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연합뉴스
삼성반도체 경기화성공장에서 불산이 누출됐다는 소식이 어젯밤 각 언론사 속보로 전해졌습니다.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친 이번 사고는 작년 경북 구미 휴브글로벌 공장에서 발생한 불산 누출 사고가 발생한지 4개월 만에 발생한 사건입니다.
작년 구미 휴브글로벌 공장에서 발생한 불산 누출 사고로 5명이 사망하고 3천여명의 넘는 지역주민들이 사고 후 두통, 구토, 발진 등으로 병원치료를 받았고, 지역 농작물 역시 엄청난 피해를 입은 사건이었습니다. 그만큼 불산의 위험성이 크다는 반증입니다.
불산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강력한 산화제로 유리는 물론 금은을 제외한 대부분의 금속을 녹인다. 게다가 표면장력이 아주 작아서 피부나 점막을 통해 쉽게 침투해 세포막을 망가뜨린다. 불산가스는 물과 쉽게 반응해 불소 이온으로 변해 혈류를 타고 칼슘이나 마그네슘 이온과 결합해 침전물을 만든다. 이 때문에 저칼슘·저마그네슘혈증이나 고칼륨혈증을 유발하며 심실세동을 일으켜 심장을 멎게 만들 수도 있다. 또한 만성중독을 불러오며 폐, 간, 신장 장애를 일으키는 것은 물론 칼슘을 공격해 뼈를 약화시킨다.
- <구미 불산 유출은 초대형 인재> / 이기영 호서대 교수 / 2012. 10. 9. 경향신문
문제는 삼성의 대처입니다.
삼성전자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사고발생 시점은 지난 27일 오후 1시 31분이라고 했습니다. 수리는 그날밤 11시가 되서야 들어갔고, 28일 새벽 5시경 다시 불산이 유출되어 밸브를 잠그고 6시경이 되서야 수리가 완료됐다고 합니다. 수리에 투입되었던 노동자 5명 중 한 명이 28일 오후 1시 30분에 사망하게 됩니다. 결국 삼성은 3시가 다 되어서야 경기도에 사고통보를 하게 됩니다. 무려 25시간 동안 사고에 대해 관계당국에 통보조차 하지 않은 것입니다.
뿐만아니라 부상자를 빼돌려 자체수습하려도 사망까지 이르게 했다는 의혹도 일고 있습니다. MBN 보도에 따르면 29일 “부상자 4명이 바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3시간 동안 이리저리 옮겨지기만 한 사실도 확인했다”고 합니다. MBN은 “삼성이 자체수습을 고집하다 사망사고로까지 이어졌다는 ‘은폐 의혹’”이 일고 있다며 “부상자 4명을 고의로 빼돌린 정황도 포착됐다”고 하며 "28일 오후 7시 20분경 동탄 성심병원에서 출발해 한강성심병원으로 달리던 구급차가 수원에서 방향을 다시 동탄으로 돌려 3시간이 지난 밤 10시경 한강성심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사고발생 당시 사고지점 인근에서 일하고 있던 50여명의 노동자들에게도 아무런 통보조차 하지 않았고, 하물며 공장주변 지역주민들은 뉴스를 보고서야 사고소식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삼성전자 화성공장 주변은 동탄신도시 등 아파트가 밀집된 지역임을 감안한다면 삼성의 대처는 그야말로 안일함을 넘어 노동자들과 주민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행위입니다.
작년 구미지역에서 발생한 불산누출 사고 역시 회사와 관계당국의 초동대처 미흡과 늑장대처, 정보비공개 등으로 노동자들과 지역주민들의 피해가 확산됐습니다. 이번 삼성의 불산누출 사고 역시 삼성과 관계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정보공개를 통해 사고 원인과 문제점에 대해 철저히 밝혀져야 합니다. 뿐만아니라 인근 지역주민들과 현장 노동자들의 피해를 최소하기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합니다.
그런데 삼성에게 이런걸 기대할 수 있을까요?
(추후 시민사회단체 및 지역주민의 대응활동에 대해 계속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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