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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이슈] 경기도 교육청의 평화교육은 거꾸로 흐른다.

경기도 교육청의 평화교육은 거꾸로 흐른다.

김경미
 

사진 : 경기도교육청



지난 2월 6일 경기도교육청에서 어이없는 협정이 진행되었다. 바로 육군 제3야전군사령부 이홍기 사령관과 김상곤 경기교육감이 양 기관의 교육 지원과 안보교육 활성화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이다. 그 소식을 접한 다산인권센터를 포함하여 전국의 인권․교육단체들은 이번 안보교육 체결에 대해서 많은 문제가 있다고 성명을 발표하였다. 도데체 어떤 협약이길래 그런지 지금부터 그 협약 내용이 무엇이고 왜 문제인지 하나씩 짚어보겠다.
 
협약 내용에는 경기도교육청이 육군 제3군사령부와 교육 지원 및 안보교육 활성화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도내 각급 학교에서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협약에 따라 군은 앞으로 학생 통일안보교육, 교원연수, 군부대와 학교 간 자매결연, 방과 후 학교 교육활동, 통일안보현장 견학 및 병영체험활동 등에서 협력할 예정이며 특히 군은 희망하는 학교를 대상으로 안보교육을 할 경우 민족 수난사 및 최근 북한 동향 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천안함 사건은 북한의 소행'이라는 사실을 교육할 계획이라고 한다.
 
김상곤 교육감은 협약식에서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등을 지켜보며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민주시민교육과 평화교육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양해각서 체결 배경을 설명했지만 지금과 같은 안보교육의 내용은 민주시민교육도 아니고 평화교육도 아니다.
경기도 교육청이 군과 맺은 안보교육 mou체결은 매우 심각하다. 특히나 도교육청은 안보교육의 주요 내용을 2010년 발생한 천안함 사건을 북한의 소행이라는 내용을 진행할 예정인데 정부에서는 천안함 사건은 북한의 소행이라고 결론 내렸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부분에서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고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 아니한가? 우선 이러한 안보교육의 내용이 평화 교육의 일환으로 행해지고 있다는 것은 평화교육의 본질을 흐리는 일이다. 오히려 천안함과 관련된 안보교육은 필히 북한과의 대립과 적대감을 강화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고 우리가 지향하는 공존과 화합, 소통의 평화 원칙과는 멀어지게 될 것이다. 더구나 남북관계가 대치국면으로 얼어붙고 있는 시점에 시대를 역행하는 이런 교육 왜 하는지 의문이 든다.
 
그렇다면 평화교육이란 무엇일까? 경기도 교육청이 제시한 경기교육발전계획에는 평화교육이 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안보교육을 평화교육이라고 제시하지는 않았다. 평화감수성의 내면화, 평화로운 삶, 인류평화, 평화능력신장교육 등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있을 뿐이다. 물론 상황의 변화로 인해 새로운 사업을 전개할 수는 있지만, 원래 계획의 큰 흐름에 전혀 다른 길로 가는 교육을 어찌 평화교육이라고 볼 수 있겠는가? 과거 반공교육이 그랬듯이 지금의 안보교육의 방향 또한 대화와 화합 공감과 소통의 방향과 만나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 교육청은 평화교육의 개념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자유, 평등, 인권 그리고 실질적인 복지를 실현하여 우리 모두가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학교와 사회 건설에 좀 더 많은 힘을 써야 한다. 그것은 지금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학교폭력 문제 해결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 평화교육은 공감의 능력을 키우고 갈등을 잘 해결해 나갈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과정이다. 평화에 대한 진지한 고민 그게 평화교육의 시작이다. 더불어 과거에도 진행되었지만 북한과의 교류확대와 소통을 통한 평화통일의 관점에서 평화권, 평화교육 실현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김상곤 교육감의 중대 공약중 하나인 학생인권조례가 공포된 지 한해를 넘어 또 다른 해를 맞이하고 있다. 여전히 가야할 길은 멀다. 학생인권이 자리도 잡기 전에 오히려 반인권적이고 평화를 위협하는 안보교육을 한다는 것은 지금까지 쌓아왔던 것 까지 무너지게 할 수 있다. 무엇이 평화교육인지 다시한번 성찰하고 지금의 안보교육 체결은 당장 무효화해야 한다. 또한 전쟁과 경쟁이 아닌 인권평화감수성 교육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 김경미님은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