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카이브/(구)웹진_<다산인권>

이것이 정말 연대의 힘 _ 촛불총각



안녕하세요, 수원촛불의 촛불총각입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김장이란걸 해봤습니다. 
배추 뽑기, 배추 절이기 등은 일 때문에 참여하지 못하고 16일 퇴근후 희망김장 만들기를 함께 하기 위해 열심히 천주교수원대리구청으로 눈썹이 휘날릴 정도로 걸어갔습니다.

8시쯤 도착하니 다들 무를 깍고 채썰고 배깍고...다들 열심히 하더라고요. 늦게와서 할 일 없던 저는 그저 채썬 무봉다리를 한쪽에 옮기는 일을 조금 도와주니 끝이 나더라고요.

넘 허무하다 생갔했는데 절인 배추 뒤집는 일이 저녁 12시쯤 있다 하여, '그래 힘쓰는일 내가 하자'는 (실은 힘쓰는일이 제일 자신있음 ㅋㅋ)마음에 열심히 기다렸답니다.

9시쯤부터 두시간 반정도 두런두런 이야기 꽃을 피우며 절인배추 뒤집는 시간을 기다리다 11시 30분쯤 절인 배추를 뒤집는데, 이건 뭐 전쟁터(?)가 따로 없었습니다.  바닥에 소금물이 넘쳐나고 무거운 절인배추봉다리를 뒤집고 바닥의 소금물 걸래로 닦아내고... 다들 좁은 장소에서 분주하게 한시간정도를 열심히 뒤집고 바닥에 물기를 닦아내고 하니 이마에는 땀인지소금물인지 송글송글 맺어 있더라구요. 다들 좁은공간에서 웃음꽃을 피우며 일하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이렇게 하루 일과가 끝나는가 싶었는데 복병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다시금 배추있는곳으로 내려가보니 두 분이 열심히 걸레로 바닥을 닦고 있더라구요. 뒤집어서 봉다리 입구쪽이 밑쪽으로 내려가 있던지 물이 더욱더 많이 고여있던거 한시간 남짓 콩님과 유진님이랑 열심히 닦고 전 열심히 짜고...그렇게 조를 짜서 밤새 바닦의 물을 닦았답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잠시 눈붙이고 일어나니 새벽 5시였습니다.
밖에 나가니 엄청 춥더라구요.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영하10도의 날씨 속에서 일은 시작됐습니다.  6시에 접어드니 하나둘 기상,  가장 힘들다는 절인배추씻기가 시작되었습니다. 20~30여명의 동지들이 막 잠에서 깨어 몹시 추울텐데 다들 고무장갑끼고 장화신고 씻은 배추 올려놓을 테이블 정리등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속에 이런 추위속에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저런 열정이 나올까 하는 생각이 내마음속 깊은 곳에 감동과 고마움이 들더라고요. 

그래서인지 농땡이칠 생각도 못하고 나만 그런건지 몰라도 다들 얼음장 같은 물속에 손을 담궈 열심히 배추를 씻는데 정규직팀과 비정규직팀이라 하며 두팀이 열심히 배추씻기 대회를 열듯 정말 열심히 웃음꽃을 피우며 배추를 씻는데 한시간 정도 지나니 다들 말이 없어지고 얼렁 배추씻기를 끝내고픈 마음인지 기계적(?)으로 움직이며 3~4시간에 걸쳐 천포기를 다 씻고 아침밥을 먹었답니다. 아~ 천포기 다 씻은 다음의 기분이란,  아마 올들어 가장 추운날 씻어보지 못하신 분들은 모를겁니다. 

아침을 먹고 식당의 테이블을 세팅하고, 양념 버무리고, 속넣을 장소등을 만들고 있는데 사람들이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그 인원이 약 100여명,  정말 감동이더라구요  (트위터를 보고 왔다는 분의 말에 더욱더 감동)100명정도 올꺼라 예상은 했지만 실제로 백여명이 모여드니 ‘이것이 정말 연대의 힘이구나’  이런 생각에 너무 기분이 좋았고, 조금 힘들었지만 그 힘듦도 사라지더라구요.

 

백여명중 약 60여명정도가 속 버무리고,  나머지분들은 포장박스 만들고 배추나르고, 일사천리로 호흡을 맞추며 일을 하는데 웃음꽃이 피어나고 처음 보던 사람들도 금방 친해지고, 이것이 동지애구나, 같음 마음을 가진사람들이 함께 하면 두려울것이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침 10시쯤 부터 시작된 김장만들기는 4시쯤 끝난걸로 알고 있습니다
전 두시쯤 회사분들과의 약속으로 인해 먼저 빠져나왔지만 트윗으로 전해오는 김장소식을 보며 전기에 감전된듯 짜릿한 감동이 전해왔습니다~~

천포기, 결코 쉽지 않은 일이였지만 열정과 동지애로 힘듬과추위를 이겨내며 만든 희망김장. 아마도 함께하지 못했지만 마음의 응원과 많은 기부와 모금으로 참여해주신 분들까지 생각하면서 추위도 이겨내고 피곤한 줄 모르고 즐겁게 웃음꽃 피우며 희망김장을 마무리 했다고 생각합니다.

희망김장에 함께해 주신 여러 동지들 정말 사랑하고 감사 합니다. 

노동자가 주인이다~~
우리 모두 힘내고 비정규직과 해고자가 없어지는 그날까지 함께 해주시길 바라며 허접하지만 처음으로 남긴 후기이니, 애교로 봐주세요.

여기까지 읽어주신 모든 분들 복 받으실 꺼예요~

■ 촛불총각님은 다산인권센터 벗바리입니다. 수원촛불의 든든한 기둥이기도 하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