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보람된 건 함께하는 동지들이 늘어나는 것"
- 에너지 넘치는 신입 벗바리 권영 변호사님과 인터뷰를 나눴습니다.
Q.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신입 벗바리 권용입니다! 윤석열의 계엄 선포가 있던 지난 12. 3.에 법무법인 다산에서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벌써 다산에서 생활하게 된지 4개월이나 됐어요. 앞으로 다산인권센터의 강직한 벗바리, 법무법인 다산의 오랜 가족으로 열심히 살아갈 것을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약속드립니다!
Q. 다산인권센터 벗바리로 참여하게 된 동기가 있으신가요?
법무법인 다산 김칠준 대표님께서 ‘소득활동과 소비활동, 활동영역이 일치되어야 한다.’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학생 때처럼 찬바람 부는 날 거리에서 잠들거나 쌩쌩 달리는 차 소릴 들으며 아침을 맞이하는 생활을 하지는 못하지만, 다른 방법으로 시민사회에 기여해야한다는 생각으로 막연하게 다산인권센터의 벗바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다산인권센터 홈페이지에 게시되어 있는 활동을 보면서 너무 놀랐어요. 저의 2010년대 활동과 다산인권센터의 2010년대 활동 대부분이 겹쳐있었거든요. 그럼에도 굳이 하나를 꼽자면 홈페이지의 활동 소식란의 재능교육 투쟁을 택할게요. 저 역시 2012년 쌍용차 농성장 맞은 편에 있던 소공동 환구단 재능교육 농성장에서 꽃다지 노래를 들으며 잠에 든 날이 정말 많았거든요.
Q. 법무법인 다산에서 활동하고 계신데, 변호사의 길을 걷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2016년 박근혜 퇴진 투쟁으로 추운 겨울을 보내고 눈을 다쳤어요. 자연스레 장래에 어떤 운동을 해야 할지 고민하게되었는데요. 평생 길거리에서 싸우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할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어요. 그 당시 변호사로서 현장에서 투쟁하시는 많은 선배님들을 동경했어요. 제가 하필 법대를 졸업했거든요. 그런데 20대를 길거리에서만 보냈기 때문에, 로스쿨 입학이라는 문턱이 너무 높았고, 7년이 넘는 시간이 지나가버렸어요. 말은 길지만 현장이나 상근으로 활동을 하기에, 스스로 운동에 확신이 없었어요. 저는 현장운동과 시민사회운동을 하는 분들을 굉장히 존경해요.
Q.변호사님 대학 때부터 학생운동도 하시고 시민사회운동에 관심이 많으셨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 활동에서 가장 보람됐던 일이나 에피소드 있으실까요?
2011년 대학에 입학해 쌍용차 사태를 시작으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를 보며 처음 사회운동과 민주주의에 대한 고민을 하였어요. 한미FTA 시절 재판거래를 했던 신영철대법관의 교수임용을 철회하라는 투쟁을 하는 학원자주화 운동도 하였고, 현대중공업, 생탁, 스타케미칼, 삼성전자, 갑을오토텍 등 현장에 노학연대에 힘쓰거나 밀양 송전탑, 제주 강정마을 같은 반자본, 반제국주의 현장에서도 시간을 많이 보냈어요. 그래도 가장 보람있던 활동은 농활, 4.3.제주기행, 5.18광주기행과 같은 조직사업이었어요. 활동가의 가장 큰 보람은 투쟁에서 얻어질 수도 있겠지만 제 경우에는 함께하는 동지들이 늘어가고, 내 운동이 대중운동으로 확장될 때 큰 보람을 느끼게 되더라구요.
Q. 법무법인 다산 변호사가 되셨다는 것만으로도 내적 친밀감이 느껴집니다. 본인이 생각하는 인권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이며, 그것이 변호사님의 업무에 어떻게 반영되고 있나요?
인권은 민주사회의 구성요소라고 생각해요. 인간을 위해 정부가 생겨난 것인데, 우리 살아가는 사회에서는 시민들이 일을 맡기면 권력을 행사하는 풍조가 만연해요. K-민주주의라는 이름을 세계적으로 선전하는 현재에도 다양한 인권침해현장은 쉽게 목도할 수 있고, 인권운동활동가에 대한 탄압도 존재해요. 인권이 민주사회의 기본적 구성요소라면 한국사회가 성숙한 민주사회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요.
아직 생산적이고 발전적인 변호사운동을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 중 이예요. 사회를 바꾸겠다는 꿈은 여전하지만, 활동의 방법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끼고 있어요. 그럼에도 활동가였던 변호사가 아니라, 변호사 자격증을 가진 활동가로 살아가기 위해 스스로 채찍질을 하려고 해요. 많이 부족하겠지만, 흔들릴 때면 주변의 홛동가들이 어깨걸고 나아가자고 말씀해주시지 않을까요.
Q. 지난번 연락으로 추측컨대 일정이 굉장히 많으시고 업무량도 많으신 듯 했습니다. 그래도 소진되지 않고 자신을 잘 돌보기 위해서는 여유를 만드는 것도 중요할 듯 한데, 변호사님은 개인적 시간이 생기면 어떻게 보내세요?
우선, 법무법인 다산의 식구들 모두가 많은 업무량을 소화해내고 계시고 모든 사건을 본인의 사건처럼 하고 계세요. 단어 선택이나 문장구사 등 작은 것들에도 열정을 다 하시거든요. 그러다보니 막내 신입으로서 회사에 기여하고 싶은 욕심이 무척 커요.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는 일에 부담을 느낄 때도 많고, 하는 일도 적은데 더욱 유난도 떨게 되네요. 밖에서 보기에 바빠보인다고 하시는데 사실 그렇지는 않아요.(ㅎㅎ;;)
개인적인 시간이 있으면 반려동물들과 시간을 보내요. 기니피그를 4마리 키우고 있는데요. 벌써 5년이 넘었어요. 두 아이는 유기되었던 아이들이었어요. 과거에는 동물에 큰 관심이 없었는데, 그들과 나누는 위로, 공감, 사랑이 사람에게 받는 그것과 다르지 않더라고요.
Q. 시국이 시국인 만큼 이 질문을 드리지 않을 수 없네요. 최근 윤석열 퇴진과 파면을 바라보며 어떤 생각을 하셨어요? 앞으로 우리는 어떤 세상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극우의 준동이라고 표현되는 것도 보았는데요, 사회변혁의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변화는 구제도의 문제가 극에 달했을 때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그 점에서 윤석열 집권 기간은 반민주·반인권·반노동 등으로 정의되는데, 계엄령 선포와 그로 인한 퇴진은 한국사회의 대립되는 양 집단들이 하나의 통일체를 이루고, 좀 더 진보적 발전을 이룩해나가기 위한 하나의 과정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민주사회에 다가가기 위해 다산인권센터와 더욱 끈끈한 연대활동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하였습니다.
Q. 앞으로 다산인권센터와 엮이는 일이 많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함께하고 싶은 일이 있으실까요?
지역운동이 너무 필요하고 소중하다고 생각해요. 사실 저는 로스쿨을 전북지역에서 나왔고, 출생지도 전북인데요, 변호사의 시작을 전북에서 하면서 전북에서 사회운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나 은사님께서 지역운동의 한계와 함께 변호사운동을 수도권에서 해야하는 현실적인 이유를 말씀해주셨어요. 운동세력 집결의 중심지도 대부분 서울인데, 서울중심주의에서 운동진영도 자유로울수 없는 것 같아요.
지역현장을 가보면 처절하게 싸우고 계신 분들이 있잖아요. 그래서 지역에서 사회진보운동을 하시는 분들을 매우 지지해요. 우리 다산인권센터가 지금처럼 든든하고, 기댈 수 있는 시민사회단체로서 풀뿌리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조직으로 활동하면 좋겠어요.
Q. 마지막으로~ 다산 벗바리와 활동가들에게 하고 싶은 말 있으시면 남겨주세요.
다산이라는 큰 이름 아래에 좋은 분들에게 인사드리게 되어 무척 감사해요. 다산인권센터 동지들이 먼저 찾아주시고, 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까지 만들어주셔서 너무 행복합니다. 신입 벗바리가 원로 벗바리가 될 때까지 있는 힘껏 벗바리 활동을 하도록 할께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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