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DMZ 지역상영회에서 상영한 '카운터스'에 대한 후기를 김선영 님께서 남겨주셨습니다. 정성스러운 후기에 감사드립니다.
‘카운터스’ 관람후기
김선영 님
우선 유익한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 다산인권센터에 감사인사를 전한다. 사실 상업영화가 아니면 나 같은 사람은 쉽게 접하기 어렵기도 하고 관심도 덜 한 편인데 이 영화를 본 후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늘 생각하지만 차별이 나쁜 것은 그것이 사회적 약자들에게 행해진다는 점이다. 그런 부분에서 차별은 폭력과도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이는 차별엔 다양한 폭력들이 함께 동반된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영화가 상영되고 처음 얼마동안 시위를 하는 두 집단 중 누가 더 나쁜 집단인지 헷갈렸다. 경찰이 보호하는 집단이 좋은 쪽인가??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았다. 과격하고 혐오적인 말들로 시위를 하고, 상대방도 그에 못지않게 폭력적으로 대응하고... 어느 쪽이 덜 과격하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시민들의 말처럼 두 집단 다 무서웠다. 대응하는 자들의 말들을 들어보기 전에는...
영화 속 인물들을 인터뷰 하는 과정에서 각자의 의견들을 듣고 그들의 행동을 영상으로 보면서 나는 인간의 양면성을 들여다보는 듯 했다. 자신과 나라, 자국의 이익이 곧 자신의 이익이라고 말하며, 이미 오랫동안 함께 살아온 타국인들을 이방인이라 하고, 욕하고 폭행하고 몰아내야한다는 생각을 하는 ‘혐오시위 참여하는 자’와 누구도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고자 혐오시위에 ‘대응하는 자’들... ‘과격한 혐오시위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은 더 강한 방어만이 방법이다’는 그들의 말에 폭력대응방법에 살짝 흔들렸다. 대응이 강해지면 차별과 폭력이 오히려 줄어들까?
문득 혐오시위가 확대되고 있을 때 ‘카운터스’들이 나서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생각해본다. 누구나 너무하다는 생각은 들지만 그것을 제재하는 사람들은 드물다. 속으로 ‘그건 아니지’라고 하겠지만 그게 표현되지 않는다면 일반사람들은 지속적으로 들어내고 있는 혐오시위자들 말에 익숙해지고 후엔 어느새 동의하게 될 지도 모른다. ‘행동하는 것이 진짜 정의다’라는 ‘카운터스’의 말처럼 나도 행동하는 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의 나 자신은 어떤지 생각해본다. 나도 모르게 내 안에 자리잡혀있는 차별의 씨앗은 없는지. 내가 받은 차별과 내가 행한 차별들을 무엇인지. 현재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차별의 행태들은 또 어떤가. 카운터스의 활동을 통해 일본은 ‘혐오표현금지법’을 통과시켰다. 우리나라도 2007년 10월에 입법을 예고한 ‘차별금지법’이 현재까지도 여러 이유로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분명 반대하는 사람들도 그들만의 이유가 있겠지만 진정한 인간존중의 사회를 만들기 위해 차별금지법은 꼭 필요한 법이 되어버렸다. 그 법이 꼭 필요할 만큼 사회는 차별에 익숙해져 버린 것이다. 그러기에 하루빨리 법이 통과되기를 기대해본다. 그리고 그런 법이 필요 없는 사회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끝으로 늘 선두에서 싸워주셨던... 이제 고인이 되신 ‘다카하시’분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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