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7월 31일) 안산 SJM에 또 다녀왔습니다. 27일까지만 해도 저런 철조망이 없었습니다만 어제 가보니 정문을 포함해 공장주변으로 철조망이 쳐져있었습니다. SJM 노동조합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이 철조망은 28일 새벽에 쳐진 것으로 보여집니다.
유성기업이 떠오르더군요. 이들의 방식은 똑같습니다. 공격적인 직장폐쇄, 용역폭력과 저 가시돋힌 철조망까지. 사측과 용역업체들도 메뉴얼이 있나 봅니다. 살인적인 폭력을 통해 노동자들을 공장에서 내쫒고, 내 쫒긴 노동자들은 더 이상 공장안으로 못들어오게 철조망까지 치는, 그 메뉴얼이.
여전히 젊은 친구들이 보초(?)를 서고 있더군요. 그래서 물어봤습니다. "아르바이트로 하는 건가요?"
돌아온 대답은 "여기서 그런 질문 하지 마라" 였습니다. 물론 대답은 기대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들도 더위에 지치고 지루한 근무(?)에 얼굴 표정들은 하나같이 힘들어 보였습니다. 이들도 같혀 있긴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공장안으로 못들어오게 쳐놓은 저 철조망은 이들의 생각도 이들의 시간도 가둬버린 것입니다.
회사담벼락에는 '왜 현재의 사태에 왔는가?'라는 벽보가 '경영지원팀'이름으로 붙어있었습니다. 구구절절히 적어놓은 내용의 핵심은 이겁니다. '모든 책임은 노동조합에 있다'. 언제나 그렇듯이 경영의 위기도 노동조합 책임이고, 해외기업이 철수하는 것도 파업만하는 노동조합 책임이라 입에 침도 안바르고 멍멍 짖습니다.
더 가관인 것은 이번 용역폭력 사태의 주범인 콘텍터스라는 회사의 대표가 오마이뉴스 기자와 한 인터뷰 내용입니다. 노동자들이 무장했고, 그들이 폭력을 먼저 썼고, 우리는 사측과 노동조합의 '중재' 역할을 할 뿐이랍니다. 기도안찹니다.
[추적 인터뷰] '용역깡패 논란' 사설 경비업체 컨택터스 정미현 대표
같은날 저녁 7시 안산시청 앞에서 SJM 노동자들과 많은 시민들이 함께 문화제를 진행했습니다. 더위에 지치고 폭력에 죽을 고비를 넘긴 악전고투의 시간들이었지만 이날 만큼은 함께 웃고, 즐거운 싸움을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먼길, 바쁜 시간 쪼개 달려온 많은 문화운동가들의 재밌고, 힘차고, 신명나는 공연에 이어 SJM 노동자들의 가족도 함께 힘을 내 함께 싸우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안산 SJM 용역폭력 사건은 이미 전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여러 회사들이 민주노조를 와해시키려는 다양한 방식이 이제는 천편일률적 혹은 비슷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거기엔 직장폐쇄와 용역폭력 그리고 복수노조까지. 이에 대한 총체적인 분석과 대응이 시급해졌습니다.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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