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충남도가 도의회에서 가결된 인권조례 폐지 조례에 대해 재의를 요구했습니다. 무지개행동/차별금지법제정연대/인권운동더하기가 함께 입장을 발표하였습니다. 어찌보면 지극히 상식적인 처사에 대해 환영입장을 발표해야 하는 것이 슬프기도 하지만 지극히 상식에 반하는 일들이 너무나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기에 안희정 지사의 재의 요구가 더욱 반갑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입장문을 공유합니다.
[저작권 한국일보]안희정 충남지사가 26일 인권조례 폐지안 재의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충남도 인권조례는 절대 폐지되어서는 안 된다.”
-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인권조례 폐지 재의 요구를 환영하며 -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지난 2월2일 도의회에서 가결된 「충청남도 도민인권 보호 및 증진에 관한 조례」 폐지 조례를 재의 요구하였다. 도의회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에 의해 난도질당한 충남 인권조례가 다시 숨을 쉴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도민 인권 보호와 증진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충남도지사 역할을 고려해봤을 때 인권조례 폐지 재의 요구는 지극히 당연한 결정이고 충분히 환영할 만한 일이다. 전국의 인권시민단체들과 전국 인권위원회협의회,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인권조례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강력히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이 지경까지 오게 된 책임을 자유한국당에 묻지 않을 수 없다.
충남도지사는 재의요구서에서 인권은 양도할 수 없는, 포기할 수 없는 숭고한 가치이기 때문에 어떤 정쟁이나 정치적 협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였다. 그리고 차별과 배제를 목적으로 발의된 인권조례 폐지안이 헌법은 물론 국내법과 국제인권법을 모두 위반하고 있기 때문에 인권조례를 절대 포기할 수 없다고 하였다. 특히 인권조례가 동성애를 조장하고 에이즈를 확산시키고 있다는 보수교계의 마녀사냥식 주장에 대해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도 헌법에서 보장하는 기본권에서 예외가 될 수 없고, 지방정부 역시 성소수자 인권을 보장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들어 반박하고 있다. 그동안 집권여당 내에서도 성소수자 인권에 대해 침묵하거나 회피하려했던 태도가 존재했기 때문에 이번 재의 요구는 보편적 인권의 가치를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전국 최초로 인권조례 폐지가 가결된 충남도를 비롯해 아산, 계룡, 공주, 부여 등 지역 인권조례를 폐지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해운대구 인권조례는 차별금지사유가 모두 삭제된 채 이미 개악되었고 서울시 학생인권조례는 폐지를 위한 주민발의운동이 시작되었다. 차별과 혐오를 선동하며 인권조례 죽이기에 혈안이 된 보수교계와 자유한국당 도의원들의 발악은 이제 충남도에서만 머물지 않고,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리는 충남도 인권조례가 폐지되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던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이름과 얼굴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도민들의 인권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 없으면서 자신들의 정치적 안위를 위해 인권조례 폐지에 앞장서왔던 충남도의회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충청남도 도정을 책임질 수 없는 인물들이다. 인권이라는 말을 입에 올리는 것조차 부끄러워해야 할 저들이 인권의 가치를 짓밟고, 반헌법적인 폭거를 저지르는 지금의 상황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 부끄러워할 줄 모르고 뻔뻔함으로 무장한 이들에게 어떻게 ‘인권’을 맡길 수 있겠는가.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인권조례 폐지 재의요구로 충남도의회에 다시 공이 넘어 왔다. 충남도민의 인권을 볼모삼아 헌법의 정신을 부정하고 민주주의를 역행하는 결정이 두 번 다시 되어서는 안 된다. 자유한국당이 인권을 모욕하고, 인권조례를 폐지시키는 그 길에 가겠다면 우리는 그 반대편에서 지역주민, 시민단체들과 함께 충남도 인권조례를 지켜내기 위해 온 힘을 모을 것이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2018년 2월 27일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 / 차별금지법제정연대 / 평등과 연대로 인권운동 더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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