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사준 수원 문화예술국장이 정례브리핑을 하면서 수원아이파크미술관을 명칭변경 없이 올 10월에 개관하겠다고 발표했다. ⓒ 이민선 (출처 : 오마이뉴스)
3월 25일, 오전 수원시가 전격 발표했습니다.
'수원시립 아이파크 미술관'으로 명칭을 확정해, 오는 10월 미술관을 개관하겠다는 내용의 발표였습니다. 공교롭게도 바로 전날(24일) 수원지역의 문화계 인사, 시민사회단체 등이 '수원 공공미술관 이름 바로잡기 시민네트워크'의 출범 기자회견이 끝난 다음날입니다.
[관련기사] 수원시 "시립 아이파크 미술관 명칭 확정해 개관" | 오마이뉴스
우리는 어제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적으로 수원시, 현대산업개발, 수원시의회, 시민사회가 함께 만나 공공미술관의 이름을 공개적으로 협의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에 대한 화답인것 같네요. 공개하라는 정보는 중요한 내용은 쏙 뺀채 공개하고, 민감한 사항은 모두 비공개 처리하는 꼼꼼함과 확산되는 논란을 일거에 잠재우는 대범함에 다시한번 놀랐습니다.
시민사회단체 자존심을 건드렸다고?
언론보도에 따르면 명칭을 변경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그 지겨운 '기부문화 확산'을 위한다는 말과 함께 '시민단체의 자존심을 건드렸다는 것에 대해 공감'한다는 엉뚱한 말까지 했더군요. 아, 이분들 도대체 사태인식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우리가 지적한 문제에 대해 이해는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자존심 때문에 이름 바꾸자고 했나요? 우리가 기부문화를 이해하지 못해서 아둥바둥 이름에 매달렸나요?
저희가 전해드린 입장과 제안, 그리고 공청회자리에서 누차 지적했던 문제가 도대체 왜 '자존심'으로 포장되어야 할까요? 우리의 자존심이 아니라 수원의 공공성, 수원의 역사와 문화, 열린행정, 주민참여, 거버넌스가 심각할 정도로 훼손되어 가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나요?
염태영, 수원시장님.
환경운동가, 시민운동가 출신이라는 딱지인지 완장인지를 차고 주민자치, 거버넌스를 입버릇 처럼 말하던 염태영 수원시장님. 현대산업개발과의 약속(명칭사용)을 지켜야 한다는 그 소신, 참으로 존경할 만합니다. 주민참여, 거버넌스와 같은 약속은 약속이 아니지요? 300억씩이나 주는데, '아이파크'라는 아파트 브랜드 좀 쓰면 어떻습니까? 그죠?
누군가 그럽디다.
농심이 300억주고 미술관 지어줬으면, 하마터면 '수원시립 새우깡 미술관'이 될 뻔했다고.아니, 진로가 미술관 지워줬으면, 하마터면 '수원시립 참이슬 미술관'이 될 뻔했다고. 그나마 '아이파크 미술관'이 낫다고. 이왕이면 300억씩이나 들여 미술관 지어주는데 '수원시립 현대산업개발 미술관'으로 하지, 왜그랬냐고...
이젠 더 이상 기대할 것도, 기대할 수도 없는 상황으로 왔습니다.
명칭 확정을 발표한 오늘, 그 책임을 지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입니다.
기대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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