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교사 푸른솔의 교육희망 ②] 이것은 왜 교육이 아니란 말인가?[예비교사 푸른솔의 교육희망 ②] 이것은 왜 교육이 아니란 말인가?

Posted at 2012.08.06 11:22 | Posted in 칼럼/예비교사 푸른솔의 교육희망

푸른솔님은 내년 졸업을 앞둔 예비교사입니다. 요즘엔 다산인권센터 인권교육팀에서 바쁜 시간 쪼개가며 인권교육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고민이 많습니다. 졸업하면 어떻해야 하나, 또 대한민국 교육현실을 어떻게 바꿔야 하나, 내가 무얼 할 수 있을까. 지금부터 예비교사 푸른솔님의 고민, 함께 들어주실래요?



사진출처 : 실상사 작은학교 홈페이지




지난 번 글에서, ‘대안’교육이라고 불리지만 사실은 ‘기본’으로 돌아가고 있는 교육을 이야기 했었다. 이번 글을 쓰기 위해 이것저것 썼다 지웠다 하다 보니, 교육이 아니었던 것을 교육으로 끌고 들어온 ‘실상사 작은 학교’가 떠올랐다. 

요즘 페이스북에서 지리산 사진을 종종 마주친다. 지인들이 다녀온 ‘실상사 작은 학교’(작은학교)의 여름 계절학교의 흔적이다. 작은학교는 중등 과정의 대안학교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지리산 자락에 있는 학교이고, 우리 나라의 첫 불교계 대안학교이다. 방학마다 열리는 계절학교는 학교 생활을 체험하고 이 학교를 선택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다. 2010년 겨울이었던가, 나도 계절학교에 자원교사로 참여한 적이 있다. 날씨는 무진장 추웠지만 몇 가지 불편함 때문에 여러 생각과 고민을 얻고 돌아왔었다.
 
그 중 하나는 가기 전에 읽은 ‘여우처럼 걸어라’는 책이 시작이었다. 분명히 학교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책이라고 했는데, 내가 예상한 내용과는 완전히 달랐다. 산에서 동물들에게 방해되지 않게 걷기, 나무로 생활도구 만들기, 흙 다루기 같은 내용들이 담겨 있었고, 그것도 저자의 회상 방식으로 기술되어 있었던 것이다. 나는 멋드러진 철학이나, 잘 짜인 교육과정 같은 것들을 기대했는데 말이다. 이게 뭐지? 이런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짜야하는 건가(계절학교 중 몇 시간은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구상한다)? 이게 교육이라는 건가? 이걸 왜 하는 거지? 
 
지금은 다시 이렇게 묻는다. ‘이것은 왜 교육이 아니란 말인가?’ 지금의 공교육에서 배우는 국어, 수학, 사회, 과학... 이것들은 교육이고 왜 흙과 나무를 다루는 것은 교육이 아니란 말인가? 내가 ‘여우처럼 걸어라’를 처음 마주쳤을 때 이걸 왜 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던 것처럼, 공교육을 받는 대부분의 학생들도 국어, 수학, 사회 등을 왜 배워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지 않나? 
 
내가 느낀 불편함은 도시에서 태어나고 도시 중심적인 교육을 받고 자란 사람의 불편함일 뿐이었다고 지금은 생각한다. 지금의 학교 교육은 인간중심, 합리주의, 자본주의 사회를 지향한다. 그런 학교에서 자연은 이용의 대상, 기껏해야 보호해야 할 대상이며, 감성이나 몸의 영역은 현저히 줄어든다. 자본주의적 경쟁체제도 당연히 도입된다. 반면 실상사 작은 학교는 자립, 생태, 공동체적인 삶을 지향한다. 그렇기 때문에 작은 학교에서는 자립적 삶에 필요한 기능, 생태적인 삶에 필요한 신념을 담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삶을 조여 오는 신자유주의, 생명을 위협하는 핵발전소, 갈수록 심해지는 기후변화...이 속에서 정말 국어, 수학, 영어만 가르치고 있어도 되겠냐는 문제제기를 읽은 적이 있다. 십분 공감한다. 정말 이대로 좋은가? 변화하는 사회의 요구를 받아들인다며 거의 매년 교육과정을 개정하고 있지만 실상 바뀌는 건 수업의 양과 진도의 빠르기 정도이고, 내용에는 좀처럼 변화가 없다. 
 
정말 새로운 사회를 지향한다면, 우리의 학교가 바꾸어야 할 것은 뭘까. 지금까지 교육이라고 생각했던 것을 담은 학교는 그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그럼 지금의 학교가 ‘교육이 아니’라고 여기는 것들은 무엇일까? 그것들을 살펴 끌어내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글 : 푸른솔 (인권교육팀 자원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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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교사 푸른솔의 교육희망①] 기본으로 돌아가는 학교[예비교사 푸른솔의 교육희망①] 기본으로 돌아가는 학교

Posted at 2012.07.10 14:11 | Posted in 칼럼/예비교사 푸른솔의 교육희망

푸른솔님은 내년 졸업을 앞둔 예비교사입니다. 요즘엔 다산인권센터 인권교육팀에서 바쁜 시간 쪼개가며 인권교육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고민이 많습니다. 졸업하면 어떻해야 하나, 또 대한민국 교육현실을 어떻게 바꿔야 하나, 내가 무얼 할 수 있을까. 지금부터 예비교사 푸른솔님의 고민, 함께 들어주실래요?



그 학교에서는 학생이 교사의 이름(별명)을 대놓고 부른다. 말할 때도 반말을 쓴다. 교무실에 학생들이 마음대로 들락날락하고, 학교에서 공부하는 시간보다 노는 시간이 더 긴 아이들도 많다. 아니, 그런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써놓으니 교권이 무너지는 현장, 무력한 교사, 거친 아이들... 뭐 이런 용어들이 떠오른다. 물론, 그런 이야기를 하려고 쓴 건 아니다. 6월부터 내가 자원활동을 하고 있는 산어린이학교-초등대안학교-의 이야기다. 

산어린이 학교를 비롯한 많은 대안학교에서는 교사와 학생이 서로 반말을 쓴다. 고학년 아이들의 경우 먼저 존대말을 쓰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반말을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이 ‘존중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애초에 서로 반말을 쓰는 이유가 존대말/반말과 상관없이 서로를 존중할 수 있다는 것을 배우기 위해서라고 하니까. 아이들 역시 교사를 좋아하고 의지하고 잘 따른다. 학교에 처음 와서 뭘 잘 모르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친절하게 이것저것 잘 가르쳐준다. 

물론 대안학교라고 해서 학생들이 모두 친절하고,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동시에 타인을 배려하는, ‘민주적’이고, ‘친환경적으로’ 사는 것은 아니다. 툭하면 욕하고, 싸우고, 때리기도 하고, 어떨 때는 얄미울 만큼 자기 것 챙기려들고, 탄산음료도 과자도 좋아하는 천상 아이들이다. 
 
이게 무슨 ‘받아올림이 있는 덧셈을 하는 방법을 알 수 있어요’도 아니고, ‘대안적 삶의 가치’를 가르치는 것이 초등과정 6년 만에 나타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집에 돌아가면 소비를 조장하는 삐까번쩍한 쇼핑몰에, 컴퓨터 게임에, 텔레비전 등등 전혀 ‘대안적이지 않은’ 삶의 모습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는데 말이다.
 
다만 제도권 학교 학생들에 비해서 밝고, 자기 표현도 잘하고, 잘 논다. 축구든, 전통놀이든, 목공이든, 핸드폰이나 컴퓨터에 갇히지 않고 잘 노는 것이 보기 좋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정말 ‘애 같아서’ 좋다! ‘요즘 애들’은 애들이 아니라느니, 때 묻었다느니 이야기하지만, 산어린이학교의 넓고 시원한 평상에 앉아서 아이들이 노는 양들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그건 다 학교와 학원 때문인 것만 같다. 쓸 데 없는 간섭과 욕심만 거두어내면, 이렇게들 순수하고 예쁜데 말이다. 
 
‘대안’이라고 말하지만, ‘기본’을 지키는 교육. 대표교사가 이야기해준 산어린이학교의 ‘모토’다. 그렇다. 산어린이 학교 아이들은 정말 ‘초딩답다’. 초등학교 시절에 ‘초딩답게’ 클 수 있게 해주는 것. 미래를 위해 지금 불행하라고 을러대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행복하게 해주는 것. 대안교육운동은 전혀 새로운 것을 이야기하는 교육이기 이전에, 기본으로 돌아가자고 주장하는 운동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 글 : 푸른솔 (인권교육팀 자원활동가) 


  1. 푸른솔님의 글 잘 읽었습니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로서 2년후에 우리 아이는 어떤 교육을 시켜야 하나 고민중입니다. 그래서 산어린이학교에 대해 쓰신 글이 마음에 와닿았어요. 한가지, 이렇게 댓글을 남기는 이유는, 반말을 쓰는게 아니라 평어를 쓴다고 하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반말의 국어개념은 아니지만,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반말이라는 말은 상대를 낮추어서 말하거나 하는 하대의 의미로 많이 쓰여서 말이지요. 저만의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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