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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

[설인사]'그래서 ' 삼시세끼 꼬박꼬박 챙기면서요

안녕하세요. 다산인권센터입니다. 


요즘 '삼시세끼'라는 방송이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쉽게 사먹거나 '때워치울 수' 있는 삼시세끼 먹는 것을 미션으로 하는 프로그램인데요. 중년의 두 주인공, 유해진씨와 차승원씨가 만재도라는 도시에서 뚝 떨어진 어촌을 배경으로 고군분투 하고 있습니다. 수렵과 채집으로 고뇌하는 남성가장같은 유해진씨와 무엇이든 만들어내는 신의 손을 가진 여성주부같은 차승원씨의 케미가 정말 쩝니다. 그들을 보고 있으면 이성애중심의 가족이 가진 현실적 문제도 느끼고 한편으로는 대안적 가정을 상상해볼 수 있습니다. 

여튼 우리에게 '삼시세끼' 먹는 일은 그렇게 간편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합니다. 넘치는 것은 넘치고 부족한 것은 너무 지나치게 부족한 세상에서 잘먹고 잘사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지요. 




요즘 다산인권센터는 여러 고민에 빠져 있습니다. 여전히 잘 안풀리는 세상사가 첫번째 고민이구요. 두번째 고민은 우리도 먹고 살기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아주 큰 후원자였던 법무법인 다산의 사정상 후원이 대폭 줄었습니다. 월평균 700만원 규모 재정에서 100만원이 빠졌습니다.(어무니...ㅠ) 그래서 누군가의 활동비를 줄여야 할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최저임금 수령도 못하는 상황에서 활동비를 줄여야하는, 엄혹한 상황이 된것이죠. 눈물이 흐릅니다. 새로운 활동가가 4월부터 새롭게 오기로 한 마당이라, 더 마음에 쓸쓸함이...흑흑. 그래도 지난 금요일 만두잔치는 풍요롭게 진행했다는. ^^




오늘도 금호타이어 노동자 김재기님이 분신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지난 10일에는 삼성전자 천안 LCD 생산라인에서 근무하다 혈액암 진단받고 투병중이던 조은주님께서 돌아가셨습니다. 23살이었습니다. 세월호 진상규명을 외치는 가족들이 광화문에서 풍찬 노숙한지 몇 개월이며, 스타케미컬과 쌍용차, LG노동자들이 고공농성에 들어간지 며칠째인지, 그들의 아픔과 절망을 숫자로 셀 수 있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잔혹한 시간이 흘러갑니다. 

그래서 설인사를 어떻게 드려야할까 고민했습니다. 현장 가까이서, 살아내는 시간이 버거운 우리에게 '평안하고' '평범한' 인사는 언제쯤 가능할까 가늠해 보았습니다. 그런데요. 그래서 '삼시세끼' 꼬박 챙기면서 살아내겠다는 인사를 드리려구요. 

현실은 각자도생하는 무간지옥입니다. 그래도 마음에 늘 '다른 세상'을 꿈꾸고 있는 우리들이 지금 현실을 살만하게 만들어야만, 그래야만, 세상은 그래도 살만할테니까요. 가난해도 행복합니다. 우리... 우헤헤. 

설연휴, 추위에 한데 바람 맞는 이들, 가족을 잃은 누군가들 이야기를 나누어 주세요. 가족분들과 도란 도란 모여서, 그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잊지 않는'사람이니까요. 명절 노동을  나누어서 하구요. 시간이 남으면 의미있는 걸음을 하셔도 좋겠습니다. 그리고 덧붙여, 다산인권센터 벗바리로써, 한 사람의 벗바리를 더 만들어주세요. 설날 미션입니다. ^^


올해는 벗바리님들과 함께할 자리를 많이 준비하고 있습니다. 말랑말랑인권읽기, 인권공부방, 매월밥데이, 그리고 또 어떤 기획. 전세기간 만료에도 주인님이 특별한 연락이 없으시니, 행궁동 공간에서 뭔가 잼있는 일을 더 해보려고 합니다. 자주 연락드릴께요. 벗바리님도 자주 연락주세요. 

'그래서' 삼시세끼 꼬박꼬박 챙기면서요.~~~~  뿌잉뿌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