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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입장•성명

[성명] 삼성전자서비스의 불법 파견에 면죄부 주는 고용노동부를 규탄한다


▲ 삼성전자서비스 센터 입구에 적힌 '서비스는 역시 삼성입니다'라는 문구. ⓒ 정민규 / 출처 : 오마이뉴스

 

삼성전자서비스의 불법 파견에 면죄부 주는 고용노동부를 규탄한다

고용노동부는 9월 16일, 삼성전자서비스의 불법 파견 여부에 대한 조사에서 불법 파견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결을 내렸다. 우리는 고용노동부의 이번 조사 결과 발표를 접하면서, 충격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 박근혜 정부가 틈만 나면 외쳤던 원칙 바로 세우기에 노동자들의 인권과 권리는 해당 사항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을”들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던 국가권력과 정치권의 외침은 한낱 쇼(show)였단 말인가!

그동안 삼성전자서비스가 위장 도급을 시행했다는 증거들은 차고 넘친다. 노동자 모집 단계에서부터, 모든 업무 지시는 원청의 관리와 시스템을 통해서 이루어졌다. 고객에게 받는 서비스 수수료는 원청을 거쳐서 노동자에게 일정한 비율의 수수료로 돌아오는데, 협력 업체 사장이 개입할 여지가 거의 없다. 이런데도 협력 업체가 독자적인 실체가 있다고 운운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겠다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렇게 명백한 사실들에도 불구하고 위장 도급이 아니라고 판결을 내렸다는 것은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에게 20여 년의 노예와 같은 삶을 또 다시 살아가라는 것과 같다. 또한 노동자들의 권리와 인권을 최고의 가치로 두고 일해야 할 고용노동부가 삼성 재벌의 권력 앞에 굴복한 것과 다름 없다. 노동자들의 권리가 아닌 재벌의 이익에 손을 들어주는 ‘정치적 판단’을 한 것이다. 고용노동부가 “논란의 여지는 있으나 불법 파견으로 보기 어렵다”라고 표현하는 부분에서 이 사실을 더 분명하게 알 수 있다.

하지만 삼성재벌의 추악한 돈벌이를 보존해주기 위해 진실을 외면한 결과,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사실을 삼성과 고용노동부는 알아야 한다. 대법원에서 까지 인정한 현대 자동차 불법 파견 문제를 현대 자본과 국가가 외면하면서 치루고 있는 논란과 사회적 비용이 좋은 예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렇게 계속 “불법 파견”에 면죄부를 주면, 사용자들이 아무런 죄 의식 없이 위장 도급을 남용하고, 같은 방법으로 노동자들을 착취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수 많은 사람들의 권리가 무너지고 고통 받는 결과를 어떻게 개별 기업의 수익 몇 푼과 비교할 수 있단 말인가!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과 삼성노동인권지킴이 등 수 많은 노동 사회 인권 단체는 고용노동부를 강력하게 규탄하며, 이번 고용노동부의 발표를 인정할 수 없다. 또한 앞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진실을 밝히기 위해 투쟁할 것임을 밝힌다. 만일 계속해서 고용노동부가 노동자들이 아닌 재벌의 편에 서서 진실을 외면한다면 노동자들의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2013년 9월 17일
삼성노동인권지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