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인권침해 네번째 보고서 발표(영상포함)

밀양 인권침해 보고서만 이번이 네번째입니다.

지난 6월 11일 밀양 송전탑 예정부지 움막 농성장 네 곳에 대해 '행정대집행'이 있었습니다.

언론과 각종 영상을 통해 접하셨을 텐데요,

농성장 각각의 현장 상황을 총괄하고 인권침해감시단 및 법률지원단의 의견을 종합한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축약한 영상도 함께 공유합니다.

 

어제(6월 25일) 밀양 어르신들과 종교인, 연대자들이 증언대회를 국회에서 진행했습니다.

아래 언론보도 및 증언대회 발언내용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오마이뉴스] 밀양 송전탑 주민들 "살아야 할 의무가 생겼다"

[참세상] 밀양 할매들, “우리를 소·돼지 취급하며 끌어냈다”

 

 

사진 : 참세상

 

 

 

 

 

 

밀양인권침해보고서4_20140625 from humanda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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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625밀양인권침해보고서_0611행정대집행상황(최종).pdf

 

 

<폭력과 야만의 밀양을 증언한다> 발언기록

 

6.11 행정대집행 참사 국회 증언대회

 

일시 : 2014년 6월 25일 오후 1시

장소 : 국회의원회관 9간담회실

주관 : 국회의원 장하나 정청래 진선미 / 밀양법률지원단 / 밀양인권침해감시단

참석 : 밀양 주민 30여명 / 국회의원 정청래 장하나 진선미 김제남 남윤인순/ 연대 시민 30여명 등 총 70여명

 

 

<인사말씀>

 

●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19대 국회 안행위 야당 간사 의원)

 

제가 19대 하반기 안행위 간사를 맡게 되었다. 상황을 살펴보니 부지런하게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장하나 의원께서 밀양 폭력 사태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달라고 하는 말씀을 들었다. 그 전부터는 밀양 문제에 대해서 관심 갖고 지켜봐 왔다. 징벌적 손해배상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는지? 국가 폭력에 대해서 미국에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지켜오고 있다. 국가 공권력에 의한 폭력이나 인권 탄압 환경 문제 먹거리 문제를 갖고 장난치는 일에게는 징벌적인 손해배상을 하고 있다. 우리 나라도 언론이나 공권력에 대해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있지만 법으로 정착되지는 못했다. 국가공권력은 행사할 때 신중해야 하지만, 집행 과정속에서도 국가 공권력이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를 성찰하면서 행사해야 한다. 그런데 이번 밀양 폭력 사태를 보면서 국가 공권력을 이대로 둬서는 안 된다는 국민적 시선이 있었던 것은 그나마 불행 중 건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국가를 개조하자고 이야기했는데 이것은 독재자의 발상이다. 국가는 국민 주권 영토 셋을 합쳐서 이루어진다. 영토를 개조하겠다 하면 서울을 없애거나 섬을 만드는 것들이 해당할 것이다. 그걸 하자는 게 아니라면 국민과 국민주권을 개조하겠다는 것이고, 독재자적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개조해야 할 것은 밀양 사태에서 보듯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국가 공권력 폭력 진압, 용산 참사에서도 봤듯이 공권력에 대해서 개혁하고 제자리로 돌려놓는 것이 진정한 개조가 아닐까 생각한다.

 

밀양 폭력 사태에 대해서는 안행위에서 가장 1순위 의제로 설정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있지 않도록 재발 방지를 위해서 제1의 과제로 다뤄나가겠다. 멀리까지 오신 어르신들께 감사드린다.

 

● 새정치민주연합 진선미 의원(19대 국회 안행위 소속)

 

막상 이렇게 어르신들을 비롯한 여러 주민분들, 도와주신 분들을 뵈니 참 만감이 교차한다. 사실 여기 있는 새정련 의원들이 당선되고 맨처음 방문한 곳이 밀양이었다. 벌써 2년이 지났는데, 그 2년동안 그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했지만, 막상 철거를 당하시는 모습을 멀리서 지켜봐야 했던 나 자신도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 그럼에도 여러 어르신들께서 2박3일 캠프도 다녀오시고, 마음을 새롭게 정하시고, 새롭게 투쟁을 하시겠다는 말씀을 하는 것을 들으면서 나도 반성을 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마음을, 원전을 유지해야 한다고 믿고 있는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한편으로 포기하지 않는 여러 어르신들이 계시기에 변화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어 본다.

모쪼록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는데 노력하겠다. 제발 아프지 마시길.

 

● 정의당 김제남 의원 (19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 소속)

 

힐링캠프에 다녀오셔서 그런지 그래도 낯빛이 좋으셔서 그나마 다행이다. 밀양시가 해야 할 행정대집행을 경찰이 대신한 것이 명백하다. 한전을 위한 경찰임은 천하에 다 드러났다. 온 몸으로 정당하게 저항했고, 법률지원단, 인권감시단이 다 기록하고 증언해 주셔서 감사하다. 다시 시작하는 마음이다. 그동안 손이 늘었으면 늘었지, 줄어들지는 않았다. 크게 애쓰셨고, 아픈 상처 있으시면 손 잡고 같이 치유하면서 함께 안아주면서 다음 투쟁 이어가기를 바란다.

 
고마운 말씀을 하나 드리면, 내가 하반기 국회에서 한전 관계 원전 송전탑 관계 상임위원회에서 일을 못할 뻔했는데, 어르신들께서 마음을 모아주셔서 계속 산업통상자원위에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드린다.

 

<증언>

 

● 조명순 캐더린 수녀(성가소비녀회)

 

이번 수도자 사제 시민 연대자들에게 폭력을 자행한 경찰의 만행을 증언하고자 한다. 127번 덕촌 할매를 통해 한국의 장한 어머니들을 만나게 되었다. 왜소한 체구시지만, 내면은 바위와 같이 단단했다.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신념이었다. 4월 20일 방문했을 때 울면서 할머니는 말씀하셨다. 한전은 강원도 화천에 사는 아들까지 동원해서 회유책을 썼다고. 어미가 어찌 아들의 청을 거절하겠냐, 그럼에도 나는 하느님의 마음으로 아들의 회유를 돌리며 이 나라를 지키려 한다고. 그분 안에서 땅은 곧 우리 모두의 생명임을 알게 되었다.

 

6.11 사태 당시 할머니는 허리와 목에 쇠사슬을 감고 목에 사슬을 감았다. 온몸으로 투쟁하셨다. 할머니 옆에 나와 사제단 신부님이 함께 하였다. 우리는 새벽 4시에서부터 쇠사슬을 묶고 경찰을 기다렸다. 순식간에 경찰은 앞에서 막아주는 시민 연대자를 짓밟고, 안에서 묶여 있는 할매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찢어냈다. 할머니들이 서로 엮어서 허리를 비틀기도 힘들었다. 그런데 쇠 절단기로 목 사슬을 끊었다. 할머니가 당신의 마지막 보루가 끊어졌다는 사실에 실신하셨다. 물을 드렸는데 물을 못 넘기셨다. 경찰이 할머니를 들쳐 올렸는데 함께 묶은 내가 그대로 있으니 할머니 허리가 꺾였다. 내가 소리를 쳤는데, 귀를 막고 있어서 들리지 않았나, 외쳐도 그대로였다. 내가 막 소리 소리를 질렀다.

 

그 안에 여성 국회의원 두 분이 계셨는데도 쇠사슬을 절단하고 할머니를 모시고 나갔다. 할머니 앞에는 국회의원 두 분이 온몸으로 막았는데 국회의원도 보좌관도 끌어냈다. 사제 시민 연대자 할 것없이 다 끌어냈다. 그런 것을 보면서 아수라장의 상태에서 이것이 전쟁이구나, 말을 해도 들리지 않고, 참혹함 처참함에 나라가 무너지는 것 같은 심정이었다.

 

● 유재영 마리로나 수녀 (성가소비녀회)

 

입원하지 않고 올라와주셔서 감사한다. 나는 오랜 세월 속에 몇 번 되지 않는 참여였지만, 그때 느꼈던 것을 나누겠다. 화면에서 봤듯이 나는 129번에 들어갔는데, 바람도 아주 심했던 텐트 안에서 간신히 누웠다 일어났다 하면서 공포감이 올라왔다. 기도를 하려 했지만 기도가 되지 않을 정도로 떨렸다. 나는 누구인가, 왜 여기 와 있는가, 이런 의문이 들었다. 밀양의 현실에 목소리를 내고 싶었는데 그때 밀려온 건 내 정체성이었다. 왜 이런 상황에서 이러고 있는가? 내가 왜 여기 연대하고 있는가, 이 문제였다.

새벽 6시부터 경찰이 올라왔는데, 스크럼을 짜고 움막 주변에 있었다. 수녀님들이 처음 겪는 상황이었다. 할머니를 안아드리는 수녀님도, 움막 밖에서 있는 수녀도 있었다.
나는 눈을 뜰 수 없었고, 머리 위로 칼로 움막을 찢는 소리는 상상할 수 없는 소리였다.

 

공무원이 폭력적인 행동을 하면 경찰이 말려주어야 했는데 거꾸로 되어 있었다. 온갖 부정적인 감정이 다 일어났다. 나도 항거를 하다가 여경들에게 끌려나왔는데 나오는 상황에서 어르신들이 당하는 폭력적인 상황, 몸부림들이 이곳이 전쟁터 아닌 다음에야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것이 바로 생명에 관계된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 국민과 인류가 달린 생태계 문제, 그 안에서 그것을 후손들에게 물려주지 않으려는 몸부림이어서 양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죽임과 살림의 문화, 억압하는 자와 억압 받는자의 문제였고, 우리들 수도자가 간 것은, 우리가 보기에도 이 사회의 문제들이 한계선에 닿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 자리에서 양심의 소리를 같이 합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달려갈 수밖에 없었다. 그 공포스러운 마음을 사회를 향한 정의의 마음으로 바꾸어서 함께 해야겠다는 의지로 바꾸었다. 앞으로도 밀양 어르신들을 위한 연대와 보듬어주는 모습이 되기를 바란다. 어르신들께서 우리 사회에 생명의 문화를 꽃피워주는 그런 역할을 해 주시기를 바란다.

 

● 한옥순 (129번 현장, 부북면 평밭마을 주민)

 

제 생각에, 그날은 국가가 우리를 죽이려고 미리 명령을 내린 것 같았다. 6월 10일부터 수녀님들이나 연대자들이 우리를 지켜주려 오려 하는데, 길을 경찰 2천명을 시켜서 사방으로 막고 사람을 못 오게 하면서 6월 11일 새벽 6시에 경고도 없이, 밑에 움막에서 경고를 했다는데 우리는 경고를 못 들었다, 6시에 기습을 했다. 수녀님들이 밤에 트렁크를 타고 숨어들어오기까지 했다. 연대자들은 길을 막아서 들어올 수가 없었다. 국가가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이런 만행을 저질렀다고 생각한다.

생존권을 지키려고 129번 철탑 자리, 움막 밑에 무덤을 파 놓고 6명이 쇠줄을 온 몸에 허리에 감고 굴 안에서 옷을 벗었다. 그런데 경찰이 옷을 벗고 있는 할머니들에게 칼을 쥐고 머리 위에서 천막을 찢기 시작하는데, 지금도 그 때 생각이 나서 악몽 때문에 잠을 이룰 수 없다. 이렇게 죽이라고 하는 법이 있는지 묻고 싶다. 우리는 범죄자도 아니고, 칼을 들지도 않았다. 70 80 먹은 할머니들을 위에서 칼을 쥐고 찢기 시작했다. 소 돼지도 그렇게 끌어낼 수도 없다. 그 현장을 목격하지 않은 분은 모른다. 너무나 잔인하고, 소도 죽을 때 그렇게 안 죽일 건데, 사람을 할머니들을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는지, 이 진상을 국회의원님들이 밝히기 전에는 나는 눈을 감을 수 없다. 우리를 죽이려고 하는 법이 있다면 그렇게 죽겠다. 내가 알고 있는 법은 우리를 죽이려고 하는 법은 없을 것이다. 생존권과 우리 권리를 찾을 때까지 국회의원님들이 도와주시면 목숨 내 놓고 또 지킬 것이고, 진상이 밝혀질 때까지 함께 할 것이다.

 

● 정임출 (127번 현장, 부북면 위양마을 주민)

 

6월 11일 앞날부터 목에 밥이 안 넘어갔다. 우리가 왜 이렇게 당해야 하나 하는 생각 때문에. 그렇게 밤새도록 잠 한 숨 못자고, 결국 이틀 꼬박 밤샘을 했다. 새벽 6시에 되니 129번에 들어온 소리가 나고, 아 이제는 올게 왔구나, 그때부터 떨리기 시작했다. 우리가 떤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고, 우리는 힘대로 죽을 때까지 해야겠다구 생각했다.

 

6시 되어서 우리도 굴 안에 들어갔다. 굴 안에 좁아서 세 사람밖에 못 들어갔다. 굵은 쇠사슬이 남기에 목에 하나 더 묶었다. 목 아파도 괜찮다, 죽기밖에 더하겠냐, 시간이 몇 시가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밖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나고, 경찰이 올라오는 것 같았다. 올라와서 그 천막을 한군데만 찢는게 아니라 여기 찢고 저기 찢고 양 사방을 돌아가며 다 찢었다. 방 안에서 우리 할머니는 모두 있었고, 경찰이 칼로 천막을 찢는데, 철거하는 것은 공무원이 해야 하는데 공무원은 안 하고, 경찰이 달려들어서 다 찢고 있더라.

 

 기자보고 저 사진 찍어라, 저게 증거 남아야 한다, 움막을 칼로 찢고 나서는 바로 나에게 들어오더라. 내가 굴 입구에 앉아 있었다. 발로 차도 안 되고 양쪽손을 놔주지도 않고, 그렇게 몸부림을 하다가 쇠사슬이 다 끊겼다. 얼마나 발버둥을 지었는데 옷이 다 벗어졌다. 그날 날씨가 쌀쌀했고, 파놓은 굴 안이 추워서 티셔츠에 점퍼에다 파카까지 다 입었는데, 셋이 다 벗겨졌다. 병원에 실려가서 정신을 차려서 보니 내 옷이 하나도 없고 브래지어만 있었다. 신발도 아무것도 없고. 그래서 정신을 드니 코에 산소호흡기를 대고 있더라.

 

나는 ‘죽더라도 병원에 싣고 가지 말라, 이 구덩이에서 죽겠다, 이 자리에서 죽도록 놔두라, 왜 나를 병원에 싣고 왔나’ 소리를 질렀다. 나는 그 자리에서 죽으려 했는데, 그 순간에는 죽고 싶은 마음밖에 없었다, 내가 죽어서 철탑이 안 서고, 원전이 안 서면 내가 죽겠다, 그런 마음이었다. 그런데 내가 또 살게 되었다. 우리는 세상을 바꾸자는 건데, 보상 더 받자고 하는 것 아닌데, 보상 필요 없다, 수십억을 줘도 나는 도장 안 찍고 보상 안 받을 거다. 그러니까, 전국에서 모든 분들이 다 우리 마음 같이 함께 합류를 해 주었으면 좋겠다. 감사합니다.

 

● 김영자 (115번 현장, 상동면 여수마을 주민)

 

115번 움막은 상동면의 마지막 자존심이라고 생각해서 나는 고답 주민이 아니지만, 지금까지 계속 다녀왔다. 115번 아래에는 움막 안에 구덩이가 매우 컸다. 그 위에 판을 깔고 거기에서 누워자는 생활을 몇 달 동안 했는데 한꺼번에 수십명 경찰이 오니, 구덩이 위에서 그 많은 병력들이 올라서서 뜯어내는 작업을 하는데 밑에 ‘사람이 있다’고 소리를 쳐도 그대로 하더라. 그 움막에서 수녀님이 내려와서 다 죽는다고 소리를 쳤다.

진압이 되고, 김수환 경찰서장이 옆 경찰에게 씩 웃는 모습은 평소 보던 모습이었다. 평소에도 보면 주민들이 현장에서 매번 당하기만 하니 화가 나니 서장에게 달려들면 같이 대화를 하는 게 아니고 씩 웃으며 비웃는다. 나는 몸서리쳐지는 모습이다. 그날 그 모습을 보면서 과연 저게 사람일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것보다도 더 가슴을 쳤던 것은, 내가 감나무 밑에 끌려나와 있었는데, 과수원 한가운데를 쳐다보고 곧장 한전 포크레인이 길을 닦고 올라오는데, 감나무 자두나무 매실나무를 다 부러뜨리며 올라오는 것이었다. 과일나무들이 우리 생명줄이었는데, 숨이 턱 막히더라. 과연 이럴 수가 있나. 아무도 그 길을 쓰라고 허락해준 사람이 없었다. 무대뽀로 길을 밀어올리더라. 이렇게 짓밟히는 것이 국민인가, 우리에게 국가가 있나, 국가가 있는데 어떻게 우리의 생명을 이렇게 위협할 수가 있나.

그 다음날 가 보니 밭에 콩이고 들깨이고 먹거리들이 다 짓밟히고 있는 걸 보니 미치겠더라. 당신들은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우리에겐 생명줄이다, 이게 뭐냐, 인부들하고 한바탕 하고 내려왔다.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힘이 없어서. 우리 앞에는 방패를 들고 있다. 우리가 총칼을 들었나? 과일 따서 팔고, 나물 뜯어서 팔아서 사는 농민들인데, 이렇게 짓밟히고 살아야 하는 우리가 너무 비참하더라. 지금 송전탑이 거의 다 세워지고 몇 개 안 남았다. 그렇지만, 우리가 허락해서 세운 건 하나도 없다. 경찰 동원해서 송전탑 세우는 나라가 어디 있던가? 세월호 참사 보셨을 거다. 자기 책임이라고 했는데, 국가 개조한다고? 박근혜가 개조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함께 하신 어르신들 정말 존경합니다!

 

● 송영숙 (101번 현장, 단장면 용회마을 주민)

 

101번은 보다시피 움막 안에서 벌어진 일은 우리가 미처 상상도 못했다. 법적으로 사람이 들어있으면 파괴하지도 않고, 끌어내지도 못한다고 들었다. 그래서 쇠사슬을 8명이 묶고 있었다. 안에서 안 끌려나오기 위해서 몸을 묶었다. 8명이 양쪽으로 묶었기 때문에 누구 하나가 이쪽으로 가면 이쪽으로 서로 끌려가고 그런 상황이었다. 다른 세곳 다 침탈 당하고 4시 조금 넘어서 움막 안이 너무 더워서 질식할 것 같았다. 우리가 천막을 좀 찢어달라고, 갑갑하다고, 해서 창문을 뚫어주었다.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신선한 공기를 맡으며 살 것 같다. 그건 우리가 살기 위해서 찢은 것이다. 그런데, 저 놈들이 찢은 것은 우리를 죽이기 위한 것이었다.

 

다 처음 겪은 것이지만, 경찰이 이런 식으로 한다는 건 상상도 못했다. 사실 그 상황에서는 어느 움막이든 다 똑같았다. 주변 연대자들이 새벽녘에 2~3시경에 산길을 헤매다 왔는데, 비도 오고 날씨가 추웠다. 연대자들이 아무도 잠을 자지 않고, 연대자들이 비닐을 입고 잠을 잤다. 새벽녘에 나와서 보니 너무 미안하더라. 그들은 밖에서 비바람을 맞으며 밤을 샜다. 정말 감사했다. 비교가 되는 것이다. 나라를 지켜야 할 경찰이 한전 앞잡이로 사람을 때려잡으려 하고, 자기 직장 일 포기하고 우리를 지켜주러 와서 이 고생하는 모습이 너무나 감사했다. 그나마 우리가 이렇게 지켜나온 힘도 연대자들이 없었다면 힘들었을 것이다.

이렇게 당한 것은 많이들 알고 계시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숨은 연대자들이 너무 많았다. 이 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오늘 사회보시는 장하나 의원님께서 초선이시지만, 2년 전에 우리 밀양을 찾아왔을 때 우리가 감동받았다. 현장에 와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정치인이 올바로 서지 않으면 우리가 설 데가 없다. 지금 저들은 우리 이야기 듣지 않는다. 정말 죽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죽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우리가 살아야 할 의무가 생겼다. 우리가 반드시 증언대에 서서, 철탑이 다 들어서고 난 이후에 더 열심히 살아서, 이 부분에서 피해 당하는 사람을 위해서 끈을 놓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서로를 위해 껴안아 주고, 동네에서 끊임없이 찾아와주는 연대자들이 계신다. 우리는 희망을 잃지 않고 힘 닿는 데까지 갈 것이다.

신고리 3~4호기, 저들은 내년 9월까지 한다고 큰소리 치지만, 저들 말 대로 안 될 것이다.
우리도 마음의 상처 정말 많다. 밤에 악몽 꾸는 사람들 많다. 나도 아직도 산 위로 올라가는 꿈을 꾼다. 그렇지만, 우리는 후회 안한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싸웠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함께 할 것이다. 후회 안 한다.

 

● 최하얀 기자 (프레시안 기자, 공권력의 위법한 언론 취재 방해 관련)

 

사진과 영상에 잠깐 나오지만 127번 현장 등등에서 취재를 하다가 끌려나왔다. 끌려나왔다 다시 들어가고, 이렇게 해야 취재를 하는 상황이었다. 사회부 소속이다 보니 경찰과 시민의 충돌의 현장 취재가 잦은데, 그날은 경찰과 주민의 힘의 불균형 정도가 아주 컸고, 너무 신속했다. 애초부터 취재가 쉽진 않겠다 싶었지만 막상 가 보니 훨씬 심각했다. 127번에서만 세 번 끌려나왔고, 남자 경찰에게 양팔을 붙잡혀 나오기도 했다.

 

경찰은 비표를 나눠주면서 움막 내부의 취재는 자제해달라, 안전 문제가 있다, 사전 양해를 구하긴 했으나, 취재가 어려웠던 것은 움막 안 만이 아니라 밖도 마찬가지였다. 경찰에게 시야를 전부 차단당했고, 비켜달라고 했지만 들어주지 않았다. 101번은 움막 근처에서 끌려나온 주민들이 고착당해 있었는데 그 안에서 주민들이 울고 하소연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기자로서는 부상입은 주민들이 이동하는 상황이나 주민들이 울부짖는 하소연을 취재해야 하는데, 경찰이 현장으로 진입을 시켜주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여러 번 항의를 했었고, 나뿐 아니라 모든 기자들이 항의를 했다. 시사인, 연합뉴스 등 모든 기자들이 끌려나왔고, 연합 뉴스 기자가 사진을 찍어야 한다고 하니 밖에서 찍어라, 위험하다 나가라, 이쪽을 찍지 말고, 저쪽을 찍어라, 결국은 ‘안 되겠다 얘 내보네’, 이런 말도 들었다. 어떤 장면을 찍을지, 기록할지는 기자의 몫인데, 저들이 판단했다.
사진 기자가 더 많은 취재 방해를 겪었다. 오기 전에 몇몇 사진 기자에게 전화를 했는데, 네 곳 현장 전부다 쇠사를 끊는 것을 촬영하는 것이 어려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115번 현장에서는 바깥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걸어서 올라가려 하는데 다리를 삐끗하니 그것 핑계삼아 나가시라, 위험하다, 이런 소리를 했다고 한다.

그날 현장의 속도가 빠르고 공격적인 것은 예상이 되었는데, 우리는 숫자를 카운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움막 현장을 직접 보려고 온 것인데, 경찰 스스로가 가능성 자체를 차단했다.
127번 현장이 제일 격렬했는데, 인권위 직원도 경찰에게 취재방해가 심하다고 했다. 그럼에도 115번에도 101번에도 이런 상황은 계속 반복이 되었다.

경찰의 취재방해는 그러니까 경찰이 내 직무를 방해해서 화가 난다는 문제가 아니라, 밀양에 있지 않아도 국민들은 거기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자세히 알아야 할 이유가 있고 권리가 있다. 이걸 한 단어로 알 권리라고 한다.

소송이 제기되고 재판이 벌어지면 중립적인 기자의 기록물이 증거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날 밀양에서 우리가 겪은 취재방해는 다른 말로 재판을 받을 권리, 소송의 권리도 박탈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경찰이 취재진의 안전에 대해 늘 말하는데, 젊은 취재진이 방해를 받을 정도였다면 그 안에 계신 어르신들의 안전은 뭔가?

 

오늘 증언해달라고 요청받았을 때 고민되었다. 해야겠다고 생각이 든 것은, 밀양서와 경남청의 보도관리 시스템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미리 포장을 할 때는 취재를 허락해주는 것처럼 이야기했다. 사전에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여러 번 이야기했다. 이례적으로 언론사에 전화를 돌려서 비표를 받아라, 보호해주겠다. 끌려나오는 기자에게도 말로는 위험하십니다, 공손하게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포장과 내용이 매우 달랐다. 문제가 있다. 이게 과연 밀양에서만 있었던 일은 아닐 것이다. 삼성전자 서비스 양산에서 염호석 씨 자결 사건이 있었다. 그 분이 유서에서 우리 노조가 승리한 뒤에 유해를 정동진에 뿌려달라고 했다. 그런데 유서 해석이 달랐고, 장례가 친모 뜻에 반해서 부친의 뜻으로 강제적으로 진행된 적이 있었다. 그래서 노조원과 친모가 방해했는데, 그때 밀양화장터에서 시신을 화장했다. 그때 친모와 노조원에게 캡사이신을 난사하고 아주 빠른 속도로 진압했던 곳이 바로 밀양경찰서였다. 밀양경찰서 문제가 있다.

 

● 기선 활동가 (밀양 인권침해감시단)

 

영상에 보신 대로가 우리가 정리한 밀양 현장에서의 인권침해 목록이다. 자료집에 나와 있는 아홉가지 상황을 참조하시면 되겠다.
밀양 어르신들을 적으로 간주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그런 진압작전을 우리는 보았다. 안전을 이야기하면서 통행을 제한하고 변호인과 인권활동가들의 조력을 제한하면서 안전과 인권은 조금도 고려하지 않았다.

당신들이 말하는 안전, 뒤집어서 깨뜨리고 있는 그 안전은 바로 인권 보장이 진짜 안전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그걸 온몸으로 목격하게 해 주셨다는 생각이 든다. 대책위에서 주민들 식사를 갖다 주려 하니, 경찰은 ‘산에 있는 주민들이 받아가면 안 되겠습니까’ 라고 하고, 인권위는 ‘경찰이 갖다 주면 안 되겠습니까’ 한다. 이것만 봐도 인권위와 경찰이 이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보고 있는지, 연대와 시위자의 마음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드러내준다.
사회 공공의 질서 유지라는 목표 하에서 최소한도만 공권력을 사용해야 하는 것이 경찰의 직무 원칙이다. 설사 무력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원칙이다.

한번 반드시 짚고 넘어야 할 것이, 우리는 언제까지 이런 국가폭력과 인권침해로 점철되는 공무집행과 이것을 가능케 하는 제도를 언제까지 용인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밀양에서 우리에게 처절하게 보여준 것은 ‘보아라!’는 것이다. 눈을 떼지 말고, 보아라는 것이다.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 언제까지 이런 무소불위의 권력과 제도를 지켜볼 것인가. 인간에게 필수적인 것이 인권인데, 그건 우리 모두가 불안정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서로 약속한 것이다. 그것이 인권이다. 저렇게 무너지는 순간에도 자존감을 지키면서 웃음을 보내는 것이 밀양 어르신이다. 그것이 밀양이 우리에게 보내는 공존의 대답이다.

 

● 정상규 변호사 (밀양법률지원단)

 

6월 11일 하루 전날부터 당일까지 총 12명의 변호사가 현장에 있었다. 변호사들이 직접 목격한 것만 갖고 말씀드리겠다.

 

총체적으로 위법한 행정대집행이었다.
 
경찰이 강제적으로 주민, 시민들을 들어내는 과정에서 강제퇴거 조치는 적법한가?

움막에 있는 주민을 들어내는 것은 강제처분인데, 근거가 있어야 한다. 임의동행이라고 해서 당사자가 동의해야 하는 경우, 영장을 들고 가거나, 그것도 아니라 범죄행위라면 현행범 체포하는 연행이 있다. 그런데 당일 현장에서는 영장도 없었고, 주민이 동의해서 임의동행한 것도 아니다. 현장에서 부지를 점거하는 것이 업무 방해에 해당할 수도 있으나 업무방해에 대한 현행범 체포로서의 연행이라면 그 현장에서 미란다 원칙을 고지해야 한다. 일체 그런 것은 없었다. 우리가 지금 들어내는 근거가 현행범 체포냐 물었을 때 아니라고 했다. 지금 와서 체포라 하더라도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는 이상 강제퇴거조치의 정당한 법적 근거가 없음은 명확하다.

 

강제 퇴거의 근거는 뭐냐? 경찰관 직무집행법 5조 1항에 따른 안전조치이다.
건물이 붕괴된다거나 자연재해 등의 위급한 상황에서 처한 사람을 밖으로 모시는, 안전을 위한 조치로 규정되어 있다. 과연 그렇다면 그 현장에서 이 조항을 근거로 할 수 있었느냐? 즉시 강제는 비례 원칙에 의한 조건이 엄격하게 준수되어야 한다. 위험이 발생했다면 위험을 만든 사람, 그러니까 밀양시 공무원들에게 안전하게 실시하라고 우선 조치를 취해야 만 적법한 조치가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밀양시는 현장을 채우고 있던 주민 시민들에게 명도단행 가처분을 받을 수 있었다. 행정대집행은 철거의 권리만 있다. 안에 있는 사람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명도단행가처분을 받아야 했는데 시간을 들여서 할 수 있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경찰은 시청 공무원들이 위법 소지가 있는 대집행을 실시했음에도 제지 하지 않고 피해를 입고 있는 주민들을 끌어냈다. 경찰의 행동은 비례 원칙에서 수단의 적절성에서 위법했다.

 

경찰이 대부분의 천막을 찢고 집기들을 훼손한 행위 역시 위법한 행위였다.

전날부터 쭉 이어진 통행제한이 있었다. 나중에 끄집어 내고는 다시 분리고착 시켜서 또 통행제한을 했다. 이것은 직권 남용 행위에 해당한다. 밀양서장과 경남청장을 직권남용으로 형사책임을 물을 것이다.

아무런 철거의 권리가 없는 한전 직원도 철거행위에 가담한 것으로 발견되었고 이 또한 책임을 물을 것이다.

그 자리에 있던 변호인들은 현장 주민들의 위임장을 받아왔었다. 당시 상황은 주민들을 업무방해로 현행범 체포를 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태였고, 우리는 바로 그 현장에서 법적 조력을 받을 권리를 위해서 위임장을 받고 현장을 찾은 것이었다. 그런데, 경찰은 현장에서 1km 떨어진 곳에서부터 변호인 출입을 막았고, 현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것은 변호사에 대한 감금죄에 해당할 수 있다.

 

행정대집행 과정에서 실시하는 밀양시 공무원 중 집행책임자는 대집행법 7조에 따라서 주민 재산 손실이 없도록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그런 의무를 전혀 다하지 않았다. 건조물 움막과 일체가 훼손되는 것을 방치했다. 경찰이 훼손하도록 방치했다. 그대로 반환 인도해주어야 했으나 현장 물건에 대한 목록 작성도 없었다.
행정대집행법 7조의 손실감소 노력 의무, 주민 손실 반환의무를 위반했으므로 이에 대해서도 국가배상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할 것이다.

이번 행정대집행은 총체적으로 위법이었고, 경찰이 대집행을 행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 경찰은 대집행을 대신하는 과정에서 누구도 할 수 없는 강제퇴거 조치를 위법하게 실시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법률지원단은 끝까지 이 부분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