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5163부대와 그들의 적반하장[기고] 5163부대와 그들의 적반하장

Posted at 2015.07.21 10:29 | Posted in 활동소식/기고문 모음




이탈리아 해킹전문업체 판매 내역이 해킹되어 공개됐다. 고객명단에 대한민국 정부 5163부대가 있었다. 오고 간 영수증 주소는 국정원 공개 민원 창구 접수처와 같았다. 국정원은 프로그램 사용을 시인했다. 그러나 ‘대북·해외 정보전’ 차원이라고 변명했다. 국내 민간인 사찰 목적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국정원 직원이 자살했다.

이번 일의 기술 담당 직원이었다. 유서에는 “내국인에 대한 선거 사찰은 전혀 없었다”고 쓰여 있었다. 새누리당은 야당과 일부 언론이 물고 늘어져 비극으로 이어졌다는 정치공세를 시작했다. 여권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선 국정원이라고 하면 덮어놓고 의심의 눈초리로 보는 경향이 있다“며 분노했다.

19일 야당은 ‘이탈리아 해킹팀이 시도한 국내 아이피 주소 중 KBS와 KT·다음카카오 등 방송·통신사 등이 두루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국정원 주장대로 ‘대북용’ 이나 ‘연구용’이든 아니든, 국내 아이피 주소들이 해킹당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암약하는 간첩 신원을 확인했기 때문에 전방위적 사찰을 했다 한다면, 그것도 두려운 일이다. 도대체 간첩은 얼마나 있는 것이며 국정원은 그동안 무엇을 했단 말인가. 지난 대선 국정원 직원 김아영이 여당 후보, 대통령을 도왔던 열정이면 나라가 이 꼴이 되었을까 말이다.

‘덮어 놓고 의심의 눈초리로 보는 경향’은 누가 만들었는가. 국민들이 국가 안보에 여념 없는 정보기관 존재를 일년 내내 사찰 시비로 왜 만나야 하는가.

국정원장이 선거법 위반과 국정원법 위반으로 감옥에 갇혀 있는 것은 말이 되는가. 당신들이 결백하다는 것을 믿을 사람은 눈을 씻고 봐도 없는데, 국민에게 뒤집어 씌운다. 이런 것을 적반하장이라고 하지 않겠나. 도둑이 되레 매를 들고, 잘못한 사람이 도리어 잘한 사람을 나무라는 경우 말이다.

하긴 여당 대표 김무성씨는 “국가 안위를 위해 해킹 할 필요가 있으면 하는 것 아니냐”했다 하니, 그게 국내용이든 불법이든, 사적이든, 이미 논할 가치조차 없을지 모른다. 솔직한 말이었을지 모른다. 국가정보기관이 언제는 정부여당 것 아닌 적이 있었는가, 닥치고 조용히 있으라는 말이다.

국정원 직원 공동성명이 발표되었다. “자국의 정보기관을 나쁜 기관으로 매도하기 위해 매일 근거 없는 의혹을 경쟁적으로 쏟아내는 나라는 우리 밖에 없습니다.” 정보기관 직원 일동이라는 본적 없고 들은 적도 없는 성명도 어이없다. 조만간 부서 직책 연명도 불사할 기세다. 조직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정보기관 기본도 지키지 않는다.

무엇보다 근거 없는 의혹을 끊임없이 제공했던 성찰은 단 한 줄도 없다. 중앙정보부, 안기부, 국정원으로 이어졌던 국내용 사찰과 고문의 역사를 국민이 잊었다고 하는 소린지 실소가 나온다. 이번 죽음조차 석연치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박근혜 정부 들어 증언자들은 결정적 순간에 죽었기 때문이다. 정적 제거를 위해 어떠한 수단도 마다하지 않던 박정희와 중앙정보부가 무소불위 권력을 휘둘렀던 때를 우리는 독재시대라 부른다.

그 시대 망령을 불러온 것이 누군지, 다시 한번 묻고 싶다. 국민이 문제인가, 당신들이 문제인가. 5163부대 명칭이 ‘516 쿠데타 때 박정희 소장이 새벽 3시에 한강철교를 넘었다’는 데서 따온 숫자라고 하던데… 말해 무엇하리요. 국정원의 거처를. 입만 아프지.

2015. 7. 21. 경기일보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원문보기>

[경기시론] 5163부대와 그들의 적반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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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범에 대한 무분별한 DNA채취 중단해야소년범에 대한 무분별한 DNA채취 중단해야

Posted at 2015.03.05 15:09 | Posted in 활동소식/이슈&사람


사진출처 : 참세상



검찰이 디엔에이 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아래 ‘DNA법’)의 입법목적을 외면한채 DNA법을 악용하고 있음이 여러 차례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다. 지난 2월 11일 노동시민인권단체들은 대검찰청 앞에서 검경의 무분별한 DNA채취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진 바 있다. 자신과 동료들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싸우다 검찰로부터 DNA채취 요구를 받은 장애인, 노동자, 철거민이 채취의 부당함을 이야기했다.


[관련기사] 

대검찰청, 일선청에 집회·시위 중 폭처법 위반 사범 DNA 채취 지시 | 뉴시스

장애인·노동자·철거민은 흉악범? | 미디어충청


그런데 검찰은 장애인, 노동자, 철거민에 그치지 않고 소년범에 대해서도 무분별한 DNA채취를 시행하고 있음이 며칠 전 언론을 통해서 알려졌다(한겨레, 소년범 전과기록도 없앤다더니, DNA채취 왜 하나, 2015. 3.1). 2010년부터 지난 4년간 검찰은 소년범으로부터 1472건의 DNA를 채취하였고, 이 중 절도 관련 범죄가 833건(56.6%)으로 가장 많고, 성범죄(348건, 23.6%), 강도(122건, 8.3%), 폭행(112건, 7.6%)이 뒤를 이었다.


[관련기사]

소년범 전과 기록도 없앤다더니, DNA 채취 왜 하나 | 한겨레


DNA법이 제정될 때부터 소년원에 수용된 소년범(14세 이상 19세 미만)의 DNA 채취 및 신원확인정보 데이터베이스화에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다. 대법원은 “소년의 교화 및 재사회화를 방해하고 소년에 대한 낙인 효과를 초래하므로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국회에 반대 의견을 제출했고, 인권단체 역시 청소년을 포함시키는 것은 사회적 편견과 낙인 효과를 초래하고 어렸을 적 사건으로 언제든지 수사기관에 소환될 위험이 있는데 이는 오히려 청소년의 교화 및 재사회화를 방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강하게 반대했다.


이러한 비판은 아직도 유효하다. 특히 DNA법에 따른 DNA 데이터베이스에 개인의 DNA정보가 저장되면 죽을 때까지 삭제할 수 없는데, 평생 잠재적 범죄자군으로 분류되어 우연히 뱉은 침이나 자기도 모르게 빠진 머리카락 때문에 언제 경찰에 소환될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살아야 한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헌법재판소 김이수 재판관도 비록 소수의견이지만, 소년범에 있어 ‘평생 DNA 신원확인정보가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되어 검색, 조회되도록 하는 것은 대상자에게 대상범죄의 전과자라는 사회적 낙인을 찍음으로써 그의 건전한 사회복귀 및 교화를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서 지나치게 가혹하다 아니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관련기사]

헌재, 부당한 공권력 저항 노동자·철거민 DNA 채취 합헌 논란 | 참세상


그러나 수사당국은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DNA채취와 데이터베이스가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집행하고 있다. 참고로, DNA 채취를 당한 소년범의 절반 이상이 절도범이라는 통계는, DNA법이 흉악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라는 당초의 목적과 전혀 무관하게 집행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소년원에 있는 소년범에 대하여 DNA를 채취하는 과정에서 당사자인 본인은 물론 법정 대리인의 동의를 받는 절차가 제대로 마련되어 있는 것 같지 않다. 영문도 모른채 누군가 와서 입안에 면봉을 넣었다 빼가겠다고 하여 그냥 따를 수 밖에 없었다는 제보가 접수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므로, 수사 당국은 당장 소년에 대한 DNA 채취와 신원확인정보의 데이터베이스화를 중단하고, 현재 데이터베이스로 보관하고 있는 소년에 대한 정보는 삭제해야 한다. 그리고 국회는 DNA법 개정을 통해 소년을 그 대상에! 서 제외해야 한다. 또한, 절도범으로 DNA 채취를 당한 사람들은 장발장법이라 불려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상습절도범인데, 최근 헌법재판소는 위 장발장법이 위헌이라고 선고하였는바(헌법재판소 2014. 2. 26. 선고 2014헌가16(병합)), 시급하게는 절도 관련 범죄로 채취한 소년들의 DNA 데이터를 삭제해야 한다.


2015년 3월 5일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광주비정규직센터, 광주NCC인권위원회, 광주인권운동센터, 광주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광주장애인부모연대, 국제민주연대, 다산인권센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법인권사회연구소, 불교인권위원회, 새사회연대, 시민모임 즐거운교육상상, 원불교인권위원회, 인권교육센터 ‘들’, 인권교육센터'활짝', 인권단체연석회의 공권력감시대응팀, 인권운동공간 ‘활’, 인권운동사랑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진보네트워크센터,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서울지부, 천주교인권위원회,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서울지역모임, ! 학벌없는사회를위한광주시민모임,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한국비정규노동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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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어린이집을 들여다보고 싶을 때도 있었다가끔은 어린이집을 들여다보고 싶을 때도 있었다

Posted at 2015.03.03 10:14 | Posted in 활동소식/기고문 모음

[지금 인권하고 계세요?] “엄마, 저거 감시카메라지?”

이제 갓 6살이 된 아이는 세상에 무서울 것이 없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말 그대로 세상에 자기 혼자 인 냥 온 세상을 쿵쿵 거리며 뛰어다닌다. 자동차가 오든 말든 길거리를 활보한다. 온 세상이 떠나가라 소리를 지르고, 아침마다 창문을 열고 ‘모두 잘 잤어요?’ 라고 외치는 아이.(우리 집은 7층) 다른 이들이 보면 참 귀엽다 여길 테지만 엄마인 나로서는 참 감당이 안 된다. 그래서 나는 아침마다 공룡 소리로 울부짖고, 아이는 생쥐처럼 내 목소리가 안 닫는 곳을 찾아 피해 다닌다. 아이와 나의 일상은 울부짖는 공룡으로 시작해서, 음치 소프라노의 고성으로 막을 내린다. 이렇게 하루 종일 아이와 꼬리잡기 하듯 실랑이를 할 때면 내가 ‘인권 활동가’ 인 게 부끄럽다. 나도 모르게 내 지르는 고성, 삐지기, 밥 안 먹을 때마다 단 걸로 유인하기, 아래층 할머니가 올라온다고 겁주기, 그렇게 하면 키 안자란다고 위협하기. 내가 아이에게 내 뱉는 말은 ‘인권’이라는 것과는 거리가 지구와 안드로메다 사이쯤 되는 ‘협박’과 ‘위협’의 연속이다. 그렇게 날마다 ‘육아는 힘들어’를 입에 달고 산다.

아이는 갓 돌이 지난 14개월 무렵부터 어린이집에 다녔다. 너무 일찍 어린이집을 보낸다는 미안함 마음에 어떤 어린이집에 보낼까 고민이 많았다. 어린이집에 보낸 후엔 걱정이 산더미였다. 가끔은 아이가 무얼 하고 있는지 들여다보고 싶을 때도 있었다. ‘자기 의사를 아직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할까?’. TV에서 심심치 않게 나오는 어린이집 폭력 뉴스를 보면서 늘 걱정스러웠다. 가족과 떨어져 있는 어린이집 생활. 그 공간에서 아이는 잘 지내고 있는 것인지, 잘 먹고 있는 것인지, 다치지는 않는지. 어린이집을 보내고 얼마 안됐을 무렵에는 아이를 찾으러 가면 괜찮은지 먼저 살폈다. 아이가 어떠한 생활을 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걱정의 보따리는 더욱 커져만 갔다. 어린이집에 대한 ‘불안’과 ‘믿음’ 사이의 시소는 늘 오르락내리락 했다.

가끔은 어린이집을 들여다보고 싶을 때도 있었다

최근 CCTV 의무설치 법안 통과를 보면서 그때가 생각난다. 불안과 믿음이 오르락내리락 하던 순간 말이다. 언론을 통해 아이가 선생님의 손에 맞아 날아가는 영상. 그것을 지켜보는 다른 아이들. 그것을 지켜보는 CCTV. 그리고 매체와 인터넷을 통해 지켜보는 우리들. 사랑 받고, 존중 받아야 할 아이의 폭력 영상이 하루 종일 무한 반복 되는 것을 보면서, 폭력에 대한 끔찍함 보다는 여과 없이 보여 지는 영상 속 아이에 대한 걱정이 더 컸다. 언론은 연일 영상을 노출 시키며, ‘어린이집 학대를 위해서는 CCTV 설치가 필요하다’로 결론을 내렸다. 정부는 언론의 속도에 발맞춰 재빨리 CCTV의무화가 담긴 영유아 보호법안을 통과 시켜버렸다.



▲ 전국적으로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의 아동 폭행 신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21일 대전 서구의 한 어린이집이 이를 예방하고자 실내에 CCTV를 설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가장 사랑받고 존중받아야 할 대상은 어린이다.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에 대한 폭력은 어떠한 이유에서든 용납할 수 없다. 당연히 아이에게 폭력을 휘두른 교사는 처벌되어야 하고, 극심해지는 어린이집 학대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콕 짚은 것처럼 ‘CCTV’말고, 실효성 있는 대안 말이다. 왜 학대가 시작되었을까? 지켜보고 있는 사람이 없어서 일까? 하지만, 영상 속 CCTV는 이미 누가 지켜보고 있음을 확인시켜주고 있지 않은가? 폭력은 지켜보고 있든, 없든 일어났다. 작은 새처럼 떠는 아이들을 보면, 그 폭력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님은 명확하다. 이 사건을 통해 CCTV는 현장의 증거를 확인할 수 있는 도구이지, 폭력을 예방할 수 있는 도구가 아님을 보여준다. 그럼 진짜 예방을 위한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하지만 정부는 진짜 예방을 위한 ‘대안’에 대해서는 별 말이 없다. 그래서 참 답답하다. CCTV를 하루 종일 쳐다볼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엘리베이터에 탄 어느 날, 아이는 ‘엄마, 저거 감시카메라다’ 라고 말했다. ‘너, 감시 카메라 어떻게 알아?’, ‘응, 우리 어린이집 놀이터에도 있어. 뭐 하는지 보여주는 거야’ 라고 그 기능 역시도 알고 있었다. 이미 아이는 알려주지 않아도, 어린이집 생활과 매체, 엄마아빠와의 대화를 통해 CCTV의 기능을 알고 있었다. 아마도 CCTV가 아이가 생활하는 교실에 설치되면, 감시카메라가 하루 종일 지켜보고 있음을 아이가 먼저 알 것이다. 그리고 CCTV의 눈이 누구를 지켜보고 있는지 역시도, 아이가 먼저 알 것이다. 하루 종일 아이가 관찰의 대상이 된다는 것, 그 영상이 고스란히 보관된다는 것이 달갑게 느껴지지 않는 건, 아마도 폭력을 인정해서가 아니라, 내 아이의 정서와 미래 때문일 것이다.

“엄마, 저거 감시카메라지?”…아이는 이미 알고 있다

내가 자라온 시절보다 아이의 사생활은 더 많이 노출 될 것이다. 길거리 곳곳의 감시 카메라, 자동차에, 건물 곳곳에, 골목에, 이제는 아이가 생활하는 실내에까지. ‘감시’와 ‘관찰’이 당연시 되고, 일상화 되는 시대가 왔다. 미래는 더욱 감시와 관찰이 촘촘해질 것이다. 그래서 더욱 걱정이다. 촘촘해지는 감시와 관찰이 아이가 많은 시간을 보내는 어린이집 실내까지 들어온다니 말이다. 아이의 사생활과 개인정보가 가감 없이 보여 지는 것이 과연 올바른 것일까?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누군가와의 대화가 생각난다. “오늘 한 아이가 새로 왔는데, 오자마자 두리번거리는 거야. ‘왜 그래?’ 물으니, ‘여기는 감시 카메라 없나 봐요 라는 거 있지? 이미 아이들도 다 알고 있다니까”. 이미 아이들에게 너무 익숙해진 풍경. 아이들의 사생활과 인권은 실종되어 버렸다. 어린이집 폭력과 학대에 멍들고, 개인정보, 사생활 침해로 이어질 CCTV가 대안이 되는 세상. 아이들은 누구를 믿고, 누구와 함께 자라야 할까?

어린이집 폭력은 한 어린이집만의 문제가 아니다. 어린이집이라는 보육현장의 문제이다. ‘믿음’과 ‘신뢰’가 무너져버렸다. 부모와 선생님은 대립하고, 그곳에서 아동의 인권은 없다. 이렇게 ‘불안’과 ‘불신’이 쌓인 어린이집을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먼저 불신을 해소해야 하지 않을까? ‘믿음’과 ‘신뢰’의 회복이 필요한 때이다. 어린이집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알고, 아이들의 생활이 어떻게 되는지 아는 것. 그것은 CCTV로 투명하게 보자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집 운영에 서로 소통하고, 함께 결정하자는 것이다. 부모와 교사, 원장이 함께 하는 운영위원회를 통해서 함께 결정하고, ‘믿음’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박봉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인원수 대비 많은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어린이집 교사에 대한 처우 개선도 필요하다. 아동 인권에 대한 교육과 중요성을 인지할 수 있는 원장, 교사, 부모들의 훈련도 필요하다. 아동 인권에 대한 사회적 약속과 약자인 아동에 대한 폭력과 일상적인 위험에 대한 노출 등을 돌볼 수 있는 국가의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런 요건들이 갖춰지지 않는 하에서 CCTV만을 설치한다는 것은 공보육을 책임지고, 아동의 인권을 모색해야 할 국가의 책임을 CCTV로 떠넘기는 꼴이 되고 말 것이다.

아이는 날마다 자기 전, ‘엄마, 아까 왜 나한테 소리 질렀어?’ 라며 묻는다. 아이는 꼭 그랬다. 바로 그 순간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 잘못을 일깨워주듯. 매일 밤이 되면 엄마가 왜 자신에게 화를 냈는지 물었다. 그리고 ‘소리를 지르지 않아도, 화를 내지 않아도 여러 번 이야기를 하면 자신은 알아들을 수 있다’며 나를 타일렀다. 아이는 나보다 어른이었고, 아이가 나를 키우고 있었다. 아이들은 이미 알고 있다. 지켜주고, 함께 해주고, 배려해주고,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어른의 사회가 문제이다. ‘감시’와 ‘관찰’이 대안이 아니라, 필요한 건 ‘믿음’과 ‘신뢰’가 담긴 대안임을 자기 전 아이가 줬던 타이름처럼, 우리가 늦게 깨닫게 되지 않길 바란다. 


2015. 3. 3. 미디어스

안은정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원문보기>

[미디어스] 가끔은 어린이집을 들여다보고 싶을 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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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소식] CCTV는 교사와 아이들 마음에 감시의 감옥을 만든다.[활동소식] CCTV는 교사와 아이들 마음에 감시의 감옥을 만든다.

Posted at 2012.06.26 15:54 | Posted in 활동소식




[관련기사] 수원시민단체, 시립어린이집 CCTV 설치중단 촉구 (뉴시스)
[관련기사] "잘하나 못하나 지켜보면 아동범죄 예방 가능?" (뉴스셀)

오늘(26일) 오전 11시, 수원시 시립어린이집 보육실내 CCTV설치 반대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수원시는 지난 5월부터 수원시 관내 시립어린이집 보육실내 CCTV를 설치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한바 있습니다. 이에 시설장, 교사, 학부모들의 반발이 일자, 최근 의견수렴 운운하며 설문조사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진행경과

- 5월  평동어린이집외 시립어린이집 CCTV설치 장소 답사(수원시)

- 5/11 국공립어린이집 시설장회의에서 CCTV설치하겠다고 밝힘.

- 6/ 5 수원시 보육정책팀장 면담

- 6/ 7 아동보호구역 지정 및 CCTV 설치를 위한 행정예고(공고 제2012-628호)

       (보육실내 CCTV설치를 위한 행정예고)

- 6/ 8 수원시 보육정책과장 면담

- 6/12 수원시 CCTV 관련 설문조사(시설장 대상)

- 6/14 시립어린이집 CCTV 설치에 따른 사업설명회

- 6/20 수원방송 시사토론 ‘말 달리자’ 녹화 

       ‘수원시 국공립어린이집 CCTV설치 최선의 선택인가?’

- 6/18~26 수원시 보육아동과 CCTV 설치에 따른 시립어린이집 의견수렴   



CCTV 특히 교사들과 아동들이 함께 생활하는 보육실내에 설치하는 하는 것은 많은 논란이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한번만 하면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원시는 추진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아동들의 안전과 사고예방을 이유로 CCTV를 설치해야 한다면 우리가 발딛고 사는 모든 공간에 CCTV가 설치되어야 마땅합니다. 지난 2010년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하루평균 80여회이상 CCTV에 노출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현실은 불안과 범죄가 가중되고 있는 사회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CCTV로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을 뿐더러 CCTV로 인한 다양한 인권침해 사례들이 더욱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범죄가 늘어나고 불안이 가중되는 사회적 원인에 대해 토론하고 해결점을 찾아야 합니다. 감시가 일상화 되고 감시로 문제를 해결 할 수 없습니다. 


수원시의 시립어린이집 보육실내 CCTV 설치는 시민의 세금을 사용해 교사와 아이들을 감시하겠다는 발상입니다. 아이들의 안전과 사고예방을 위해서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습니다. 그것을 외면한채 CCTV 설치를 강행하는 것은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입니다. 

 

<기자회견문>


수원시 시립어린이집 보육실내 CCTV설치 계획은 철회되어야 한다.


 수원시는 지난 6월 7일 수원시 관내 시립어린이집에 아동안전과 보육현장 서비스제공, 보육교사의 책임감 고취등을 위하여 자체 예산 1억 9천만원의 비용으로 보육실내 CCTV설치를 행정예고했다. 최근 경기도에서 도내 국공립어린이집에 CCTV설치를 계획했지만 여러 단위의 반대의견으로 추진이 무산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자체 예산으로 CCTV를 보육시설에 설치하는 곳은 수원시가 유일하다고 한다.


안전한 보육을 위해서 설치한다는 보육실내 CCTV설치는 원내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아동과 교사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 아동들은 먹고, 잠자고, 옷을 갈아입는 등 모든 생활을 어린이집 시설내 보육실에서 한다. 교사들 또한, 휴식시간없이 아동과 함께 모든 시간을 보육실과 시설내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러한 아동과 교사의 일상생활이 CCTV에 그대로 노출되고 녹화될 것이다. 

몇 년전 일명 ‘꿀꿀이죽 사건’으로 문제를 일으켰던 어린이집에도 CCTV가 설치되어 있었으나교사의 양심고백이 있을때까지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또한, 공공노조 보육협회에 따르면 CCTV가 설치된 이후 교사들의 불안감이 높아져 이직율이 높아졌고, 상시적인 촬영에 대한 스트레스로 일상생활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사례는 CCTV가 아동의 안전예방은 물론 보육의 질향상에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것을 전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CCTV설치는 녹화뿐만아니라 영상자료의 보관, 송출여부에 따라 또 다른 심각한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 일부 학부모들이 CCTV 촬영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현행 법률상에도 정보주체의 동의없이 영상을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수원시에서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어린이집 보육실내 CCTV 설치는 긍정적인 측면보다 인권침해등 부정적인 요소들이 더 많다. 

또한, CCTV가 촬영되지 않는 사각지대에 대한 불안함을 가중시킬 것이며 이는 교사의 보육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보육의 질 향상과 보육서비스 개선에 악영향을 줄 것이다. 


아동의 안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보육활동에 부모가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활성화시켜 부모가 아동의 보육환경을 파악 할 수 있도록 하고, 보육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인권, 안전교육이 교사와 부모를 대상으로 진행되어야한다. 또한, 보육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감시할 수 있는 민관협력기구를 구성하고 장기적으로는 20여명이 되는 아동대 교사의 비율을 낮출 수 있는 정책적인 대안도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아동에 대한 가혹행위와 안전사고는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보육과 교육의 현장에서 이러한 일은 없어야한다.

이를 방지하기위해 CCTV설치만을 대안으로 삼는것은 또 다른 심각한 피해를 가져올 것이다. 

CCTV는 시설물관리 및 외부 침입등에 대한 자료확보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어야 한다.

보육실내 CCTV설치는 아동안전의 예방책이 될 수 없으며 보육환경개선도 가져오기 어렵다.

아동과 교사의 심각한 인권침해를 가져올 수 있는 보육실에 대한 CCTV설치 계획은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
 

2012년 6월 26일

(사)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수원여성회, 수원여성의전화, 수원여성노동자회, 수원일하는여성회, 수원탁틴내일, 수원YWCA, 수원YMCA, 수원KYC, 수원흥사단, 수원환경운동센터, 수원민주희망광장, 수원지역목회자연대, 수원나눔의집, 수원문화360, (사)한국민예총수원지부, 풍물굿패 삶터, 극단 성, 수원새날의료생협, 수원생협, 한살림경기남부생협수원지부, 수원경실련, 수원새벽빛장애인자립생활센터, 수원환경운동연합, 다산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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