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단식 7일차 입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먹을 것을 권하면 ‘저 단식중이예요’ 라고 수줍게 답하죠. 그럼 ‘어머, 왜요?’ 화들짝 놀라는 표정을 발견합니다. 왜 할까요? ‘투쟁’을 위해서는 아니구요, 잠시 몸을 돌보기 위해서요. 저에게 단식은 오랫동안 쉼 없이 달려온 몸에 잠시 여유를 주는 시간입니다. 이렇게 몸과 마음을 단단하게 하고 또 활동에 뛰어들어 보려구요. 단식 초기 다른 사람들이 먹는 것을 보면 침이 꼴딱꼴딱 넘어갔습니다. 특히, TV를 틀면 나오는 먹방을 보면 대리만족이 느껴지기도 했구요. 어찌나 탐스럽고 복스럽게 먹는지. 단식하는 주말 내내 TV 속 먹방에 빠져 들었습니다. 여기저기 돌리면 나오는 먹방, 이제는 뉴스에서도 먹방이 나오더라구요.
그 중 국민의 힘 의원들이 선보인 먹방이 으뜸이더라구요.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 안전성을 옹호하며 노량진 수산시장에 가서 생선회로 회식을 하더니 이제는 수조물까지 벌컥벌컥 들이키더라구요. 이런저런 먹방 많이 챙겨봤지만 이렇게 괴기스러운 먹방은 처음이었습니다. 국민의 힘 의원들 횟집 회식을 독려하고, 너도나도 수조물에 손을 넣고 물을 들이키고 있더라구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괴담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최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당연하죠. 우리의 건강과 안전, 삶을 유지하는 직접적인 먹거리, 생태계, 인류의 미래와 연결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국민의 힘은 이런 우려를 ‘비과학적 괴담’으로 몰아붙이며 먹방쇼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우리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모르는 중대한 문제에 ‘괴담이다’, ‘일본종족주의’다 라며 오히려 괴담을 퍼뜨리고 있는 것은 국민의 힘 아닐까요?
최근 환경운동연합이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73%가 일본 오염수 방류를 ‘매우 반대’했고, 12.4%가 ‘대체로 반대’, ‘대체로 찬성’과 ‘매우 찬성’ 의견은 각각 6.4%, 4.3%였다고 합니다. 국민의 70%가 넘는 사람이 반대하고 우려하니, 국민의 힘의 관점에서는 ‘괴담 유포자’네요. 저도 괴담 유포자 중 하나구요. 이렇게 많은 괴담 유포자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은 안전성 검증에 대한 우려, 모두의 삶과 연결된 문제를 사회 구성원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처리하기 때문이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는 대통령과 정당이 일방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닌 우리의 삶, 생존, 생태계 전반에 연결된 인권의 문제입니다. 누가 어디서 횟집투어를 했는지, 수조물을 떠마셨는지 이런 언론플레이 말고, 사회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방류 계획을 중단하는 것이 우선 아닐까요?
단식하며 다니는 한의사 선생님이 단식할 때 스트레스는 참 안좋다고 했는데. 저 먹방만 보면 화가 치밀어 오르네요. 건강한 단식과 안녕을 위해 오늘은 저 괴기스러운 먹방을 그만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어서, 몸과 마음을 잘 보살피고 거리에 나가 외쳐야겠습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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