 쓰레기 배출 자체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해오신 수원의 ‘작은 지구를 위한 실험실’의 이야기까지.

 

다른 분들의 강의 내용을 들으며, 그리고 강의를 신청해 열심히 듣고 질문하시는 참여자들을 보면서 정치인들이 그리고 기업인들이 이런 시민들의 반만큼만 기후위기에 대한 의식이 있어도 기후위기 대응이 지금보다는 훨씬 나아지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번 강의에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의 열정에 감동하고, 감탄했습니다. 참여자들의 열정을 이어받아 강좌가 끝난 후에도 오프라인에서 모여 다양한 기후행동을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누구나 참여가능하니 부담갖지 말고 문의주세요. 

 

그래서, 도대체 기후위기 시대의 슬기로운 쓰레기 생활은 뭐냐고요? 무엇보다 쓰레기를 덜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혹시라도 쓸데없는 쓰레기를 만들어 만들어내고 있지는 않는지, 그런 게 있다면 어떻게 줄일 것인지 생각해보는 게 필요하겠죠? 두 번째로 제대로 분리수거를 해야 합니다. 분리수거만 제대로 해도 재활용률을 많이 높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개인의 실천으로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제대로된 법과 정책을 만드는지, 기업이 말로만 친환경 경영을 외치는 것은 아닌지 잘 감시하는 것입니다. 앞서 말한대로 기후위기는 모두의 문제이지만 그 원인에 있어 정부와 기업의 책임이 더 큰만큼 대응에 있어서도 이들이 더 크고, 무거운 책임을 지고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하는 것이 제대로 된 기후정의일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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