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활동가들의 TMI : 넌 어떨때 가을 타니?
요 며칠 선선하게 불어오는 아침과 밤의 공기가 '정말 가을이구나!' 하고 느끼게 해 주더니, 갑자기 설악산에 첫눈이 내렸다는 소식에 겨울맞이를 서둘러야 할지 마음이 바빠지네요. 거리에 두툼한 패딩을 입은 사람들의 모습까지 보노라면, 계절의 변화가 참으로 빠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계절의 왕이라 불리는 이 아름다운 가을의 정취를 우리가 그냥 지나칠 수는 없겠죠? 왠지 마음이 멜랑콜리해지기도 하는 이 가을, 다산 활동가들은 어떤 생각과 마음으로 가을을 느끼고 있는지, 이야기들을 함께 들어볼까요?"
◯주애 TMI

가을은 역시 파랗고 파랗고 파란 하늘이죠. 가을하늘에 초록잎, 알록달록 단풍이 가득한 나무가 걸쳐있다면 더욱 감사^^ 올해는 유난히 다산 사무실 창밖으로 보이는 파란하늘을 바라보면 시간가는 모르고 열리지 않는 창문 방충망에 코를 박고 하늘을 보게 됩니다. 벗바리님들도 답답하고 어지러운 일 많지만 파란하늘 보고 숨 깊게 쉬고 고개들고 가을을 즐겨보시는건 어떨까요?^^
◯ 랄라 TMI

코 끝이 시려운 바람이 불어오면, 그 바람에 묻은 가을 냄새가 납니다. 어떻게 가을에 냄새가 있냐구요? 그냥 있어요 저에겐. ‘가을이다’ 라는 딱 그 느낌, 그건 뭐라 설명하기 참 어려워요. 그 냄새는 뭔가 청명하고요, 맑고, 고요합니다. 남들에게는 무색무취무미의 바람이지만 왠지 저에겐 가을색과 향, 맛이나는것 같달까요. 이런 느낌이 들때면 무작정 걷습니다. 집 뒷산에 오르기도 하고, 공원 하천을 따라 걷기도하고. 그러면 눈으로도 가을을 만날 수 있거든요. 책을 한권 들고 산 중턱 어딘가에서 돗자리를 펴고 누워 읽기도 하고, 향긋한 커피 한잔과 함께 하기도 합니다. 이 시간이 제가 가을을 타는 시간이거든요. 괜히 책 읽는 척하고, 빠져드는척 하는. 올해는 가을바람을 타고 어떤 두근거리는 책을 만나게 될지 벌써부터 설레네요.
◯ 라이언 TMI

항상 출퇴근을 위해 타는 버스이지만, 유독 사색에 빠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퇴근 시간 버스에 앉아, 자그만하게 열린 창문 사이로 들어 오는 찬 바람. 버스 안으로 들어오는 노을 빛. 그리고 헤드셋에서 들려 오는 노래 소리. 이 순간에 길었던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음을 느낍니다. 긴 여름이 지나 잠깐 찾아 오는 가을이지만, 가을이 있기에 바쁜 삶에 여유를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벗바리 여러분도 가을을 맞이하며, 선율이 안내해주는 가을에 마음을 맡겨 보는건 어떨까요. 가을을 안내 하는 노래로는 잔나비의 "가을밤에 든 생각"을 추천드립니다!
◯ 김별 TMI

가을엔 괜히 센치해진다 하는데 저는 요즘 염치 없을 정도로 무척이나 행복합니다. 이러한 기분을 얼마만에 느껴보는지 모르겠습니다. 여름엔 뭘 먹어도 계속 허기졌는데 요즘엔 뭘 먹지 않아도 배가 불러요. 공기는 맑고, 하늘은 푸르고, 햇살은 따뜻하고, 바람은 시원한데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이따금 내가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어쩐지 마음 한켠이 불편해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 가을 공기를 잘 만끽하시기를, 부디 모두 행복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 쌤통 TMI

예전에 읽었던 책 중에서 루시드폴 가수와 마종기 시인, 두 사람이 2년 동안 편지를 주고받으며 나눈 이야기를 엮은 '아주 사적인, 긴 만남'이라는 책이 떠오릅니다. 그 책에서 마종기 시인님은 오랜 타국 생활 중에도 꼭 가을만큼은 한국에 오려고 노력한다고 하셨어요. 어떻게 해서든 이 아름다운 한국의 가을 속으로 들어오려 한다는 말이 제 마음을 움직여서, 그 이후로 저도 한국의 가을을 더욱 사랑하게 되었답니다. 뜨거웠던 지난여름을 털어내듯이 낙엽이 지고, 그 바스락거리는 낙엽 위를 걸을 때 비로소 깊은 가을을 느낍니다. 올해도 낙엽을 밟으며 고전적인 방식으로 나뭇잎 책갈피를 하나 만들어야겠어요. 정다운 벗바리님들께 엽서를 보내면서 그 책갈피를 하나씩 살포시 끼워 드려도 참 좋겠지요? 어머!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저도 모르게 가을을 타고 있는 듯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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