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ace in Myanmar! - 시민간담회를 진행하며
주말 오후를 느긋하게 보내고 싶은 욕망을 뒤로한 채, 요 몇 주 수원역에 갔습니다. 2월1일 군부 쿠데타 이후, 미얀마의 이주민들이 수원역에서 미얀마의 상황을 알리는 선전전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군부의 쿠데타, 시민들의 불복종 저항운동, 군부의 폭력진압, 피해를 입은 수많은 미얀마의 시민들.. 갈수록 악화되는 미얀마의 상황에 힘을 보태기 위해 할 수 있는 일 중 하나는 거리에 함께 서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일요일의 선전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고국의 상황에 잠 못 이루는 미얀마의 이주노동자들, 코이카로 다녀온 미얀마를 잊지 못한 학생, 미얀마의 상황에 연대를 보내기 위해 참여하는 수원시민들. 이렇게 다양한 이들의 마음이 향하는 곳은 단 하나, 미얀마의 민주주의입니다. 거리의 선전전이 지속되는 몇 주 동안 유혈사태는 더욱 심각해지고, 매주 주말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은 상황으로 치달았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이럴 때, 서로 머리를 맡대고,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지역의 시민들, 미얀마 이주민들과 간담회를 했습니다.
간담회는 국제적인 정세 속에서 미얀마의 상황을 살펴보는 시간과 미얀마 이주민들이 한국의 시민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시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국제정세와 미얀마 상황에 관련해서는 국제민주연대 나현필 활동가가 이야기 나눠주셨습니다. 여러 국가들과 국경을 맞댄 미얀마의 지리적 위치처럼 국제정세 속에서 미얀마의 민주화 시위는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 있었습니다. 국제 사회 개입을 외면하는 중국과 러시아, 현 상황에 뒷짐 지고 있는 국경을 마주한 국가들. 어려운 상황이지만 미얀마의 시민들은 국민통합정부를 만들고, 지속적인 저항을 하고 있습니다. 역사적인 동질감인지, 한국의 시민들은 미얀마 민주주의 투쟁에 전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강력한 지지를 의식하여 한국정부도 ‘무기수출 금지와 국제개발협력사업 전면재검토’를 골자로 하는 전례 없는 조치들을 발표했습니다. 최근 시민단체들은 다양하게 군부를 압박하는 방식의 일환으로 한국의 포스코 인터내셔널과 한국가스공사가 미얀마 군부와 단절하라는 서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미얀마 군부의 가장 큰 수입원인 석유와 가스 사업에 국내기업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이 51%의 지분을, 한국가스공사가 8.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죠. 다양한 압박의 방식으로 국제 사회가 미얀마상황을 주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한 때입니다.
미얀마 이주민들의 이야기도 이어졌습니다.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 꼰땐조님은 ‘나쁜 군사 독재정권 하에서 일어난 교육, 경제, 사회적 문제들을 되풀이 하고 싶지 않다, 다음세대에 물려주고 싶지 않기 때문에 싸운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Aung Zin Oo님은 ‘2015년 들어온 민간 정부로 인해 민주주의를 경험했고 그것을 지키고 싶다’ 했습니다. 미얀마의 미래가 보고 싶고, 새로운 세대들이 자유와 민주주의 이념이 있는 나라에서 살기를 바란다는 바람을 전해주었습니다. 간담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이주민들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연대의 행동에 동참하자는 다짐을 나눴습니다.
현재까지 700명이 넘는 미얀마 시민들이 군부의 폭력에 목숨을 잃고, 지금도 고문과 폭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모였다 흩어지는 시민들의 게릴라 시위도 계속되고, 군부의 폭력에 저항하는 군인들의 탈영도 줄을 잇고 있습니다. 미얀마의 소식을 들을때마다 어떤 연대의 행동이 필요할까 많은 고민을 하며, 작게나마 지역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있습니다. 5월부터는 우리 곁에 있는 미얀마 이주민들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를 마련하려고 합니다. 서로의 연결이 또 다른 연대의 길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요. 미얀마에 평화와 자유가 올 때까지 우리는 길을 찾고, 또 만들어 가려고 합니다. peace in Myanm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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