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그림은 아내의 성명서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성명서] 창원시 HIV감염 여성에 대한 마녀사냥을 멈춰라!
최근 한 여성의 인권이 심각하게 침해당했다. 경남신문은 “창원 20대 여성 HIV감염 확인, 최근까지 성매매 추정....소재 파악 중, 감염확산 방지 등 지역보건 ‘비상’”이란 제목의 기사를 지면과 인터넷에 게재하였다. 경남신문은 뒤늦게 인터넷 기사를 블라인드 처리하였지만 이미 여러 인터넷 매체에서 여과 없이 퍼 나른 뒤였다. 하루 만에 댓글이 4천개가 넘게 달리는 등 5월 마지막 주는 에이즈에 대한 공포, 성매매여성과 HIV감염인에 대한 사회적 낙인에 따른 불안으로 시끄러웠다.
한 여성이 산부인과 진료를 받던 중 HIV 양성 진단을 받았다. 이는 보도할 사안이 아닐 뿐만 아니라 HIV감염인 개인에 대한 보도화는 인권을 침해할 뿐 유익할 것이 없다. 질병관리본부가 발간한 ‘언론과 미디어를 위한 HIV/AIDS 길라잡이’에도 ‘감염경로 부각’, ‘HIV감염인의 신상명세를 취재, 보도’, ‘공포감 조성을 유발하는 자극적인 단어 사용’, ‘헤드라인을 자극적이고 위협적인 내용으로 보도’하는 것을 삼가도록 하고 있다. 시급히 심신의 안정과 정보제공이 필요한 때에 이 여성에게 돌아온 것은 불안과 공포의 유발자이자 원인자로서의 낙인이었다. 유포된 기사는 사실 확인도 거치지 않은 채 여성의 정보를 드러내고 “소재 파악이 안돼” “비상”이 걸렸다고 호도하여 한 여성의 행동자유권을 극심하게 제한하였다.
또 후천성면역결핍증예방법 제7조(비밀누설금지)나 의료법 제19조(개인의료정보 누설금지)의 보호법익은 감염인과 병력자의 인권이다. 그러므로 위 법상 불법 행위에 대한 진상조사가 우선되어야 하며, 감염인 한 개인의 신상과 병력 정보에 대한 누설, 이에 따른 자극적 보도는 엄중히 다뤄야할 심각한 사안이다. HIV감염인에 대한 보호지원, 진단, 진료, 간호, 기록 등의 업무를 하는 사람은 감염인에 대해 업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해서는 안된다.
더군다나 성매매 여성이라고 추정하여 언론과 행정기관에서는 이 여성을 당장 찾지 않으면 감염이 확산될 것처럼 떠들어대고 있다. 이는 성매매 여성이 에이즈를 확산시키는 ‘진원지’라는 편견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성매매자를 격리하고 성구매자를 보호하는 행태에서 비롯된 처사로, HIV감염인을 격리시켜 비감염인을 보호하겠다는 이른바 배제, 격리의 반인권적인 보건행정의 연속선상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1997년 UNAIDS(유엔에이즈)는 ‘HIV 검사와 상담에 관한 정책강령’에서 자발적 익명검사, 비밀보장, 충분한 설명과 상담이 토대가 된 HIV검사를 실시하여야 한다고 발표하였다. 이 정책강령에 비추어보더라도 이 여성은 HIV감염인으로서 보호, 지원 받아야 할 적법한 절차와 조치를 받지 못했다. 검사를 한 병원과 보건소가 할 일은 HIV양성 진단을 받고 충격을 받았을지도 모를 이 여성에게 충분한 상담과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도리어 이 여성이 치료를 받고 자신을 돌보기를 어렵게 만들었다. 잠적한 범죄자를 쫓는 뉘앙스의 기사를 보고 보건소를 찾아 상담을 받기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치료를 받기위해 병원을 찾을 엄두를 낼 수 있겠는가?
이에 대해 레드리본사회적협동조합과 이하 단체는 이 여성의 정보를 누설한 기관에 대한 책임규명과 언론사의 기사 삭제 및 사과문 게재를 촉구한다. 또한 헌법과 후천성면역결핍증예방법, 국가인권위원회법 등 제 법에 따라 정부 당국은 국민 개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해야 하는 의무를 다해야한다.
하나, 각 언론사는 해당기사를 삭제하고 사과문을 게재하라.
하나, 보건복지부는 진상조사를 하여 비밀누설을 한 자(또는 기관)에게 행정처분을 하라.
2017년 6월 13일
레드리본사회적협동조합, 대구경북 HIV/AIDS 감염인 자조모임 해밀,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15개 단체), 4.9통일평화재단,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광주인권지기 활짝, 구속노동자후원회, 국제민주연대, 다산인권센터,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반성매매인권행동[이룸], 불교인권위원회, 사회진보연대, 새사회연대,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성적소수자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언니네트워크, 원불교인권위원회, 유엔인권정책센터, 인권교육센터 들, 인권교육온다, 인권운동사랑방,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인천인권영화제, 장애여성공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 천주교인권위원회,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한국여성의전화, 한국HIV/AIDS감염인연합회 KNP+,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HIV/AIDS 인권연대 나누리+, HIV/AIDS감염인 온라인 커뮤니티 러브포원, 한국청소년청년감염인커뮤니티 R, 김대희 인천성모병원 의사, 박근덕 평화인권교육센터 대표
'활동 > 입장•성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권과 존엄이 기본이 되는 나라를 위한 새 정부 인권과제 제안 (0) | 2017.07.07 |
---|---|
[성명서]깊이 숙인 이철성 청장의 고개는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0) | 2017.06.19 |
[성명서]사람을 철거한 자리에 세운 송전탑, 한국전력 사장 조환익은 산업자원부 장관 자격 없다. (0) | 2017.06.10 |
[양심수]양심수석방추진위원회에 다산도 함께 합니다. (0) | 2017.06.09 |
[경찰개혁]'인권경찰'로 거듭나겠다는 경찰은 들어라-경찰 인권과제 촉구 기자회견 (0) | 2017.06.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