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진실화해위원회 재가동의 마지막 기회, 국회는 과거사법 개정하라!
총선을 앞두고 20대 국회 마지막이 될 2월 임시국회가 열렸다. 한국전쟁기 민간인 학살, 형제복지원과 선감학원, 서산개척단 등 국가폭력 사건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해 과거사법 개정안 처리를 요구해온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절박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서 섰다. 국회 행안위에 방치되었던 개정안은 지난해 10월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합의로 9년 만에 행안위 문턱을 넘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의 몽니로 이제는 법사위에 묶여 버렸다. 이대로라면 개정안은 국회 회기 만료로 폐기되고야 말 것이다.
2005년 여야 합의로 과거사법이 제정되었고 진실위가 출범해 2010년까지 민간인 집단희생 사건 등 1만여 건의 진정 사건을 처리했다. 그러나 수십 년간 피해 사실을 숨겨왔던 유족과 피해자들은 불과 1년이라는 짧은 신청 기간으로 인해 진실규명의 기회를 상실했다. 1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는 한국전쟁기 민간인 학살 사건 가운데 1기 진실위가 확인한 희생자는 16,500여명에 불과하다. 국방경비법, 특수범죄처벌에관한특별법, 국가보안법, 반공법 등 반인권적 법률에 의한 피해자들의 규모는 파악조차 되어 있지 않다. 간첩조작 사건, 납북어부 사건, 의문사 사건, 형제복지원 사건, 선감학원 사건, 서산개척단 사건 등 인권침해 사건의 피해자들 역시 진실규명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진실위는 법에 보장된 2년의 조사활동 기간 연장조차 이루지 못하고 해산되었다. 과거사재단 설립 등 피해자의 명예회복을 위한 후속 조치는 방치되었고 과거청산을 위한 국가 차원의 노력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국전쟁기 학살된 민간인 유해 발굴 작업도 민간에서 공동조사단을 꾸려 진행해야 할 정도였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기, 우리는 과거의 진실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으면 폭력과 야만의 역사가 반복된다는 교훈을 뼈저리게 경험했다. 용산과 강정, 밀양, 쌍용차, 세월호 그리고 백남기 농민에 이르기까지 국가폭력은 때로는 노골적으로 때로는 방식만 바뀌어 교묘하고 은밀하게 지속됐다. 사법농단 사태에서 드러난 바, 정권과 결탁한 대법원은 긴급조치를 ‘고도의 통치행위’라고 판결하며 국가폭력 불처벌의 역사에 정점을 찍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촛불항쟁으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과거사 문제 해결’을 100대 국정과제의 세 번째로 꼽았고 2018년 하반기 진실위를 설립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국전쟁기 민간인 학살 유족들은 문턱이 닳도록 국회를 드나들며 의원들에게 과거사법 개정을 호소해 왔다. 2017년 11월 시작된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들의 국회 앞 노숙 농성도 800일을 넘겨 이어지고 있다. 피해생존자 최승우 씨는 지난해 11월 국회 앞에서 24일간 고공 단식농성을 감행하기도 했다. 지난 19대 국회에도 13개 법안이 제출되었으나 임기 만료로 폐기된 바 있다. 만약 20대 국회에서도 개정안이 또 다시 폐기된다면 피해자들의 무력감과 자괴감만 커질 것이다.
총선을 앞두고 국회가 일손을 놓고 있는 오늘도 유족과 피해자가 하나 둘씩 세상을 떠나고 있다. 70년 한을 품고 살아온 한국전쟁 유족과 아무 이유도 모르고 어린 나이에 국가에 의해 납치당해 가혹한 폭력에 시달려온 이들이다. 과거사법 개정을 통해 이들에게 진실규명과 명예회복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은 입법 기관인 국회의 책무이자 도리이다. 과거사법 개정의 마지막 기회인 2월 임시국회에서 20대 국회의 결단을 촉구한다.
국회는 과거사법 개정을 통해 국가폭력피해자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입법기관으로서의 책무를 이행하라!
국회의 국가폭력사건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과거사법 개정을 촉구한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20대 국회는 진실화해위원회 재가동을 위한 과거사법 즉각 개정하라!
2020년 2월 21일
-과거사법 개정을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 일동-
4.9통일평화재단,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나야장애인권교육센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과거사청산위원회, 민주언론시민연합, 법인권사회연구소, (사)제주다크투어, (사)민주화운동정신계승연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인권운동공간 활,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인권의학연구소.김근태기념치유센터,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인천인권영화제,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재)진실의힘, 전남시민단체연대회의, 참여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전쟁유족회특별법추진위원회, 한국투명성기구, 한국YMCA전국연맹, 형제복지원사건진상규명을위한대책위원회,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 흥사단
평등과 연대로! 인권운동더하기
(거창평화인권예술제위원회, 광주인권지기 활짝, 구속노동자후원회, 국제민주연대, 노동인권실현을위한노무사모임, 다산인권센터,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문화연대,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불교인권위원회, 빈곤과 차별에 저항하는 인권운동연대, 사회진보연대, 삼성노동인권지킴이, 새사회연대,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서울인권영화제,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울산인권운동연대, 원불교인권위원회, 인권교육센터 들, 인권교육온다, 인권연극제,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인권운동사랑방, 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 장애여성공감,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제주평화인권연구소 왓, 진보네트워크센터,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천주교인권위원회,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청소년청년감염인커뮤니티 알,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HIV/AIDS인권연대나누리+)
'활동 > 입장•성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의견서]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1조 개정안에 대한 의견서 (0) | 2020.03.10 |
---|---|
[성명서]삼성의 '꼼수사과'를 규탄한다. (0) | 2020.02.28 |
[논평]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 경기도성평등기본조례 논의결과에 부쳐 (0) | 2020.02.18 |
[논평]정보활동 강화, 경찰개혁 거꾸로가는 경찰 경찰의 정보활동 강화 즉시 중단하고 정보경찰 폐지해야 (0) | 2020.02.12 |
[논평]지금 필요한 것은 동료시민을 향한 연대의 마음이다. (0) | 2020.0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