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는 훼손된 민주주의와 역사정의를 바로세우고
선진 복지국가로 나아가는 제도적 기틀을 마련해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1987년 6월항쟁으로 군부독재의 굴레를 넘어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역사적인 걸음을 내디뎠습니다. 2017년 촛불시민혁명으로 대한민국은 세계시민들에게 민주주의 모범국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민주주의 위기와 역사정의가 훼손되는 시간들을 견뎌내고 있습니다. 올해 출범할 22대 국회는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는 무도한 세력에 맞서 대한민국 헌법이 부여한 책무를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대한민국 헌법은 국회의원에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데 있어 대통령과 정부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할 때 채찍을 들어 바로잡아야 할 책무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세월호참사가 발생한지 1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국민들은 또다시 이태원참사와 오송참사라는 사회적 참사를 겪었습니다. 하지만 윤석열대통령과 집권여당 국민의힘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헌법적 책무를 외면한지 오래입니다. 오히려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할 헌법상 권한인 대통령 거부권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며 국민들의 정당한 입법 요구를 억누르고 이태원참사 유가족들 가슴에 대못을 박는 아픔을 안겨주었습니다. 우리는 세월호참사 희생자들과 많은 희생자를 낸 이태원참사 피해자들이 있는 경기도 국회의원들이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2대 국회에서 이런 후진국형 사회적 참사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이태원참사 특별법’과 ‘생명안전기본법’을 반드시 통과시켜서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법적, 제도적 토대를 마련해 나갈 것을 촉구합니다.
22대 국회는 일제강점기 강제징집과 강제징용 등으로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끌려가서 원자폭탄 투하로 희생된 한국인 원자폭탄 피해자들에 대한 역사적 재조명과 추모사업, 그리고 1세에 이어 유전적 질환으로 고통 받고 있는 원폭피해자 후손들에 대한 지원을 위해 ‘한국인 원폭피해자 지원 특별법’을 반드시 개정해야 합니다. 또한 일본제국주의 세력에 의한 국권침탈과 학살, 약탈의 만행을 미화하는 친일매국행위자를 처벌하기 위해 한국판 반나치법 ‘일제 식민지배 옹호행위자 처벌법’을 재발의하여 역사정의를 바로세우는 입법화를 이뤄내야 합니다. 윤석열정권 들어 친일매국행위가 더욱 노골화되고 있습니다.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제3자 변제를 시작으로 대한민국 국방부는 독도를 국제적인 영토분쟁지역으로 국군 정신교육교재에 기재하는가 하면, 외교부는 대한민국 영토 독도를 재외공관 지역으로 표기하는 등 대한민국 정부인지 의심하게 하는 망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사법부도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인 위안부 할머니들을 매춘부로 매도하고 우리 땅 독도를 일본과 공유하자고 주장하는 친일매국 학자들에게 무죄의 면죄부를 주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친일매국행위를 처벌할 마땅한 법적 기준이 없기 때문입니다.
22대 국회는 남성과 여성을 갈라치기 하는 갈등의 정치를 청산하고 성평등한 사회로 나아가는 선진 복지국가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합니다. 4월 총선이 끝나고 며칠 뒤면 광명에 이어 수원에서도 이른바 KXF라는 성인엑스포가 열린다고 합니다. 초등학교와 200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지역에서, 일본 성인비디오 배우가 초청되고 여성을 성적대상으로 삼아, 여성의 신체를 놀이로 소비하는 심각한 성폭력이 난무하는 행사가 아무런 법적, 행정적 제재도 받지 않고 열린다고 합니다. 이는 오랜 투쟁 끝에 수원역의 성매매집결지를 폐쇄시켰던 수원시민들의 노력을 무위로 돌리는 것입니다. 22대 국회에서는 이런 탐욕적인 성산업이 벌이는 왜곡된 성문화 확산을 막고 성매수자의 처벌강화와 성매매여성을 피해자가 아닌 범죄자로 낙인찍고 있는 현행법을 반드시 개정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데이트폭력에 희생되는 여성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데이트폭력범죄 처벌과 피해자 보호법’ 제정을 통해 대한민국이 성평등한 사회로 한걸음 더 나아가야 합니다.
22대 국회는 세계 최악의 저출생율을 보이고 있는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 남녀가 함께 자녀와 가족을 돌볼 수 있는 통합돌봄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여 선진 복지국가로 나아가야 합니다. 2022년 가임여성 1명당 출생율 0.778명, 인구소멸로 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주소입니다. 저출생 문제는 ‘자녀를 갖는 것이 행복한 나라’로 바뀌지 않고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유럽의 오랜 저출생 국가에서 유럽 1위 출생율 국가로 탈바꿈한 프랑스에서 배워야 합니다. 22대 국회에서는 단편적인 저출생 대책으로 허송세월을 보내서는 안됩니다. 저출생 대책의 시작은 남녀 모두 회사 눈치 보지 않고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보장받을 수 있는 법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또한 프랑스 사례처럼 일하는 노동자들이 육아와 자녀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안정적인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주 35시간 노동을 제도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근본적인 해법입니다.
이번 총선에서 우리는 안타까운 초등학교 교사의 죽음을 학생인권조례 폐지의 명분으로 악용하는 반교육적 정치세력을 학부모와 청소년 유권자들의 이름으로 심판해야 합니다. 이들은 서이초 교사의 죽음을 애도하며 학부모의 갑질에 대한 대책과 아동학대법 개정을 요구하는 교사들의 외침은 철저히 외면했습니다. 오히려 학생인권조례를 초등교사 죽음의 원인으로 왜곡하며 교육현장을 정쟁의 장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OECD국가중에 청소년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벗어나기 위해 많은 학부모들과 학생들, 교사들, 시민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아 제정한 학생인권조례의 취지와 희망을 지켜내기 위해 22대 국회에서 반드시 ‘학생 및 18세이하 청소년 인권보장’을 위한 ‘초중등교육법 개정법률안’ 재발의와 입법화를 이뤄내야 합니다.
우리는 유권자의 이름으로 경기도 국회의원 후보자들께 지역구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익과 민족의 이익을 대변하는 명실이 상부한 국회의원이 될 것을 요구합니다. 그리하여 22대 국회가 훼손된 민주주의와 역사정의를 바로세우고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기본권을 실현하는 선진복지국가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든든한 교두보가 되어 줄 것을 촉구합니다.
2024년 3월 25일
경기도원폭피해자협의회, 성남사회단체연대회의, 수원시민사회단체협의회, 아시아평화네트워크. 안산시민사회연대회의, 이태원참사수원대책회의,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경기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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