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카이브/칼럼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나는 반대한다' 리뷰

다산인권센터 자원활동가 김별 님이 지난 주 DMZ국제영화제 * 다산인권센터 수원지역상영회에서 상영한 영화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나는 반대한다>의 리뷰를 써주셨어요 ^^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나는 반대한다>를 보고

김별(다산인권센터 자원활동가)

 

0.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그녀는 누구인가?
루스, 나는 그녀를 잘 몰랐다. 아니, 전혀 알지 못했다. 그녀는 1993년 8월 10일 취임 선서를 하였고 현재까지 미국 연방 대법원 대법관이다.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굉장한 사람이었고 현지에선 굉장함을 넘어 하나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아 많은 이들의 열광을 받는 사람이었다.
영화는 그녀의 어린 시절부터 현시점까지 그녀의 가정, 사랑, 우정, 일 모든 것을 다룬다. 그녀가 변호사로서 승소한, 훗날 대법관으로서 반대한 대표적 사건들도 다룬다. 이 다큐멘터리가 인상 깊었던 것은 그저 그녀의 업적만 다루지 않아서이다. 그런 의미로 재판을 보다 섬세하게 다룬 다큐멘터리를 바란 이들에겐 아쉬움이 있었을 테지만 루스가 담당한 사건들, 반대 의사를 표명한 재판들만 보아도 그녀의 삶과 깊은 연관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녀가 태어나고 자라오던 시대만 해도 남녀차별이 너무나도 당연한 시대였다, 루스는 1950년대 하버드대학교 로스쿨에서 전체 학생의 단 2%에 해당하는 9명의 여학생 중 한 명으로서 수석졸업을 하였지만 그녀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그녀는 로펌으로부터 수많은 거절을 받아야만 했다. 그녀는 삶에서 수도 없이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아왔었다. 그런 그녀는 여성의 임금차별 등 단지 성별을 이유로 불이익을 받는 여성들의 재판을 도왔고 언제나 소수자 편에 섰다. 그렇게 그녀는 자신의 능력을 활용하여 여권 신장에 앞섰고 서서히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2. 루스와 사람들
다큐멘터리에선 루스의 가족, 친구, 지인 등 수 많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 중에서도 루스의 남편 마틴과 루스가 얼마나 서로를 사랑하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루스는 마틴과 첫 만남을 회상하며 “마틴은 여자에게도 뇌가 있다는 것을 알아준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마틴뿐만 아니라 루스 주변 수많은 이들이 루스를 여잔데도 불구하고 대단해가 아닌 루스는 대단하다로 봐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렇게 루스의 능력을 그대로 인정해주고 지지해주던 사람들이 있었기에 루스는 자신의 강인한 정신력에 더해 막강한 힘을 낼 수 있었다

3. meme creator(밈 크리에이터).
내가 주목한 것은 이것이었다. 일명 밈 제작자. 우선 밈이란 무엇인지 간단하게 짚고 넘어가자면 밈이란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특정한 문화 요소와 컨텐츠를 뜻한다. 우리나라 말로 대체하자면 짤, 짤방 등이 되는데 사실상 밈은 짤보다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엔딩크레딧이 한참 올라갈 때쯤 밈 제작자라는 카테고리 아래 쭉 나열되던 수많은 온라인 상 아이디들. 영화에서 실제로 밈 제작자들의 인터뷰와 루스와 관련된 수많은 밈이 등장한다. 우리는 이를 통해서 루스가 어떠한 영향력을 가졌고 그 영향력이 젊고 어린 세대에게까지 끼치는 것을 확연히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더불어 그녀가 어떻게 대중문화의 아이콘 즉 상징이 되었는지 생각해볼 때 밈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는 셈이다.

다시 0. 나도 반대한다.
루스는 영웅이 아니다. 초인적 힘도 없고 처음부터 모두에게 지지를 받는 사람도 아닌 오히려 배제 당하는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스는 그저 사회가 너무나 당연시 하고 있는 것이 절대 당연한 게 아니라고 목소리를 낸 것이었고 세상은 그와 함께 변하고 이제 그 목소리를 들어주고 있다. 아직도 당연한 듯 당연하지 못한 것들이 너무 많은 세상이지만 그 당연한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않기로 했다. 루스는 반대한다, 나도 반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