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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활동 소식

[활동소식] 기업의 이윤앞에 짓밟힌 인간의 존엄


지난 4월 18, 19일 이틀 동안 서울을 다녀왔습니다. 소위 말하는 경기지역 '장기투쟁사업장' 공동투쟁 일정이었습니다. 정리해고와 각종 징계로 짧게는 3년, 길게는 10년 넘게 회사측과 싸우고 있는 사업장의 노동자들이 공동으로 각 회사의 본사를 돌며 집회와 캠페인을 함께 진행했습니다.

 
18일 오전 11시 30분. <파카한일유압>본사가 있는 양재동 '캠코양재타워'에서 첫번째 집회가 시작됐습니다. <파카한일유압>은 2008년 경제위기를 이유로 회사에 물량이 없다며 정리해고를 했지만, 해고의 진짜 이유는 노동조합 혐오였습니다. 화성 장안단지에 몰래 공장을 차려놓고 물량을 빼돌려놓고 물량이 없다며 기존 공장의 노동자를 대량해고 한 것입니다. 


두번째로 찾아간 곳은 <시그네틱스>라는 전자부품 생산회사의 본사(영풍그룹)였습니다. <시그네틱스>에서 정규직으로 일하다 두 번이나 정리해고 당했다는 그녀들. 회사 당기순이익 196억임에도 불구하고 '경영난'의 이유로 해고 한 그 회사. 2001년 조합원 130명을 전원 징계해고하고 2007년 법원으로부터 부당해고 판결 후 복직됐지만 2010년 신규 하청회사로 전직을 강요, 이에 반발한 조합원들을 2011년 7월에 또다시 해고한 회사입니다.


 19일 오전, 우리는 프랑스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포레시아>라는 프랑스 기업의 무책임한 정리해고문제 해결을 촉구했습니다. 애초 프랑스 대사관 앞 집회신고를 하려 했지만 경찰은 특별한 이유도 없이 집회신고를 반려하는 바람에 기자회견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프랑스 대사관 앞 기자회견과 선전전을 마친 후 22명의 쌍용자동차 희생자 분양소가 설치된 대한문 앞으로 갔습니다. 22번째 희생자. 서른 여섯 살 해고노동자였던 이모 조합원이 지난 3월 30일 자신의 임대아파트 23층에서 투신자살했습니다. 올해 벌써 3번째 죽음이었습니다. 2009년 대량해고와 이에 맞선 저항 그리고 사측과 정부의 잔인한 진압작전. 그 후 해고 노동자들은 피말리는 생계의 고통, 진압작전에 의한 상처와 트라우마로 고통받고 있지만 사측과 정부는 지금까지 외면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사회적 타살입니다.


마지막으로 찾아간 곳은 <한국쓰리엠> 본사였습니다. 본격적인 민주노조운동이 시작된 2009년 5월. 부당해고 19명에 각종 징계가 250여건 등으로 노동조합 활동 자체를 무력화 시키려는 사측의 집요한 탄압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현장 직원들을 정육점 고기 등급 매기듯 1등급 부터 5등급까지 구분해 임금차별 등 부당노동행위를 지속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이틀동안 네 곳의 기업 본사앞 집회, 기자회견,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경기지역의 대표적인 장기투쟁사업장의 노동자들은 짧게는 3년, 길게는 10년넘게 싸우고 있습니다. 인간으로서의 존엄은 기업의 이윤 앞에서 휴지조각 신세입니다. 

이 휴지조각 같은 인생들이 모여 꽃을 피우려 합니다. 경기지역 장기투쟁 사업장의 노동자들, 삼성에서 해고된 노동자를 인터뷰한 책이 곧 발간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5월 25일 금요일 저녁. 북콘서트가 준비되고 있습니다. 북콘서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주에 선보이도록 하겠습니다. 




* 아참...장소는 변경될 예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