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으로 보는 세상] 세계 여성의 날과 성평등[다름으로 보는 세상] 세계 여성의 날과 성평등

Posted at 2012.03.20 17:05 | Posted in 격주간 <다산인권>/다름으로 보는 세상

세계 여성의 날과 성평등


3월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었다. 하루 전인 3월 7일 수원시에 있는 여성단체들은 수원역 남쪽 광장에서 ‘제8회 경기여성한마당’을 열어 이 날을 기념하였다. 그 행사는 경기여성연대, 경기여성단체연합, 경기자주여성연대, 전국여성노동조합경기지부, 민주노총경기본부 여성위원회, 및 한국노총경기지역본부 여성위원회가 주최했고, 문화공연, 여성정책 요구, 및 선언서 낭독이 있었다. 게다가, 이 날의 행사는 제222차 수원촛불, 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의 선전전 및 아이들에게 핵 없는 세상 물려주기 같은 다채로운 연대 행사들이 함께 열렸다.   
 
전국적으로도 기념행사가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행사는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주관한 ‘올해의 성평등 디딤돌’과 ‘걸림돌’ 그리고 ‘여성운동상’ 선정이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작년 한해 동안 성평등에 도움이 된 개인이나 단체에 ‘성평등 디딤돌’을 수상했는데, 올해는 한 분의 여성노동자와 두 단체가 선정되었다. 먼저,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작은꽃'(가명)님이 디딤돌 수상자가 되었는데, 작은꽃님은 직장내에서의 성희롱 사건을 공론화하고, 부당한 해고에 맞서 투쟁하여, 결국 원직 복직과 가해자 해고, 재발방지 대책수립 등 합의를 얻어냈단다. 두번째 디딤돌 수상자는 공공노조 서경지부 홍익대분회였다. 홍익대의 청소 노동자들—대부분 여성노동자—이 갑작스러운 계약해지 사태를 맞아서, 농성과 투쟁으로서 전원 고용을 달성했으며, 또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시켰다는 이유에서였다. 마지막 수상자로 선정된 고려대 반성폭력연대회의는 같은 학교 의대생이 동기 여학생을 집단 성추행한 사건에 대응하여 성폭력에 대한 인식을 학내에서 변화시키고자 노력해왔다. 또, 올해의 여성운동상에는 전국민간서비스산업연맹 전국학습지산업노조 재능교육지부가 선정되었다. 대부분의 노조원들과 간부들이 여성인 재능교육지부는 4년 이상 농성을 하고 있으며, 특수고용노동직의 부당한 노동실태를 알리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 왔다. 
 
이에 반해, 대전지방법원 가정지원의 나상훈 판사는 지적장애 여중생을 성폭행한 고등학생들에게 가중처벌 대신 보호처분을 판결하여 성폭력 범죄를 묵인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성평등 걸림돌의 수상자가 되었다. 두번째 성평등 걸림돌의 수상자는 포항남부경찰서였다. 유흥업소에서 일하던 8명의 여성이 자살을 했는데, 포항남부경찰서는 이 사건들을 숨기려거나 날조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았고, 유흥업주들의 불법행위를 묵인했을 뿐만 아니라 그들로부터 향응을 제공받았다는 것이 결국 밝혀졌다. 마지막으로, 성희롱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강용석 의원을 두둔한 김형오 전 국회의장과 제명안에 무기명 비밀투표로 반대한 134명 국회의원이 마지막 성평등 걸림돌로 선정되었다.  
 
어떤 지역이 성평등 걸림돌에 선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상에 선정된다는 것은 수상자뿐만 아니라 그들의 지역에게도 불명예스러운 일이다. 즉, 그 상은 그 지역의 여성 처우가 타지역보다 열악하며 그리고 개선의지가 부족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성평등 디딤돌이나 여성운동상 수상이 좋은 것도 아니다. 그 상들이 지역의 성평등을 고양하는데 도움이 되겠지만, 그 이면에는 그 지역에서 성차별이나 성희롱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반증하기 때문이다.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수원에서는 그 누구도 또는 단체도 수상자로 선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수상자가 없다고 해서, 여성에 대한 차별이나 성희롱이 다른 지역에 비해서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어느 지역이든 성평등에 대한 문제는 있다. 예를 들면, 수원시민신문의 임이화기자는 수원여성노동자회 고용평등상담실에서 2011년 한해 동안 했던 상담사례의 분석결과에 대한 기사를 썼다. 그 기사에 따르면, 2010년에 478건의 상담사례가 있었던 것에 비해, 2011년에는 30.5% 증가한 624건의 상담이 있었다고 한다. 그 중 산전후 휴가나 육아휴직 같은 모성보호관련 상담이 50.6%였는데, 이것은 임신, 출산 및 육아 때문에 여성들이 직장생활에서 불평등 또는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성희롱과 성차별에 관련된 상담도 23.4%였다고 한다. 더구나, 괴롭힘과 해고 등을 당할 수 있기 떄문에, 성희롱을 당한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알리기를 꺼려해 정신적 및 신체적 고통이 심각하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사례들은 직장내에서 성평등이 여전히 요원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언제라도 수원에서 성평등 걸림돌이나 디딤돌 수상자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성평등 디딤돌이나 걸림돌, 또 여성운동상에 대상자가 없다는 소식을 언제쯤 들을 수 있을까? 또, 그러한 대상자가 수원에는 없다고 확신할 날은 언제나 될까? 그 날을 앉아서 기다리기보다는 만들어 가야 할 것이라고 믿는다. 


■ 글 : 이광훈(다산인권센터 자원활동가입니다.) 
■ 사진 : <경기자주여성연대>에서 제공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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