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그 남자를 국회로 보내면 안 되는 이유[기고]그 남자를 국회로 보내면 안 되는 이유

Posted at 2016.04.12 10:21 | Posted in 활동소식/기고문 모음

그 남자를 국회로 보내면 안 되는 이유


국회의원이 되고 싶다는 한 남자가 있다. 선거사무실 벽면 전체를 덮는 큰 현수막에서 그 남자는 ‘일’로 보여주겠다며 한 손가락을 든 채 자신만만하게 웃고 있다. 그 사진을 볼 때마다  그 남자의 손가락이 국민을 향한 삿대질처럼 느껴지는 건 왜일까? 왜 그 남자가 말하는 ‘일’이라는 게 우리 지역 사람들의 의견과 민심을 대변하는 것과는 무관한 일일 거라는 생각이 드는 걸까? 왜 그 남자의 말과 행동에 전혀 신뢰가 가지 않는 걸까? 도대체 왜?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그 남자가 지난 1년 9개월 동안 국회에서 보여준 언행에서 잘 나타나지 않을까 싶다.


그는 참 많은 말을 했다. 물론 그에게도 표현의 자유가 있으니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할 권리는 있다. 문제는 그의 말에서 악취가 난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남자가 국회의원이자 특정 당의 대변인이라는 이유로 원하든 원하지 않든 국민들은 언론을 통해 그의 말을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입에서 쏟아져 나오는 말들을 듣다보면 그 고약한 냄새 때문에 그가 대변인(代辯人)인지 대변인(大便人)인지 헷갈릴 정도다. 아마도 그 악취의 근원은 권력을 향한 썩어빠진 탐욕일 것이다.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거나 국민의 삶을 위하는 말이 아니라 윗선의 눈치를 보며 내뱉는 말, 좀 더 높은 자리와 더 큰 권력을 얻고 싶어 안달 난 마음에서 나온 말이 좋은 향기를 뿜을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글자 중간에 김용남 후보 얼굴이 들어가게 해서 사진을 찍는, 난 안 찍어 퍼포먼스.

ⓒ 이민선(오마이뉴스)


그는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가 엉뚱하게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의 7시간을 조사하려고 한다고 비난하며 특조위의 주장이 일본 극우파와 비슷하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삶에서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 집회에 나온 시민들을 폭도에 비유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실려 간 일흔 살 농민에 대해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므로 지엽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참고로 그 농민은 135일이 넘도록 아직까지 의식조차 찾지 못하고 계신 상태다. 그는 국민의 삶을 통째로 감시하고 사찰하려는 소위 ‘테러방지법’을 막기 위해 국회에서 10시간 넘게 필리버스터를 이어간 동료의원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그런다고 공천 못 받는다는 막말을 서슴없이 내뱉었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는 말처럼 이 상황에 어울리는 말이 또 있을까 싶다.


한 사람의 말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 했다. 말로 천 냥 빚을 갚는다고도 했다. 반대로 세 치 혀가 사람을 잡는다고도 했다. 이런 속담뿐만 아니라 옛날이야기나 역사 속 사건들을 보면서 우리는 어릴 때부터 말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시도 때도 없이 들어왔다. 또한 인간이라면 때와 장소에 따라 말을 가려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수 없이 들어왔다. 다시 말하지만 그 남자에게도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할 권리가 있다. 하지만 국회의원으로서 사람들 앞에서 할 말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있다. 그것은 공인(公人)이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자질 중 하나다. 그러나 그 남자의 말들을 살펴보면 그는 그런 기본조차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 너무나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할 말, 못할 말조차 구분하지 못한 채 마구잡이로 말을 내뱉어내는 그 남자의 혀는 독사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앞에서는 웃으면서 국민을 위해 ‘일’ 하겠다 말하지만 그 독사가 언제 어디서 우리의 발꿈치를 깨물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면 그 남자의 행동은 어떠한가? 말이 그 모양인데 행동이라고 크게 다를까? 그렇다. 그 남자의 행동을 봐도 그가 개차반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우선 그는 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제정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국민 600만여 명의 서명과 염원이 담긴 특별법 제정을 대놓고 반대한 것이다. 그는 갑질 논란에도 휩싸였다. 자신의 의정활동을 돕는 보좌관을 폭행하고 모욕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그의 임기 1년 중 보좌관이 7~8명 바뀌었다고 한다. 보통 국회의원들의 임기 동안 보좌진의 수가 평균 8명이라고 하니 그 남자가 평소에 자신의 보좌관들과 어떤 식으로 관계를 맺는지, 그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대하는지 쉽게 추측해볼 수 있다. 옆에서 자신의 일을 돕는 사람에게도 이렇게 갑질을 해대는데 또 다시 국회의원 금배지를 달게 되었을 때 과연 그 갑질이 국민을 향하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 아이러니한 사실은 작년 초 우리 사회를 갑질 논쟁으로 뜨겁게 달구었던 ‘조현아 땅콩 회항’ 사건 이후 그 남자가 대기업 일가의 전횡을 막기 위한 일명 ‘조현아 특별법’을 발의했다는 점이다. 이것이야 말로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게 나무라는 격 아닌가?


1년 9개월 정도 국회에서 경험한 권력의 맛을 잊을 수가 없었는지 그 남자는 20대 국회의원 선거의 후보가 되어 다시 한 번 더 자신을 국회로 보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그 남자가 국회의원이 되어 보여주겠다는 일은 도대체 어떤 것일까? 이렇게 막말과 막돼먹은 행동을 해도 다시 금배지를 달게 되었을 때 이 남자는 자신을 뽑아준 국민들에게 어떤 태도를 보일 것인가? 확실한 것은 그 남자의 행동이 쉽게 변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것이며, 과거의 행적으로 봤을 때 그는 국민들의 의견에 귀 기울여 서민들의 삶을 위하고, 서로 다른 사람들이 공존할 수 있도록 하는 정치를 하기 보다는 자기 자신과 자신이 속한 당의 이익을 위해서만 말하고 행동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점이다. 


플라톤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정치에 참여하기를 거부함으로써 받는 벌 중의 하나는 자신보다 못한 사람의 지배를 받는 것이다.’ 지금의 현실 속에서 시민들이 정치에 직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는 바로 선거에서 제대로 된 후보를 선택하는 일일 것이다. 특정 당에 속해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의 됨됨이나 정치에 대한 비전은 보지 않은 채 그 남자와 같은 사람들에게 표를 던지는 것은 우리보다 못한 사람의 지배를 받기를 스스로 선택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리고 우리보다 못한 그 남자는 우리의 삶을 지금보다 더 팍팍하고, 더 고단하게 만드는 ‘일’들로 우리에게 보답할 것이다. 자, 이런대도 그 남자를 국회로 보내겠는가?


2016.4.8 미디어스 '지금 인권'

아샤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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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를 국회로 보내면 안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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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총선 인권올리고 가이드'를 소개합니다.'4.13 총선 인권올리고 가이드'를 소개합니다.

Posted at 2016.03.24 11:16 | Posted in 활동소식/이슈&사람

보여주는 것만 보면 부족하다. 안 보이는 것까지 봐야 제대로 투표할 수 있다!


4.13총선 인권올리고가이드 다운로드받으세요~ ^-^



선거가 다가오고 있나봅니다. 열아 홉 번의 새로운 국회가 구성되는 동안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사람들은 우리의 삶을 지금보다 나아지게 해주겠다고 수없이 약속했던 것 같은데 어째 점점 더 팍팍해져 만 갑니다. 4월 13일에 있을 총선으로 구성될 스무 번째 국회는 조금 다를까요? 기대와 희망이 품어지지 않는 것은 왜일까요? 선거와 정치, 그것이 우리의 일상 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보고 싶어졌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약속을 하게 했습니다.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고,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밝혀내겠다고, 참사가 되풀이 되지 않 도록 낡은 것들을 고치고 부수고 새로 짓겠다고 했습니다. 어쩌면 이 약속들을 지 키기 위해서 지난 2년간 했던 수많은 활동들이 존엄한 삶을 지속하게 하는 진짜 정치의 모습은 아닌가 싶습니다. 정치인이 대신 해주겠다 약속한 것이 아니라 우 리가 직접 만들어가겠다 약속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선거로 뽑힌 자들이 하는 정치는 수많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행하는 더 큰 정치의 한 부분일 수밖에 없 습니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퇴색된 정치의 의미와 언어를 우리의 것으로 다시 가져 오는 것은 아닐까요? 잘못된 것을 바꾸고, 책임져야할 사람들이 책임지게 하는 힘은 우리에게 있어야 합니다. 다시 세우는 정치가 가지는 힘은 그 전과는 다를 것 입니다. 그 때의 정치는 인간을 사람답게 하는 것, 존엄함을 가진 인간으로 존재할 수 있게 하는 인권을 기초로 해야 합니다. 인권을 기초로 한 정치의 물꼬를 트는 작은 씨앗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4.13 총선 인권 올리고 가이드’를 만들었습니다. 선거로만 모아지지 않는 밀려나고 사 라져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들, 선거가 하지 않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인권운동이 가진 고민을 인권올리고 가이드를 통해 말합니다. 그 이야기들이 모여 선거가 끝 이 아닌 시작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인권올리고 가이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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