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 10시 반 경기도의회 앞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경기시민사회단체 합동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지난 달 29일 정의당 장혜영 의원을 비롯하여 10명의 국회의원이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발의했습니다. 2006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정부에 차별금지법 입법을 권고한지 14년이 지난 2020년, 우리는 나머지 290명의 국회의원도 시대의 흐름인 차별금지법 제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요구합니다.
지난 6월에 발표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여론조사와 국가인권위원회의 국민인식조사 결과 각각 87.7%, 88.5%의 시민들이 대한민국에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습니다. 더는 사회적 합의를 핑계로 숨지 마십니오. 21대 국회에서는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기를 요구합니다.
[기자회견문]
우리 모두에게는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
지난달 29일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대표발의하였다. 또한 국가인권위원회도 ‘평등 및 차별금지에 관한 법률’ 이하 ‘평등법’을 제정하라고 국회에 의견을 표명했다. 해당 법안은 성별, 장애, 나이, 언어, 출신국가, 출신민족, 인종, 국적, 피부색, 출신지역, 용모 등 신체조건, 혼인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 및 가구의 형태와 상황, 종교,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형의 효력이 실효된 전과,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학력(學歷), 고용형태, 병력 또는 건강상태, 사회적신분 등과 같은 이유로 차별을 당하는 이들을 실질적으로 구제하기 위한 법이다.
2006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정부에 차별금지법을 입법하라고 권고한지 14년이 흘렸지만, 차별금지법은 제대로 논의되는 것 조차 험난한 과정 속에 있었다. 지금까지 총 7번 발의된 차별금지법은 2건이 철회되었고, 5건은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처분 되었다. 더욱이 차별금지법을 논의하기 위한, 법률안 발의도 많이 어려웠던 실정이었다. 이번에 발의된 차별금지법은 발의정족수인 10명을 겨우 채워, 가까스로 국회에서 발의될 수 있었다. 꼭 시정되어야 할 차별을 고치는 기본적인 법이 차별금지법임에도 불구하고 국회는 그 동안 이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를 하지 못했다.
그러는 동안 차별금지법은 그동안 수 많은 오해와 왜곡에 시달려왔다. 차별금지법이 입법되면, 표현의 자유가 억압되고 많은 사람들이 감옥에 갈 것이라는 곡해는 이제 익숙한 레퍼토리일 정도이다. 하지만 차별금지법은 그런 법이 아니다. 차별금지법은 당사자가 어떤 상황에 처해있던, 무슨 정체성을 가졌든간에 사회 생활을 하는데 있어 차별을 금지하는 법이지 악의적으로 누군가를 탄압하기 위한 법이 아니다.
오히려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통해 그동안 표현의 자유를 보장받지 못하고, 자신을 숨겨야만 했던 여러 사회적 소수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코로나19의 확산은 우리 사회 곳곳에 숨겨진 차별과 불평등을 드러내고 있는 실정이다. 비정규직은 불안정한 고용형태로 인해 기본적인 생존권마저 위협받고 있다. 또한 자신의 존재가 이주노동자라서, 성소수자라서, 이주민이라는 이유로, 코로나19 대책에서 오해 받고 차별받는 이들이 있다. 이들이 받고 있는 차별은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이전보다 더 심해졌고, 코로나19를 핑계로 차별에 면죄부를 부여하려는 모양새까지 나타나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차별금지법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다.
더이상 묵과할 수 없는 사회적 차별들이 수면 위로 부상했다. 이를 가만히 둔다면 억압받는 사람들은 늘 억압받고, 차별하는 사람은 늘 차별하는 현상이 심화될 것이다. 차별금지법은 이러한 현상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최소한이자 기본적인 조치다. 사회적 소수자들이 위기에 처한 상황 속에서 차별금지법이라는 손을 잡아주어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인 것이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차별금지법이 없어서 차별받는 사회에 서 마냥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다. 차별금지법은 지금이야 말로 즉각 제정되어야 한다.
이제 14년간의 기다림을 끝을 내고 기본적인 평등이 준수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차별금지법을 기다리고 있는 많은 이들을 위해서라도 우리는 멈출 수 없다. 차별금지법은 올해 내로 반드시 입법되어야한다. 우리는 이를 위해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통과를 위해 이를 지지하는 모든 단체들과 연대해 나갈 것이다.
국회는 이런 차별금지법을 지지하는 사회적 소수자들의 외침을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공은 이제 국회로 넘어갔다. 특히, 거대 양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에게 차별금지법 통과라는 열쇠가 달려있다. 이번 국회에서는 차별금지법이 철회되거나 임기만료로 차별금지법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대다수 의 국회의원들이 발의와 통과에 적극 협조하여 헌법의 평등가치를 실현시키는 데 동참하기를 바란다. 제21대 국회가 차별금지법을 통과시켜 평등을 위한 진일보한 발걸음에 동참했다는 사실이 역사에 남기를 바라면서, 조속한 차별금지법 입법을 촉구한다.
2020년 07월 10일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경기도본부, 부천시바른기독교인연대, 정의당 경기도당 성소수자위원회, 차별과혐오없는평등한경기도만들기도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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