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우리 목소리를 듣지 않았다
소위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인권 침해 보고회
"그날 부터 우리는 숨쉬는 것도 범죄가 되었습니다."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자살이라는 상상을 했어요. 너무 공포스럽고 고통스러워서. 홀로 떨어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사람들의 시선이 무서웠고요. 사건이 종결되려면 어떡해야 하느냐고 변호사에게 물었어요. 변호사가 피고인이 사건을 추진시킬 수 없는 상태가 되면 사건이 종결 된다고 했을 때 저는 그게 죽음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해서라도 이 사건이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중략) 혼자 외딴 섬에 이 집단만 동동 떠다니는듯한 느낌. 거기서 오는 고통, 공포. (A / 압수수색 당사자)
다른 집은 변호사 오면 열어주겠다고 했는데 나는 왜 쉽게 열어줬을까. 그래서 조금이라도 우리집에서 가져간 것이 증거가 되진 않았을까. 뭐 그런거? 지금도 제가 문을 닫으려고 했을 때 문을 열려고 하는 그런 완력. 그 사람 눈빛은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끼쳐요. (B / 구속자 가족)
제가 누군가를 의심하는 것보다도, 내가 누군가에게 의심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더 비극적이잖아요. 더 아파요. (중략) 예를 들면 누군가 꼬치꼬치 캐묻거나 이런 사람들이 있으면 어 이 사람이 나를...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죠. 물론 그 사람은 궁금하니까 묻는건데. (중략) 그럴 때는 굉장히 비참해지기도 하구요, 내가 왜 이사람에게 내 행적이나 생각을 낱낱히 밝히고 검증 받아야 하는가 이런 생각이 들 때도 있고. 그럴 때는 굉장히 서글프죠. (C / 5월 정세 강연 참석자)
TV조선에서 와서 이제 저희 집 내부랑 막 찍으려고 그랬던 것 같애요. 그런데 다행히 1층 아줌마가 안 열어줘가지고 이제 그냥 외형만 찍고 간거 같애요. 근데 그날 저녁에 MBC 9시 뉴스에 맨 얼굴로 해갖고 제 얼굴이랑 저희 집이랑 다 나갔다 그러더라구요. 방송사에서 찍지 못했는데, 국정원에서 우리 동의도 하지 않는 상태에서 다 넘겨준거에요. 사진을. (D / 구속자 가족)
괜히 옷을 한번 더 털게되요. 이거 뭐지? 영수증이네. 일단 찢어. 책, 사회과학책 없는 집이 어디 있겠어요. 나중에 뭐를 할지 모르니 이것도 갖다버려. 나의 주변을 하나하나 버리게 되더라고요. 그것도 나의 기억이고 자취인데, 어떻게 보면 나의 역사를 없애는 거고. 벌거벗고 사는거구나. (E 씨/ 5월 정세강연 참석자)
"우리도 몰랐습니다"
내란음모 사건의 가족과 피해자를 인터뷰하러 갈때만 해도 우리는 사실 몰랐습니다. 신념과 확신에 가득찬 사람들이니, 그런대로 잘 이겨나가고 있으리라구요. 그런데, 만나보고 알았습니다. 얼마나 외로웠는지,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지금도 그 아픔이 하루도 지나가지 않는다는 것도요. 마음이 참 아팠습니다. 어쩌면 우리조차 정말 그들 목소리를 들을 준비가 안되었던 것은 아닌지.
프로젝트에 참여한 활동가들은 피해자들을 만나는 동안 울고 같이 아파했습니다. 그래서 더욱 이번 작업을 세상에 내 놓는 것은 중요하다고, 우리가 느낀 만큼 다른 사람들이 공명해주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단순히 후원을 부탁하는 것이 아닙니다. 같이 아파하고, 이제는 같이 목소리를 들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하루아침에 숨쉬는 것조차 범죄가 된것같아, 아파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요.
감사합니다. 많이 알려주시고, 함께 해주세요.
"소위 내란음모 사건을 출발로 전 사회가 공안정국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국정원에서 시작된 공포정치가 박근혜 정권 내내 공안통치를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번 사건은 단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앞으로 벌어질 공안사건의 첫 문을 연 것과 같아. "
우리사회는 공안사건, 공안통치, 공안탄압 등 비인격적 언어 뒤에서 벌어지는 피해자의 맨얼굴을 만나야한다. 그들의 아픔을 통해 공포정치가 파괴하는 것이 인간임을 깨달아야 한다.
마녀사냥의 피해를 온 몸으로 당한 가족과 당사자들의 만남을 통해, 서로를 위로하고 보듬어 주는 사회적 연대의 중요성을 다시 되짚어 보고자 한다.
언제 하나요?
일시 : 2014년 2월 12일(수) 오후1시
장소 : 정동 프란치스코회관 212호
소위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인권보고회의 재정을 함께 후원해주실 분들을 기다립니다.
누가 하나요?
다산인권센터, 인권단체연석회의 공권력감시대응팀, 인권운동사랑방, 유엔인권정책센터, 그리고 김희진, 윤지현, 희망, 이은나래, 랑, 유성, 이경빈, 정민수, 이혜정, 현정, 박천우, 형석, 선영, 은아, 김산, 오렌지가 좋아, 박진, 그리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이상윤.
후원 계좌
후원계좌 / 농협 356-0516-9884-93 박진
연락처
다산인권센터 031-213-2105 / humandasa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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