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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입장•성명

[기자회견문]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후보자는 즉각 사퇴하라!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대하고 성소수자 혐오발언을 서슴치 않는 안창호 씨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어제 있었습니다.

청문회를 지켜본 인권활동가들은 참담한 마음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전 헌법재판관이라는 이력이 무색하게 후보자는 차별금지법은 헌법의 질서를 훼손한다는 비상식적인 주장을 굽히지 않아 왔고, 인사청문회에서도 차별금지법에 대다수의 국민들이 반대한다는 사회적 상식과는 동떨어진 인식을 드러냈습니다. 과연 이런 사람이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말한 것처럼 국가인권위원회의 국제적 위상을 강화"할 수 있을까요?

오늘 국회 앞에서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후보자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며 인권단체들이 함께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기자회견에서 밝힌 것처럼 자진 사퇴만이 안창호 후보자가 밝힌 인권을 위해서 합리적으로 후보자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일 것입니다

<기자회견문>

국가인권위원회를 역주행의 상징으로 만들 셈인가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후보자는 즉각 사퇴하라!

9월 3일에 열린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는 그가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적합한 인물인지에 대한 평가 이전에, 어떻게 이런 관점을 가진 사람이 헌법재판관까지 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  만큼 충격적이었다.

안창호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국가인권위원회의 국제적 위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핵심적인 인권 사안에 변명과 회피로 일관했던 것을 떠올리면 전형적인 본말전도다. 단적으로 후보자는 노조에 대한 적대와 혐오를 가감없이 드러낸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의 입장에 대해서 판단을 회피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윤석열 정부의 노력에 대한 평가에도 침묵했다. 후보자가 국가인권위원장이 된다면 기본적 권리인 노동조합 활동에 대해서 ‘건폭’으로 몰아간 윤석열 정부를 향해 차별이 확산되지 않도록 할 책임이 있다는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가? ‘성평등’ 문구를 지우고 성소수자 인궈 보호 책임을 삭제해버린 윤석열 정부의 제4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를 우려하며 대안적인 정책 권고를 제시할 수 있는가? 차별금지법 제정을 유예시키고 있는 국회를 향해 입법 추진 책임을 상시기키고 촉진할 수 있는가?  

안창호 후보자는 국가인권위원장으로 임명되면 곧바로 아시아 태평양지역 26개 국의 국가인권기구의 연합체인 APF의 의장이 된다. ‘국제적 위상’은 국가인권윈회가 국가권력의 간섭과 압력, 사회적 권력관계들의 통제로부터 자율적인 힘을 가질 때, 즉 인권의 원칙에 기반해 한국사회의 실질적인 인권 증진을 이루는 힘을 발휘할 때 저절로 올라간다. 하지만 어제 인사청문회에서 다시금 확인된 것은 안창호 후보자는 성소수자와 노동자를 비롯해 우리 사회 소수자들의 권리를 외면하고,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인권’을 지우는 일에 앞장 설 인사라는사실이다. 이미 우리는 이충상, 김용원 상임위원의 행태로부터 이러한 시도를 목격하고 있으며, 안창호 후보자의 임명은 국가인권위원회가  본연의 역할에서 벗어나 역주행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 분명하다.

특히 인사청문회의 핵심 쟁점으로 등장했던 차별금지법과 성소수자에 대한 후보자가 가진 문제적 관점은 하나하나 거론할 수조차 없고, 하나하나 거론하며 반박할 가치조차 없을 정도로 반인권적이다. 전 헌법재판관이라는 이력이 무색하게 후보자는 ‘차별금지법은 헌법의 질서를 훼손한다’는 비상식적인 주장을 굽히지 않아 왔고, 인사청문회에서도 ‘차별금지법에 대다수의 국민들이 반대한다’는 사회적 상식과는 동떨어진 인식을 드러냈다. 안창호 후보자가 밝힌 입장이 그동안 차별금지법 제정을 가로막아온 일부 보수개신교의 논리과 판박이라는 점에서, 후보자의 개인적 종교 및 신념이 ‘공직의 객관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지는 불보듯 뻔하다. 차별금지법은 성적 지향 및 성별정체성으로 인한 차별을 금지하며, 동등한 시민으로서 성소수자의 권리를 지지하고 보장하는 법이다. 그래서 ‘동성애는 죄’라고 단언하는 이들에게, 그리고 이들의 압력에 굴복한 또 다른 주류 기득권 새력에게 차별금지법은 금기의 대상이 되어 왔다. 그런데 이러한 집단의 일원이 국가인권위원장 후보로 내정돼 인사청문회를 열게 된 작금의 사태는 참담하다. 이는 일부 기득권 정치 세력이 성소수자를 ‘같은 사람’으로 인정하지 않겠다,  ‘같은 권리’를 보장할 수 없다는 식으로 취급했던 혐오정치의 결과이기도 하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요구한다. 지금은  대한민국 영토에 거주하는 외국인 뿐만 아니라 외국에서 한국기업에 의해 영향을 받는 사람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서 한국 정부가 필요한 조치를 다할 것을 요구받는 시대이다. 특정한 누군가의 인권을 부정하는 인사를 국가인권위원장으로 임명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일뿐만 아니라 한국사회의 전체 인권 수준을 저하시키는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안창호 후보자에 대한 지명은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

국회에 요구한다. 안창호 후보자와 같은 보수개신교 인사의 등장에는 그동안 국회가 ‘사회적 합의’를 핑계 삼아 차별금지법 제정 책임을 방치해 온 역사가 있음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파행으로 치닫는 현재, 국가인권위원회에게 떠맡겨 왔던 인권 증진과 평등권 보장의 책임을 더는 외면할 수 없다. 차별금지법 제정, 성소수자의 권리가 청문회 정쟁의 ‘소재’가 아니라 한국사회 인권과 평등의 핵심적인 척도라고 여긴다면 지금 차별금지법 제정에 나서야 한다.

마지막으로 안창호 후보자에게 요구한다. 안창호라는 이름이 국가인권기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소수자들의 인권을 외면한 대표적인 사례로 국제사회에 두고두고 회자되는 오명을 이제라도 거두고 싶다면 즉각 사퇴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다. 사퇴만이 안창호 후보자가 밝힌 인권을 위해서 ‘합리적’으로 후보자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다. 

2024년 9월 4일

국가인권위원회 바로잡기 공동행동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 구속노동자후원회, 국제민주연대, 군인권센터, 녹색당, 다산인권센터, 대구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위원회,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전충남인권연대,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레드리본인권연대, 무지개인권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수자인권위원회,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빈곤과 차별에 저항하는 인권운동연대, 생명안전시민넷,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양심과인권-나무, 울산인권운동연대, 인권교육센터 들, 인권실천시민행동,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인권운동사랑방,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전국금속노동조합,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제주평화인권연구 왓, 종교자유정책연구원, 진보네트워크센터, 차별금지법제정충북연대, 참여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충남인권교육활동가모임 부뜰, 35개 단체 가나다순) 

차별금지법제정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