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다산벗바리 인권기행_선감학원을 찾아
지난 토요일(11/2) 다산인권센터 벗바리 그리고 인권에 관심있는 시민들과 함께 선감학원으로 벗바리기행을 다녀왔습니다.
선감학원은 안산 선감도라는 섬에 있었던 수용시설로 1942년 일제강점기 때 설립되었습니다. 해방 후 1946년부터는 부랑아 수용 시설로 사용되었으며 1982년 9월 30일 폐쇄될 때까지 다수의 아동을 구금해 강제노역과 학대를 일삼았던 국가 폭력의 현장입니다.
이번 인권기행은 실제 10살 때 선감학원에 잡혀 들어가 20년 넘게 그 곳에서 생활하신 피해자 김춘근 님이 직접 가이드를 해주셨는데요, 아이들이 잡혀 들어오는 지점인 나룻터에서부터 시작하여 선감학원의 다양한 시설들을 돌아보며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제대로 먹지도, 씻지도, 쉬지도 못하는 것은 기본이고 교육은 커녕 강제노동, 구타와 가혹한 폭력을 매일 경험하며 희망도 없이 살아야 했던 그 날의 이야기를 들으며 목숨을 걸고서라도 그 곳을 탈출하고자 했던 아이들의 마음이 너무나도 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선감도 박물관에서 도보로 1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암매장 현장도 갔는데요,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그곳에서 사라졌을까, 그들의 이름과 삶과 그들 존재의 의미는 과연 누가 기억해줄까 그런 생각을 하니 너무나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이런 피해자들의 상황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정부와 경기도는 피해자들에 대한 인정과 지원을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것입니다.
참가자들의 먹먹하면서도 화나는 마음을 담아 피해자들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현수막을 만들어 박물관 앞에 걸고, 그 위에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 너무나도 평화롭게 잘 나왔더라구요. 생존하신 피해자들의 마음에도 이런 평화가 찾아올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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