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이 지났습니다. 23살 황유미의 죽음으로 삼성 직업병 문제가 세상에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황유미, 이숙영, 황민웅, 연제욱, 이윤정, 윤슬기 등.. 열거하지 못할 수 많은 이름들이 삼성에서 일하다 병을 얻어 세상을 떠났습니다. 투병의 고통 속에서 아직도 삶을 이어가고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젊은 노동자들은 삼성에서 일하다 병을 얻었습니다. 하나같이 건강했던 이들이었습니다.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찔러도, 화장실 한켠에서 빵을 먹으며 일을 해도 내일의 희망하나로 버텼습니다. 이름도 외기 힘든 화학물질 틈속에서 몸과 마음이 아파가는 줄 몰랐습니다. 2007년 처음, 황유미의 죽음이 알려진 이후, 수 많은 이들이 제보를 해왔습니다. 이렇게 많은 이들이 아픈 줄 몰랐습니다. 일하던 수 많은 이들이 아프고, 죽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아랑곳하지 않는 삼성의 모습을 보면서 이윤의 무서움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2007년 산재신청. 불승인. 그 결과를 받아들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이들이 아픈데, 이렇게 많은 이들이 죽음으로 직업병임을 증명하고 있는데, 근로복지공단은 노동자들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행정소송을 시작했습니다. 2011년 행정소송에서 원고 5인 중, 황유미, 이숙영에 대해서 산업재해라는 일부 인정 판결을 내렸습니다. 판결 받은 직후 근로복지공단을 찾아가 울부짖었습니다. 항소하지 말라고 간곡히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 가족들의 아픔은 아랑곳 않은 채 근로복지공단은 항소 했고, 3년의 길고 긴 법정다툼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2014년 8월 21일 삼성 백혈병 항소심 판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최근 삼성은 직업병 문제에 대해 사과를 하며, 교섭에 나서는 진전된 태도를 취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교섭 대상 8인에 대한 보상만을 빨리 끝내려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삼성 직업병 문제는 보상만으로 끝날 문제가 아닙니다.
아무 이유없이 죽어간 수 많은 삶들의 고통에 대한 사과와, 다시는 이런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재발방지 대책과, 투병중인 수 많은 이들에 대한 보상이 필요합니다. 삼성이 제발 이 문제를 축소해서 풀지 않기를 바랍니다. 너무 많은 이들이 죽었고, 너무 많은 이들이 아픕니다. 이 죽음과 고통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라도 올바른 항소심 판결이 내려지길 바랍니다.
유미씨의 죽음이후 7년 동안, 삼성 직업병의 문제는 책, 연극, 영화로 만들어졌습니다. 많은 이들이 함께 공분하고,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합니다. 이 문제는 한 노동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의 문제입니다.
어떤 화학약품을 사용하는지, 내가 일하는 현장이 어떠한 곳인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일 할 수 있는 노동자의 권리를 다시금 새기는 중요한 싸움입니다. 8월 21일 판결. 법원이 올바른 판결을 내리기 바랍니다. 고통과 죽음의 고리를 끊는 것. 수 많은 이들의 아픔과 그들이 등져야 했던 삶의 무게를 생각하는 판결이었으면 합니다. 8월 21일 판결의 전원 승소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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