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하늘입니다. 밥을 짓는 노동자는 하늘을 만드는 사람입니다.’
‘밥은 하늘입니다’라는 노래가 있다. 노래 가사처럼 누군가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따듯한 한 끼를 짓는 것은 하늘을 만드는 소중한 노동이다. 한 그릇의 밥은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소중한 자양분이며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밑거름이기 때문이다.
특히, 자라나는 학생들의 식사를 짓는 일은 학생들의 건강과 우리 시대 미래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렇게 소중한 일을 하는 노동자는 누구보다 존중받고 각별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 사회를 만들어가는, 타인의 삶을 유지하는 소중한 노동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 현실은 어떠한가. 소중한 노동을 하는 여성 노동자들을 고강도, 저임금의,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내몰고 있다.
누군가를 돌보고 생명을 유지하는 소중한 노동을 하는 노동자들 대부분은 비정규 여성노동자들이다. 전국 유·초·중·고등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는 여성노동자 1인당 평균 식수인원은 146명, 146명의 한 끼가 한 여성 노동자의 두 손에 달려있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1인당 많은 식수 인원으로 과로한 노동과 환기 안되는 작업공간, 안전이 제대로 담보되지 못하는 노동조건에서 일하고 있다.
최근 급식 노동자들의 높은 폐암 발병률은 노동조건이 얼마나 열악한지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학생들의 돌봄과 건강한 한 끼가 중요하다면,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권리 또한 보장되어야 한다. 언제까지 여성 노동자들의 건강과 생명을 갈아 넣어야 한단말인가.
급식실에서 벌어지는 빈번한 산업재해, 열악한 노동환경과 고강도 노동으로 인해 급식 노동자들이 학교 현장을 떠나고 있다. 그리고 그 빈 자리를 또 다른 여성 노동자들이 메우고 있다. 언제까지 그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져야 하는가.
학교는 소규모의 사회이다. 배우고, 먹고, 관계 맺고, 세상을 배우며 살아가는 공간이다.
학생, 교직원 등 학교라는 공간에서 배우고 일하는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할 수 있어야 한다. 학교는 학생들이 세상을 만나는 곳이며 학생과 학교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들의 일상은 연결되어 있다.
노동자가 안전할 권리, 존엄하게 노동할 권리가 보장되지 못한다면 급식의 질 또한 보장할 수 없다. 이는 학생들의 건강 문제로, 사회적인 문제로 확장 되어 간다. 이렇듯 식사 돌봄을 책임지는 급식 노동자들의 문제는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문제이다. 일이 힘들고 어려워 누군가 떠난 자리를 또 다른 노동자가 메꾸면 되는 문제가 아니다. 열악하고 고된 노동조건, 산업재해에 일상적으로 노출되는 급식실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리는 경기도교육청 임태희 교육감에게 요구한다.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이 우선이다.
급식 노동자 폐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급식실 환기시설을 전면 개선하라.
과노동은 산업재해로 이어진다. 1인당 식수 인원 감축을 위해 급식 노동자 인력 충원을 확대하라.
임태희 교육감은 이 모든 책임을 지고 급식 노동자의 안전한 노동환경 보장을 위해 즉각 나서라.
노동존중, 생명존중은 학교 현장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경기도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임태희 교육감은 기본적인 가치를 외면하지 말고, 당장 노동자들과의 대화에 나서라.
우리는 경기 학교 급식실 폐암 대책이 마련되고 실행될 때까지, 그리고 급식노동자들의 안전과 건강한 학교급식의 미래를 위해 끝까지 함께 할 것이다.
2023년 4월 17일
‘밥은 하늘입니다. 밥을 짓는 노동자는 하늘을 만드는 사람입니다.’
경기 학교 급식 노동자 폐암 대책 마련 촉구
경기지역 여성단체 및 차별과 혐오 없는 평등한 경기도만들기 도민행동
'활동 > 입장•성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의견서] 경기도의회는 「경기도 장애인 탈시설 지원 조례」를 제정하라! (0) | 2023.04.27 |
---|---|
[기자회견] 10.29이태원참사진상규명특별법 공동발의 기자회견 (0) | 2023.04.20 |
[입장문] 서울특별시의 부당한 행정에 참담한 심정으로깊은 유감을 표한다. (0) | 2023.04.11 |
[공동성명] 야만을 멈추고 모두의 존엄을 지키는 전장연의 지하철 행동을 지지한다! (0) | 2023.04.05 |
[성명] 태국 이주노동자 쁘라와세낭문추씨의 죽음을 애도합니다. (0) | 2023.03.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