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대학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던 고등학생 때
“어떤 대학 가고 싶어?”라고 친구들에게 물은 적이 있다.
그때 친구들은 대부분 “당연히 서울에 있는 대학이지, 아니면 수도권 쪽에 있는 대학이면 좋겠다.”라고 답했다.
난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기도 전에 이미 좋은 여행은 유럽여행이고, 좋은 직장은 서울의 높은 빌딩 속 전면 유리로 둘러쌓인 사무실이고, 좋은 대학은 in서울이라고 알고 있었다. 고민할 틈도 없이 ‘그냥’ 그렇게 알고 있었다. 마치 그것이 ‘정답’인 것처럼.
우리가 이 사회를 살아가다보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고 선택조건이 있다고 하지만 사회가 원하는 선택지는 따로 있다. 인간은 다 평등하다고 하지만 앞에는 항상‘대학을 나와야, 돈이 많아야, 어른이 되어야’ 이런 수식어들이 붙어 있다. 틀은 사람들로 하여금 당연히 지켜야만 평범한 삶이 가능한 것처럼 이야기 하게 했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그 틀에 대해서 의문을 제시해 보았다. 왜 대학을 꼭 나와야만 하는 걸까? 왜 청소년은 투표권이 없는 걸까? 왜 어른들의 대화에 아이들은 끼어들면 안 되는 걸까? 나는 가끔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있는 문제도 틀 안에 갇혀 오래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또 틀 안에 갇혀있다는 것을 인정하려 하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한순간에 완성되는 것도 우연히 완성되는 것도 아닐 것이다. 내 스스로 부단히 질문하고 답을 만들어 가며 나만의 열매를 맺어 갈 것이다. ‘니가 진짜 좋아하는 게 뭐니?’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당당하게 틀에 얽매이지 않고 그 답을 해 나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 이수정님은 다산인권센터 자원활동가 입니다.
'아카이브 > (구)웹진_<다산인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때려야 한다고 한 당신, 틀렸습니다 _ 김경미 (0) | 2011.10.17 |
---|---|
“해고를 멈춰, 살인을 멈춰라!” _ 김정운 (0) | 2011.10.17 |
희망의 날개를 달고 버스 날다 _ 먼산바라기 (0) | 2011.10.17 |
농담을 감옥에 가두는 사회 _ 박진 (0) | 2011.10.17 |
최철원의 매값, 용역깡패의 폭력 _ 어리버리 (0) | 2011.10.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