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활동/웹 소식지 몸살

[몸살 27호_가을] 다산활동가들의 TMI '넌 어떨 때 가을 타니?'

다산활동가들의 TMI : 넌 어떨때 가을 타니?
요 며칠 선선하게 불어오는 아침과 밤의 공기가 '정말 가을이구나!' 하고 느끼게 해 주더니, 갑자기 설악산에 첫눈이 내렸다는 소식에 겨울맞이를 서둘러야 할지 마음이 바빠지네요. 거리에 두툼한 패딩을 입은 사람들의 모습까지 보노라면, 계절의 변화가 참으로 빠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계절의 왕이라 불리는 이 아름다운 가을의 정취를 우리가 그냥 지나칠 수는 없겠죠? 왠지 마음이 멜랑콜리해지기도 하는 이 가을, 다산 활동가들은 어떤 생각과 마음으로 가을을 느끼고 있는지, 이야기들을 함께 들어볼까요?"

주애 TMI

 

가을은 역시 파랗고 파랗고 파란 하늘이죠. 가을하늘에 초록잎, 알록달록 단풍이 가득한 나무가 걸쳐있다면 더욱 감사^^  올해는 유난히 다산 사무실 창밖으로 보이는 파란하늘을 바라보면 시간가는 모르고 열리지 않는 창문 방충망에 코를 박고 하늘을 보게 됩니다. 벗바리님들도 답답하고 어지러운 일 많지만 파란하늘 보고 숨 깊게 쉬고 고개들고 가을을 즐겨보시는건 어떨까요?^^

 

 

 랄라 TMI


코 끝이 시려운 바람이 불어오면, 그 바
람에 묻은 가을 냄새가 납니다. 어떻게 가을에 냄새가 있냐구요? 그냥 있어요 저에겐. ‘가을이다’ 라는 딱 그 느낌, 그건 뭐라 설명하기 참 어려워요. 그 냄새는 뭔가 청명하고요, 맑고, 고요합니다. 남들에게는 무색무취무미의 바람이지만 왠지 저에겐 가을색과 향, 맛이나는것 같달까요. 이런 느낌이 들때면 무작정 걷습니다. 집 뒷산에 오르기도 하고, 공원 하천을 따라 걷기도하고. 그러면 눈으로도 가을을 만날 수 있거든요. 책을 한권 들고 산 중턱 어딘가에서 돗자리를 펴고 누워 읽기도 하고, 향긋한 커피 한잔과 함께 하기도 합니다.  이 시간이 제가 가을을 타는 시간이거든요. 괜히 책 읽는 척하고, 빠져드는척 하는. 올해는 가을바람을 타고 어떤 두근거리는 책을 만나게 될지 벌써부터 설레네요. 

 라이언 TMI

 

 

항상 출퇴근을 위해 타는 버스이지만, 유독 사색에 빠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퇴근 시간 버스에 앉아, 자그만하게 열린 창문 사이로 들어 오는 찬 바람. 버스 안으로 들어오는 노을 빛. 그리고 헤드셋에서 들려 오는 노래 소리. 이 순간에 길었던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음을 느낍니다. 긴 여름이 지나 잠깐 찾아 오는 가을이지만, 가을이 있기에 바쁜 삶에 여유를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벗바리 여러분도 가을을 맞이하며, 선율이 안내해주는 가을에 마음을 맡겨 보는건 어떨까요. 가을을 안내 하는 노래로는 잔나비의 "가을밤에 든 생각"을 추천드립니다!

 

 

 

 김별 TMI

 

가을엔 괜히 센치해진다 하는데 저는 요즘 염치 없을 정도로 무척이나 행복합니다. 이러한 기분을 얼마만에 느껴보는지 모르겠습니다. 여름엔 뭘 먹어도 계속 허기졌는데 요즘엔 뭘 먹지 않아도 배가 불러요. 공기는 맑고, 하늘은 푸르고, 햇살은 따뜻하고, 바람은 시원한데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이따금 내가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어쩐지 마음 한켠이 불편해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 가을 공기를 잘 만끽하시기를, 부디 모두 행복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쌤통 TMI

 

 

예전에 읽었던 책 중에서 루시드폴 가수와 마종기 시인, 두 사람이 2년 동안 편지를 주고받으며 나눈 이야기를 엮은 '아주 사적인, 긴 만남'이라는 책이 떠오릅니다. 그 책에서 마종기 시인님은 오랜 타국 생활 중에도 꼭 가을만큼은 한국에 오려고 노력한다고 하셨어요. 어떻게 해서든 이 아름다운 한국의 가을 속으로 들어오려 한다는 말이 제 마음을 움직여서, 그 이후로 저도 한국의 가을을 더욱 사랑하게 되었답니다. 뜨거웠던 지난여름을 털어내듯이 낙엽이 지고, 그 바스락거리는 낙엽 위를 걸을 때 비로소 깊은 가을을 느낍니다. 올해도 낙엽을 밟으며 고전적인 방식으로 나뭇잎 책갈피를 하나 만들어야겠어요. 정다운 벗바리님들께 엽서를 보내면서 그 책갈피를 하나씩 살포시 끼워 드려도 참 좋겠지요? 어머!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저도 모르게 가을을 타고 있는 듯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