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의한 탄소중립 시나리오 폐기와 기후정의 시나리오 수립을 위한 10.14 기후정의행동을 시작하자
‘탄소중립위원회 해체와 기후정의 실현을 위한 공동대책위’(탄중위 해체 공대위)는 지난 9월 2일 탄소중립위 위원으로 참여하는 시민사회단체 소속 민간 위원들의 사퇴를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탄소중립도, 기후정의도, 민주주의도 없는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과 탄소중립위의 구성이 근본적으로 잘못되었음을 선언하고, 여기에 참여하는 시민사회 출신 인사들의 입장표명을 요구한 것이다. 하지만 탄중위원 사퇴가 어렵다는 1인의 응답 외에는 묵묵부답이었다.
그렇게 자기들만의 밀실논의를 이어가던 탄소중립위는 급기야 간담회를 진행했던 시민사회단체들을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참여 단체’로 포함시키는 왜곡과 날조를 일삼았다. 8월 5일 여론의 뭇매를 맞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을 발표한 이후, 도대체 탄소중립위가 무슨 논의를 어떻게 하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었고, 언론에서조차 탄소중립위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런데 예정된 일정이라며 10월 중순까지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결정하겠다고 한다. 예상했던 일이고, 우려했던 일이다. 기후위기 대응이 아니라, 산업계의 요구를 수용하고 녹색 자본과 시장을 육성하려는 향후 10년, 30년 계획이 온갖 미사여구를 달고 공표되려는 것이다. 이런 문제가 계속되면서 이미 사퇴를 선언한 청소년 위원 외에도 몇몇 민간 위원들이 추가로 사퇴를 심각하게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온다.
부정의한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폐기하고, 기후정의 시나리오를 함께 쓰자
이제 저들의 논리인 ‘온실가스 감축목표’,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넘어,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기후정의 시나리오’를 함께 쓰자. 자본과 권력이 인간과 자연을 착취하고 수탈해오며 만들어온 결과가 기후위기이고 온실가스 대량배출이다. 무소불위의 권력인 자본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에 대해서 아무런 답도 내지 못하는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그저 ‘목표’와 ‘미래 시나리오’에 불과할 뿐이다. 지금 당장 감축을 위해서 이 사회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 무엇에 맞서 싸워야 하는지, 누구와 어떻게 연대할 것인지를 그리는 ‘기후정의 시나리오’를 만들자.
‘탄소중립 시나리오’의 주체가 ‘기업과 자본’이라면, ‘기후정의 시나리오’의 주체는 기후위기와 삶의 위기 최전선의 시민들이다.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 노동자들은 에너지 전환과 전기차 전환과정에서 해고가 불가피한 구조조정의 대상일 뿐이라면, 기후정의 시나리오에서 노동자들은 기후위기 시대, 이윤이 아닌 사회적 필요에 따른 녹색 노동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며 관계맺는 전환의 주체이다.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 농민들은 이미 국제경쟁력을 잃은 구조조정 산업 종사자일 뿐이어서 재생에너지 산업이 쫓아내야 할 대상이라면, 기후정의 시나리오에서 농민들은 이윤논리가 아닌 생태순환 농업을 통해 평등하고 정의로운 밥상을 만드는 전환의 주체이다.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 여성, 장애인, 청년, 빈민들은 ‘취약계층’이어서 이들을 관리하는데 ‘사회적 비용’이 드는 대상이라면, 기후정의 시나리오에서 이들은 이윤을 목적으로 생산되는 사회적 착취와 배제와 수탈에 맞선 정치적 주체이자 기후위기 시대, 기후정의운동의 보편적 주체이다.
10월 14일, 기후정의행동을 시작하자
기후위기 시대, 세상을 이 모양으로 만들어놓은 기업과 자본이 오히려 큰 소리를 치고 있다. 재생에너지 시장, 수소 경제, 전기차 인프라 구축을 국가와 사회에 당당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제 분명히 선언하자. 저들의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기후위기 해결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고 말이다. 자본의 이윤축소와 통제를 수반하는 온실가스 감축은 애초에 고려대상조차 아닌 것이다. 이제 분명히 선언하자. 기후위기 시대, 평등하고 자유롭고 안전한 사회를 향한 투쟁 시나리오, 새로운 사회로 전환의 주체가 되는 대안 시나리오인 ‘기후정의 시나리오’를 선언하자. 10월 14일 이 곳에서 기후정의행동을 시작하자!
2021년 9월 29일
탄소중립위원회 해체와 기후정의 실현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사)푸른아시아 / 가디언즈 오브 클라이밋 /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 공공교통네트워크 /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 공공운수노조 한국발전산업노동조합 / 공공운수노조 발전 비정규직 전체대표자회의 / 공동체 도꼬마리 / 교육노동자현장실천 / 국민과 함께하는 농민의 길(가톨릭농민회, 전농, 전여농, 친환경농업협회, 한국쌀생산자협회, 마늘생산자협회, 양파생산자협회) /기후정의포럼 / 기후위기 전북비상행동 / 기후위기남양주비상행동 / 너머서울 기후위기서울모임 / 녹색정치Lab 그레 / 다산인권센터 / 대학생기후행동 / 동물해방물결 / 동물해방풀뿌리네트워크 직접행동DxE / 문화나눔다가치 / 멸종반란한국 / 멸종저항서울 / 빈곤사회연대 / 부산녹색당 기후정의위원회/ 사회변혁노동자당 / 성적 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SHARE /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 / 에너지정의행동 / 예술행동 한뼘 / 음성노동인권센터 / 음성민중연대 / 이윤보다인간을 / 이후연구소 / 인권교육센터 들 / 인권운동사랑방 / 인권운동공간 활 / 울산기후위기비상행동 / 유해물질로부터 안전한 삶과 일터 충북노동자시민회의 / 자전거문화사회적협동조합 / 장애여성공감 / 전교조 울산지부 /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 전국철도노동조합 / 전북녹색연합 / 전북평화와인권연대 / 전환(준) / 정의당 서울시당 / 천주교예수회 JPIC 위원회 / 청소년기후행동 /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 체제전환을 위한 청년시국회의 / 프리데코 / 플랫폼c / 한국YMCA전국연맹 / 홈리스행동 (총 56개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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