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페미니즘 모임]

지난 봄호를 통해 처음 인사드렸던 남성 페미니즘 모임의 이름이 드디어 정해졌습니다. 바로 '남페미 모임'입니다. 네... 조금 더 거창한 이름을 기대하셨을 수도 있겠지만, 우리 모임을 가장 직관적으로 설명하는 이름을 선택했습니다. 우리는 매달 한 번씩 만나 책을 함께 읽고, 페미니즘을 둘러싼 고민을 나누고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모임이 시작되면 책 이야기보다 서로가 살아오며 품었던 질문과 경험, 때로는 상처를 꺼내놓는 시간이 더 길어집니다.
가장 오래 붙잡고 있는 질문은 "나는 페미니스트인가?"입니다. 이 질문을 시작으로 남성으로 살아오며 자연스럽게 익숙해졌던 문화와 관계를 하나씩 돌아보게 됩니다. 지역에서 함께 이런 고민을 나눌 남성 활동가는 왜 이렇게 만나기 어려운지, 남성 사회에서 흔히 말하는 '형님 문화'는 왜 이렇게 강력하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는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함께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런 고민을 공개적으로 꺼내는 일은 사실 조금 두렵기도 합니다. 괜히 "유난이다", "변종이다"라는 시선을 받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듭니다. 그럼에도 질문을 멈추지 않으려 합니다. 익숙한 문화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기보다, 왜 그런지 함께 묻고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과정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다음에 읽을 책도 자연스럽게 정해졌습니다. 바로 『남자는 왜 친구가 없을까』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그리고 활동을 하면 할수록 친구를 사귀는 일은 점점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남성들이 관계를 맺는 방식 자체를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건 아닐까요.이런 고민을 함께 나누고 싶은 분이라면 언제든 라이언을 찾아주세요. 물론 책 이야기보다 다른 이야기를 더 많이 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도 그게 우리 모임의 매력이니까요.
[다산의 밥상_언제나 뜨거운 당신에게, 시원한 비빔면 한 그릇을]

요즘 다산의 핫플은 가장 차가운 곳, 바로 냉동고입니다. 날씨가 지독하게 더워지면서 다산의 풍경도 완전히 바뀌었지요. 부엌 앞에서 따뜻한 국을 끓이는 대신 커피 내리는 향만이 부엌의 활기를 채웁니다. 얼음 트레이 또한 채워지기가 무섭게 바닥을 드러내 새로운 트레이를 더 구비하기까지 했습니다.
무더운 날씨에 부엌엔 먼지만 쌓여가던 어느날, 누군가가 사온 비빔면 한 봉지로 여름의 활력을 되찾았습니다. 얼음물에 쫄깃하게 씻긴 면, 매콤한 소스 위에 오이와 당근을 얹인 시원한 한끼는 더위에 방전 직전이었던 활동가들에게 확실한 힘이 되었습니다.
계절을 가리지 않고 인권 의제는 언제나 뜨겁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운동의 기반은 매일 점심 밥상 앞에서 지치지 않을 에너지를 채우는 데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건강한 몸과 마음이 있어야만 동료를 돌보고, 세상을 돌볼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법이니까요. 그러니 여러분들도 오늘 점심만큼은 무거운 고민은 덜어두고, 무더위에 시원한 한끼를 선물하는 것은 어떨까요? 올 여름도 지치지 않고 즐겁게 '인권으로 짓고 떠들어'봅시다.
[벗바리 밥상수다회 '수원의 변화에는 늘 수원시민협이 있습니다']

6월 밥상수다회는 「2026 공익활동가주간」을 맞아 수원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과 함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공익활동가 식탁은 ‘협동조합 동행’의 지원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메인 셰프 랄라의 진두지휘 아래 타코를 위한 야채를 뚝딱뚝딱 손질하고, 수육을 삶고, 다산의 도움 요청에 한달음에 달려와 주신 나무 벗바리님의 황금 레시피 무알코올 모히또까지, 소박하지만 푸짐한 한 상을 준비했습니다.
수원시민협 활동가들의 바쁜 일정으로 두 차례에 걸쳐 상을 차렸는데요. 12시에는 수원여성의전화, 풍물굿패 삶터, 수원YMCA, 수원이주민센터, 수원환경운동연합, 수원나눔의집과 다산 사무실 건너편 이웃 단체인 경기평화교육센터, 경기자주통일평화연대 활동가들이 함께해 주셨습니다. 식사를 하며 짧은 게임도 진행하고, 활동가들의 에너지 충전을 위한 비타민 선물도 나누었습니다.
1시에는 수원여성회와 수원여성노동자회 활동가들이 교육을 마치고 오셨습니다. 준비한 음식이 모자라 급하게 김치볶음밥을 만드는 작은 소동도 있었지만, 회의와 기자회견, 집회에서만 만나던 활동가들이 편하게 일상을 나누고 수다를 떨며 서로에게 힘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동료 활동가들을 생각하며 장을 보고 음식을 준비한 시간은 다산 활동가들에게도, 함께한 수원시민협 활동가들에게도 따뜻한 연대의 정을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30년, 20년, 10년 동안 지역의 변화를 만들어 온 활동가, 활동가의 첫걸음을 내디딘 지 5일 된 활동가, 공익활동을 경험하고 있는 청년 활동가까지. 함께한 시간을 기억하며 공탁에서 나눈 따뜻한 눈인사와 연대, 격려를 힘 삼아 수원시민협 활동가들이 2026년 남은 한 해도 힘차게 달려가길 바랍니다. 벗바리님과 함께하는 밥상 한 끼도 언제나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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