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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입장•성명

[기자회견] 코로나19가 남긴 질문들, 존엄과 평등을 위한 과제 및 계획발표

<기자회견문>

우리는 여전히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갑니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이 끝났다고 합니다. 마스크 없이, 자유롭게 숨을 쉬는 일상이 회복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사람의 집계가 멈춰졌을 뿐,  누군가는 감염에 시달리고, 감염병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위기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바이러스의  강도가 약해졌을 뿐, 우리가 바이러스를 대하는 감각이 약해졌을 뿐 여전히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쉽게 지워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멈춰진 시간동안 우리가 발딛고 있는 세상이 얼마나 허망한지 깨달았습니다. 바이러스를 차단하기 위한 멈춤에 경제는 붕괴되고, 재난은 사회적 약자와 취약계층에 집중되었습니다.  불평등, 차별, 혐오가 깊어졌습니다.  병상 부족, 간호인력 부족 등 부실한 공공의료 체계가 드러났습니다. 방역이라는 이유로 기본적인 권리가 유예되고, 감염을 범죄화하는 과정을 확인했습니다. 병상부족으로, 의료공백으로 소중한 생명이 사라지고, 비대면 거리두기 필수유지 업무를 위해 일하던 노동자의 건강이 악화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했습니다. 코로나19라는 생명과 안전의 위협을 경험했지만 위기 상황 해제 이후 변한 것은 없습니다. 감염병이 남긴 문제들은 쉽게 지워지고 성장과 이윤 중심의 세상만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을 뿐입니다.

이대로 괜찮은건가요?

코로나19 시기동안 누군가의 삶이 어떻게 떠나갔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장애인 요양시설, 노인요양시설 등 시설을 중심으로, 사회적으로 취약한 사람들과 불평등의 고리를 따라 위기가 집중되었습니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지난 3년간 3만 6천여명(2023년 8월 31일 공식적인 집계)이 생명을 잃었습니다. 의료공백으로, 필수 유지 업무에 종사하다, 코로나19가 만들어낸 사회적 문제로 세상을 떠난 이들의 목숨은 헤아릴 수 없습니다.  소중한 생명을 잃었지만 떠나간 이들에 대한 사회적 애도도 국가차원의 추모도 없었습니다. 그저 개인의 안타까운 문제로, 감염병 시기 어쩔 수 없었던 문제로만 남겨놓았을 뿐입니다. 

많은 사람을 잃고 사회의 위기는 깊어졌는데 우리는 슬퍼할 기회도 제대로 가지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정부는 코로나19를 경험하며 마주했던 문제들은 그대로 방치한 채 우리들에게  ‘일상을 회복했다’고 말합니다. 수많은 집단감염을 비롯한 인권문제를 야기한 과밀한 장애·요양시설은 여전히 변함없고, 돌봄에 대한 국가적 책임은 사라진 채 사회적 불평등은 더욱 깊어만 갑니다. 아프면 여전히 쉴 수 없고, 사회적 취약계층은 지금도 재난에 취약합니다. 코로나19에 헌신했던 공공병원은 국가의 방임 속에 지금 오히려 더 심각한 경영위기에 빠졌고, 공공의료체계 확충은 부재합니다. 이윤과 성장 중심의 사회는 더욱 견고해지고 있습니다. 감염병을 통해 위기를 경험하고 수많은 사람을 잃었지만 달라진 것 없는 사회. 이대로 괜찮은건가요? 

코로나19가 우리 사회에 남긴 질문을 돌아봅니다. 

우리는 코로나19가 우리 사회에 남긴 질문을 돌아보고자 합니다. 코로나19로 드러난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우리 삶 역시 달라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떠난 이들에 대한 추모와 애도를 통해 생명과 안전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합니다.  변화와 성찰 없는 사회는 또 다른 재난과 참사를 반복하는 시작입니다. 소중한 생명을 잃고나서 깨닫는 후회가 아니라, 누군가를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 다른 위기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계속 질문하고 행동할 것입니다.

보도자료 보기 https://docs.google.com/document/d/1Wp_dKGofJvjubbwFjy57XB7psi9kOqyfdb3_dPNDVtg/ed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