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공권력에게 유골함까지 빼앗는 인륜 무시의 이유를 묻는다
애도의 공간이 공권력의 군화발에 짓밟혔다. 유골함을 빼앗고 슬픔에 빠진 고인의 어머니와 동료들이 캡사이신과 야만에 두들겨 맞았다.
장례식장에 공권력이 난입해 시신을 탈취한 것이 바로 2일 전이었다. 그날의 무자비함과 비통함이 잊혀지지 않는 오늘, 경찰은 또 다시 삼성전자 서비스 노동자 염호석 열사의 유골함 마저 탈취하려는 야만의 모습을 모였다. 장례만이라도 고인의 뜻대로 하게 해달라며 눈물로 호소하는 친모와 동료들을 향해 경찰은 최루액을 난사하며, 진압했다. 국가 공공의 목적을 위해 행사되어야 할 공권력은 억울하게 죽어간 노동자의 마지막 길을 짓밟는데 사용되어졌다. 과연 이것이 공권력의 공정한 법집행인가. 추모하고, 애도하고, 매장할 권리마저 박탈하는 것이 과연 공권력이 할 짓인가.
지난 5월 17일 삼성전자 서비스 노동자 염호석 열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생의 마지막을 정리하며 가족과 삼성서비스 노동조합에 전달할 유서를 작성했다. 자신의 동료들이 힘들어 하는 것을 보는게 어려웠다며, 자신은 삶을 마감하지만 삼성서비스 지회가 승리할때까지 함께 하고 싶다고. 그리고 나서 장례를 치러 달라는게 마지막 메시지였다. 부모에게도 마찬가지 였다. 자신의 죽음이 대한민국 노동자들이 살아가는데 중요한 것이 될 수 있다면 후회하지 않는다고, 그리고 장례 역시 삼성서비스 노동자들이 승리하면 그때 치러달라고. 그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먼길을 떠나면서도 당부를 잊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당부는 지켜지지 않았다. 아니 경찰에 의해 무참히 짓밟혔다. 지난 5월 18일 저녁 노동조합이 유가족과 대화를 하고 있는 사이 300여명의 경찰병력이 들이닥쳤다. 이유는 고인 아버님의 시신인도요청이었다. 충분히 대화로 풀어갈 수 있는 문제였지만 경찰은 눈물로 호소하는 동료들을 짓밟고 고인의 시신을 탈취해갔다. 고인의 아버지가 신고한지 10분만에 들이닥친 경찰은 마치 미리 준비된 것처럼 동료들과 연대 대오를 폭력적으로 진압했다. 마치 누군가의 사주를 받은 것처럼 철저하게 계획적인 모습이었다. 그렇게 탈취당한 시신은 부산 행림병원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하지만 장례식장마저 가짜로 차려진 것이었고, 염호석 열사의 시신은 5월 20일 오늘 강제로 화장 되어 버렸다.
과연 이것을 집행한 공권력은 인간의 얼굴인가. 이것을 사주한 것은 누구인가. 왜 고인의 마지막마저 폭력으로 물들였는가. 고인의 죽음을 덮고 싶어 하는 삼성이 뒤에 있는 것은 아닌가. 우리는 그런 의구심을 지울수 없다. 고인이 왜 극단적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지를 확인하고, 죽음의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아닌 재빨리 장례를 치루기 위해 작전을 시행하는 모습. 그것은 과연 누구의 뜻인가. 공권력총책임자의 뜻인가. 그렇지 않다면 고인의 죽음이 확산되지 않길 바라는 삼성의 뜻인가. 고인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삼성, 그리고 그 고인의 마지막마저 폭력으로 진압하는 공권력. 염호석 열사의 시신탈취와 유골함 탈취는 삼성과 공권력이 만들어낸 패륜이다.
추모하고 애도하는 것, 마지막 가는 길의 존엄을 지켜야 하는 것 인간의 가장 기본적 권리이고, 예의이다. 그 기본적 권리와 예의마저 국가의 공권력으로 가로막은 이들을 우리는 잊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오늘의 비통함을 기억할 것이다. 이윤창출을 위해 노동자들의 삶을 벼랑끝으로 몰아넣은 삼성을 기억할 것이다. 패륜을 저지른 정부는 더 이상 국민을 위한 정부와 대통령이 아니다. 패륜을 결탁한 기업과 권력은 이 사회를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 우리는 끝까지 기억하고, 책임을 물을 것이다.
인권단체연석회의, 희망을 만드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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