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숙언니의 두번째 책이 나왔다. 까탈스럽고 어려운 사람이라는 세간의 평과 사뭇 다른 사람. 따뜻하고 여리고 섬세한 사람. 그녀와 소주를 마시는 날은 꼭 취하고 만다. 소주를 참 좋아하는 그녀. 그녀의 두번째 책은 연대에 대한 기록이다. 어떤 말이든 고소하게 꼭꼭 씹어주는 듯한 그녀의 목소리가 낭창낭창 들었다. 어여 읽고 싶어, 보내주겠지 하면서도 책을 주문했다.
언니가 첫번째 인세를 다산인권센터에 모두 주었다. 그 액수는 ...우리한테 적지 않다. 그런데 사실은 그 액수보다, 첫번째 인세를 아낌없이 우리에게 주었다는 것. 언니의 첫번째 책 서문에 실렸던, '인권의 저자'란 인간의 고난과 굴욕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고 도전해온 사람들이다.
인권을 써내려 온 사람들, 지금도 인권을 쓰고 있는 사람들...인권의 저자들에게 바치고 싶다"라던 문장을 기억한다. 나는 언니가 우리에게 인권의 진짜 저자들에게 주고 싶은 선물을 준것이라 믿어버리기로 했다. 존경하는 사람에게 존중받는 기분을 안다면, 우리의 기쁨을 알 수 있으리라. 어여 책을 읽고 짧은 서평이라도 바치고 싶다. 사람인 까닭에.
-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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