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군대 내 괴롭힘과 따돌림 피해자에 관한 인권단체 성명[성명] 군대 내 괴롭힘과 따돌림 피해자에 관한 인권단체 성명

Posted at 2014.05.27 13:49 | Posted in 논평,성명,보도자료





[성명서] 군대 내 괴롭힘과 따돌림 피해자에 관한 인권단체 성명

(문의 : 다산인권센터 박진 031-213-2105)


 

군 당국은 지속적인 괴롭힘과 따돌림 피해자를 

긴급히 조력하고 가해자를 처벌하라



지난 20일 뉴스타파가 보도한 「한 군인의 절규, "나는 벌레가 아니다"」의 보도는 충격적이다. 공군헌병대 소속 이모 하사는 5년 전인 2009년 고참 들로부터 폭행, 폭언, 성추행 등의 가혹행위와 부당한 처우를 당했다. 견디기 힘든 상황에 이르러 이모 하사는 인트라넷을 통해 상관, 고참 들의 행위를 신고하게 되었고 사안에 대한 조사 및 일부 상관에 대한 징계 및 인사조치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후 사건 가해자들은 이모 하사가 전속되어 가는 부대 간부들에게 동료를 배신한 나쁜 사람이라고 매도하고 음해하는 행위를 지속했다. 이모 하사는 내부 고발자로 낙인찍히고 따돌림 당하는 힘겨운 상황에서도 본인의 임무를 충실히 완수했다. 적극적이고 헌신적으로 직무를 수행 해, 여러 차례 포상을 받고 부사관 으로서 소임을 다해 지난 2012년 5월 장기 부사관으로 선발되었다. 2013년 4월에는 헌병수사관 양성과정인 양성수사관직에 임명되었다. 헌병수사관이 되어 자신이 속한 군에 기여하고 싶은 소망과 의욕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양성수사관직에 추천되고 임명된 것을 큰 기쁨으로 알고 열심히 수사실무를 배우고 공부하고자 하였다.


그런데 이모 하사가 임명되어 양성과정을 거치기 시작한 지 두 달 정도 지난 2013년 6월경 5년 전 가해자 중 한사람인 상관이 이모 하사를 지도하던 수사관A에게 허위사실을 매도하는 이메일을 보내는 일이 벌어졌다. 메일에는 5년 전 사건을 언급하며 이모 하사를 '동료를 배신한 악한 사람'인 것처럼 허위사실로 매도하고 있었다. 이후 수사관A는 이모 하사에 대한 교육은 등한시하며 다른 수사관들과 함께 이모 하사에게 괴롭힘과 불이익을 주기 시작했다. 이모 하사를 범죄 피의자 다루듯이 조사하며 양성수사관직에서 해임할 구실을 찾는데 집중했다.


결국 지난 3월 경 이모 하사는 양성수사관직에서 해임되었다. 충격을 받은 이모 하사는 유서를 쓰고 자살을 기도하기도 했다. 5년 전 각종 가혹행위와 성추행으로 인해 피해를 입고 견디다 못해 부대 고참 간부들을 상부에 신고했던 이모 하사는 낙인찍기와 집단 따돌림의 희생자가 된 것이다. 현재 같은 대대 경비중대에 근무하고 있는 이모 하사는 중사로 진급했고 자신이 원하던 양성수사관으로의 복귀를 바라며 소청심사중이다. 국가인권위에는 인권침해로 진정 조사를 요청한 상태이다.


가혹행위와 성추행도 모자라 그로 인한 몇 년간의 지속적인 따돌림 행위에 대한 조사 없이 피해자를 양성수사관에서 해임한 것은 또 다른 인권침해다. 군 당국이 비명을 지른 사람보다 가해자를 두둔한다면, 또 다른 인권침해 가해자가 되는 것이다. 우리는 군 당국에 요구한다. 지속적인 인권침해와 따돌림 피해자를 조속히 조력하라. 그리고 가해자들을 처벌하라. 피해자를 원래 자리로 원상복귀 시켜라. 지금도 늦지 않았다. 국민들이 보고 있고, 동료 군인들이 보고 있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군대내 인권침해 사실들이 군을 추락시키고 있음을 상기할 것을 바란다. 인권침해 피해자를 지키지 못하는 군이 누구를 지킬 것인가, 엄중한 경고를 유념하라.


2014년 5월 23일

다산인권센터 광주인권센터 KT새노조 불교인권위원회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친구사이 원불교인권위원회 전북평화와인권연대 (무순)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

[근조] 삼성서비스센터 고 최종범님의 명복을 빕니다.[근조] 삼성서비스센터 고 최종범님의 명복을 빕니다.

Posted at 2013.11.01 10:48 | Posted in 논평,성명,보도자료

[삼성노동인권지킴이 입장 ]

 

삼성의 노조탄압이 또 다시 죽음을 불렀다.

 

삼성전자 서비스 노동자 한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과로사로 서비스 기사 한명이 사망한지가 불과 두어 달 전이다. 계속되는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죽음은 삼성의 무노조경영과 악덕 노무관리, 위장도급이 원인이다.

그동안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의 보호도 받지 못하며,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받는 경우도 허다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삼성의 위장도급에 항의하면서 노동조합을 인정할 것을 요구해 왔다. 너무나 분명한 삼성의 책임을 인정하고,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라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삼성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았고, 오히려 삼성의 사주를 받은 협력업체들은 노동조합을 탄압하가 시작했다. 노동조합 활동을 하는 기사들에게 일감을 주지 않고, 노동조합이 많은 센터는 관리 담당 지역을 아예 없애버려, 노동자들의 고용을 불안하게 하고, 계속해서 노동조합 탈퇴를 종용하고 협박해왔다. 심지어 노동자 내부 갈등을 조장하기 위해서 구사대를 동원해 폭행하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이 얼마 전 발표된 삼성의 노조파괴전략문서에 언급되어 있는 내용들이다.

 이번에 자살한 삼성전자천안센터 조합원의 경우에도 센타 사장이 고인에게 전화를 걸어 온갖 욕설과 협박을 해, 고인의 인격과 자존감을 짓밟았다. 노동조합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온갖 구실을 잡아서 탄압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고인은 저임금 장시간 노동, 불안한 미래에서 벗어나, 인간다운 삶을 살아보고자 노동조합은 선택했다 하지만, 노동조합 활동을 한다는 이유로 인간이하의 멸시와 탄압을 받았고, 결국 자신의 자살로라도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현실을 알리고 싶다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떠났다.

 결국 이번 죽음은 삼성의 비노조 경영과, 위장도급에 대한 불인정, 그리고 노조탄압, 노동자에 대한 비인간적 대우가 원인이다. 모든 책임은 삼성에 있음이 분명하다. 따라서 우리는 삼성전자서비스 천안센터 고 최종범 조합원의 죽음은 삼성에 의한 타살과 다르지 않음을 밝히는 바이다. 따라서 삼성은 이번 사태에 대해서 머리 숙여 사과하고 고인의 뜻이었던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 또한 위장도급을 철회하고, 그동안 벌여온 노조파괴 공작도 즉각 중단해야 한다. 이와 함께 고인을 자살로 이끈 직접적인 가해자 천안센타 사장을 엄중 처벌할 것을 요구한다.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흘려듣는다면 삼이라는 것을 명성은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뿐만 아니라 국민적 심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삼성이 반성하고 책임을 인정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임을 경고하는 바이다.

 

2013111

 삼성노동인권지킴이



[삼성전자 서비스 천안센터 노동자 고 최종범님의 명복을 빕니다.]

- 고 최종범님의 명복을 빕니다.

- 삼성서비스 노동자 최종범님이 어제 오후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 되었습니다. 고인은 돌아가시 전 SNS를 통해 고통을 토로했습니다.

- 삼성의 무노조 경영이 한 노동자를 또 다시 죽음으로 몰아넣었습니다.

- 고인은 천안장례식장에 모셔져 있습니다. 조문에 함께 해주세요. 천안 장례식장 http://map.naver.com/local/siteview.nhn?code=17343477

- 더 이상의 억울한 죽음이 일어나지 않도록, 죄 없는 노동자가 고통에 삶을 마감하지 않도록 힘을 보태 주십시오. 각 단체 성명 및 조문 부탁드립니다.

- 고인의 마지막 유언을 첨부하였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1. 비밀댓글입니다
  2. 비밀댓글입니다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

[속보] 기아차 화성공장 비정규직 해고자, 28일 밤 자살[속보] 기아차 화성공장 비정규직 해고자, 28일 밤 자살

Posted at 2013.01.29 10:48 | Posted in 활동소식

고 윤주형님 생전 모습 (출처 : 박준님 페이스북)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에서 일하다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 윤주형님(38)이 28일 밤 11시 30분 경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고 윤주형님은 2007년 기아자동차 화성공장 입사 이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를 지켜내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신 분이라고 합니다. 사진에서 처럼 해고되고 구속된 노동자들의 아픔에 함께 하면서 살아왔던 분입니다. 2011년 부산 한진중공업을 향했던 희망버스에도 함께 몸을 실어 다녀왔던 기억이 아직 생생합니다. 

2010년 4월 20일 결국 사측에 의해 징계해고 됐고, 돌아가시기 전까지 원직복직 투쟁을 이어 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3년간의 해고생활 동안, 사측의 탄압과 주위의 무관심으로 많이 외롭고 힘들었나 봅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죽음을 막을 방법은 무엇일까요? 

기아자동차는 작년 영업이익이 3조5천223억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해고 당하고 죽음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노동자들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저들의 이윤놀음에 노동자들은 하루하루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이렇게 죽을 수는 없습니다. 

현재 고 윤주형님의 동료들은 사측의 책임을 분명히 하고 해고자들의 복직을 수용하지 않는 한 장례절차를 밟지 않을 것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몀복을 빕니다.

(고인의 시신은 화성중앙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되어 있습니다.)
  1.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고인의 죽음이 헛되지 않고 근로자가 잘 살 수 있는 날이 빨리왔으면 하는 마음네요.
  2. 아름
    염성(옌청) 연하이호텔 객방부-한국요리집-
    4성급표준-한국인 직영
    한국위성+와이파이+냉장고+에어콘등 최고설비로 구성
    아침 저녁은 영양이 넘치고 맛나는 한식을 제공해드립니다
    물과 과일은 매일 냉장고에 넣어드립니다
    공항픽업은 물론이고 출퇴근픽업까지 해드립니다
    각종카드결제가능 / 각종비용한국에서 지불 가능
    카운터 전화:(+86) 132-7610-2887
    1인1실:198원 2인1실:228원
    블로그 http://blog.naver.com/aaddd3333/186021901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

[활동소식] 더 이상 보내고 싶지 않습니다.[활동소식] 더 이상 보내고 싶지 않습니다.

Posted at 2012.12.24 11:34 | Posted in 활동소식


12월 22일 토요일 저녁 6시, 수원역 광장에 촛불이 켜졌습니다. 한진중공업 최강서 열사의 분향소와 함께 조촐한 추모제가 진행된 것입니다. 이번 추모제는 한진중공업 노동자들과 같이 정리해고로 싸우고 있는 파카한일유압의 송태섭씨는 지인들에게 문자를 돌려 "오늘밤 10명이든 20명이든 모여서 고인의 뜻을 기리는 추모제를 수원역에서 진행하자"고 제안했고 뜻에 공감하는 많은 분들이 수원역 광장으로 모였습니다.

 
고 최강서씨는 한진중공업 사측이 노동자들을 상대로 158억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손해배상청구했고, 수년동안의 투쟁끝에 어렵게 복직했으나 일감도 주지않고 노동조합 사무실도 없애는 등 비상식적이고 비인간적인 사측의 태도에 실망한 채 삶을 마감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동료를 남기고 떠난 그 분의 마음을 우리가 어찌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스마트폰에 남겨진 유서에는 "돈이 전부인 세상에 없어서 더 힘들다..."고 적혀있었습니다. 추모제에 참석해주신 많은 분들은 고개를 떨구고 슬픔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추모제 중간에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해고노동자가 아파트에서 투신했다는 소식을 접하며 슬픔은 더 커졌습니다. 이 죽음 앞에서, 이 절망과 무력감 속에서 엎드려 울 수 만은 없습니다. 좌절할 수 만은 없습니다. 반드시 살아서 싸우겠다는 다짐과 격려를 나누었습니다. 더 이상 누구도 보내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관련기사] 한진중공업 최강서 열사 수원역 추모문화제 열려 | 뉴스셀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

[그때 그사람 ①] "우리에게 사과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그때 그사람 ①] "우리에게 사과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Posted at 2012.10.16 11:32 | Posted in 20주년소식/그때 그 사람

다산인권센터가 올해로 20주년이 됐다. 10월 27일 인권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다. 한 인권단체의 20년을 추억하고 기념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야만적인 인권현실 앞에서 무엇을 향해 가야 세상이 좀 더 나아질지 가늠하기 어려운 2012년이다. 다산인권센터는 지난 20년이라는 과거를 더듬어 현재 또는 미래를 안아보려 한다. 20년 전 다산인권상담소 시절부터 현재까지 만났던 인권피해자들과 인권의 현장에 함께 했던 사람들을 다시 만나보려 한다. 단지 기념하거나 추억하기에는 치열하기만 한 현재가 과거를 거울삼아 성큼 한걸음 내딛고 그리고 사실은 위로받기 위해서, 그때 그 사람을 찾아가고자 한다. 이 연재는 인터넷매체 <프레시안>과 함께한다. <편집자> 



화성 연쇄살인 범인 누명에 자살한 남편, 악몽은 아직도…
[그때 그사람 ①] "우리에게 사과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2003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살인의 추억> 제작 노트에 써 있는 글이다. 영화는 경찰들의 눈으로 만났던 살인범에 대한 추억을 되짚고 있다. 정부가 시국사건에 경찰들을 떼로 몰고 다니던 그때 시골마을에서 처참하게 살해당한 힘없는 여성들의 비극을 보여주었던 영화로 기억하고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던 영화처럼 현실에서도 진범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1986-1991년.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반경 2Km 이내에서 6년 동안 10차례의 강간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71세 노인에서부터 13세 여중생까지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한 한국사회 최초의 연쇄살인사건이라는 점에서 충격은 더욱 컸다. 태안 지서에 특별수사본부가 설치되고 도경, 시경의 모든 베테랑 형사들이 투입되었다. 살인사건이 발생하면 금전 관계나 강도여부, 치정관계 등에 혐의를 두고 주변 인물들을 관찰하는 것이 전부였던 시절, 화성연쇄살인사건은 한국 경찰에게 그 모든 것이 처음이었다.

미국 FBI처럼 프로파일링(Profiling) 수사도 없었고, 철저한 현장 보존을 바탕으로 한 과학적 수사의 노하우도 없었다. 그저 형사들의 사명감과 지구력에 의존한 끊임없는 탐문 수사만이 있을 뿐이었다. 부조리한 시대, 조악한 경찰조직의 말단에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끔찍한 사건에 맞닥뜨린 그들에게 기댈 곳은 오직 자신뿐이었다. 그들이 간절히 원한 것은 더 이상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유력한 용의자를 검거하고도 물증이 없다는 이유로 늘 기각되고 만다. 180만 명의 경찰이 동원되었고 3천여 명의 용의자가 조사를 받았지만 결국 단 1명의 범인을 잡는데 실패하고 만다. 범인은 아직도 잡히지 않았다."

우직하고 성실한 남편, 어느날 갑자기…

가을 햇살이 곱게 내리는 주말 오후, 김영아 씨(가명)는 오전 일을 마치고 잠시 숨을 고르고 있었다. 20년의 세월이 고단했을 법도한데 김영아 씨는 여전히 고운 사람이었다. 그리고 꺼내 놓은 낡은 사진 속에서 남편 유은태 씨(가명)는 듬직하게 웃고 있었다.

"단추공장 다닐 때 만났어요. 애들 아빠는 2층 섬유공장에 다녔어요. 사장님들끼리 서로 소개해 줬는데… 그때는 뭐 그런 거 있었나요. 그냥 사람 좋아 보이고 그러면 마음잡고 결혼해서 사는 거죠. 26살 때, 그 사람이 한 살 많으니까 27살이었어요. 전쟁 때 아버지 잃고 원호 대상자로 어렵게 살았다고 했어요. 아무것도 가진 것 없지만, 사람이 듬직하고 좋아서 결혼 했어요."

그렇게 결혼해서 3남매를 낳았다. 첫째가 딸, 둘째 셋째가 아들이었다. 어렵게 시작했지만 하나씩 장만하는 맛이 있었다. 남편은 워낙 우직하고 성실한 사람이었다. 사건이 일어나던 때 남편은 화성 인근의 큰 농장에 농장장으로 있었다. 남편은 오토바이로 출퇴근을 하고 있었다.

"처음 화성경찰서에 잡혀갔을 때는 큰 걱정 안했어요. 워낙 소문난 사건이었고 인근에 있는 남자들은 다 조사받기도 하고 그래서. 그리고 무엇보다 남편은 그럴만한 사람이 아니었거든요. 그런 믿음이 있었어요. 몇 년 뒤에… 93년이던가…. 범죄와의 전쟁 선포한다고 할 때… 서대문 경찰서에서 사람들이 처음 올 때만 해도… 그때만 해도 이렇게 지금까지… 우리한테 이런 일이 생기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 김영아 씨의 남편과 아이들 사진. ⓒ다산인권센터



그때부터 김영아 씨의 말은 눈물과 한숨으로 이어지고 끊어지고를 반복했다. 왜 그렇지 않았겠나. 20년 동안 지속된 아픔이었다. 화성경찰서에서 무죄로 풀려났던 똑같은 사건은 몇 년 뒤 서대문 경찰서로 넘어갔다. 한 제보자에 의해서였다. 증거도 없고 혐의도 불충분한 상태에서 잡혀간 남편은 서대문서에 간 3일 동안 모진 일들을 당하고 내려온다. 씨름대회도 나갔던 덩치 좋은 남편은 이후 사람이 이상해졌다고 한다.

"뭐라고 해도 믿지 못 할 거예요. 그 3일 이후 애들 아빠는 이상한 사람이 되어 있었어요. 닫혀있는 방문을 보고도 문을 꼭 잠그라고 했어요. 경찰들이 또 아빠 잡으러 온다, 문 잠궈라… 삶에 대한 애착 이런 게 다 없어졌어요. 회사도 다니지 않았고… 애들은 아직 초등학교 다니고 있었는데… 단칸방에서 열심히 살아보려고 했는데, 그렇게 고문 받고 와서는 일도 안하고 술로 버텼어요. 그렇게 견디다 못해 자살한 거지…."

고문 뒤 달라진 남편의 인생

서대문서에 끌려가 3일 동안 당한 고문으로 유은태 씨의 인생은 달라져버렸다. 더 이상 성실하고 일 잘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이 그러한 누명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못견뎌했고 괴로워했다. 자신이 당한 일을 허심탄회하게 다른 이들에게 이야기 하지도 못했다고 한다. 그렇게 어린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김영아씨는 가정경제를 도맡았어야 했다. 술만 먹고 괴로워하는 남편을 보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본인도 얼마나 괴로웠겠어요. 저도 속이 상해서 술만 먹지 말고 이겨냈으면 했는데… 신랑 원망도 많이 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나라도 못살겠다 싶어요… 애들도 다 어렸을 때라… 한없이 불쌍하죠… 얼마나 괴로웠으면 그랬을까… 그걸 달래주고, 치료해주고… 요즘 같기만 했어도, 그렇게 도와줄 수 있었을텐데… 그때는 아무것도 몰랐어요. 우린 아무것도 몰랐어요. 험한 일 당해서 국가배상해서 위자료를 받았지만 그걸로 우리 생활이 보상되는 건 아니었어요. 얼마나 힘들었을지 달래주지 못하고…."

1997년 유은태 씨는 스스로 생을 놓았다. 고문 후유증과 자괴감이 이유였다.

"애들이 셋이나 되니까.…그 당시에는 너무 힘들었어요.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어요. 죽도록 일할 수밖에 없었고… 오늘도 1시까지 일했어요. 저녁에도 또 일하러 나가야 해요."

김영아 씨에게 삶은 전쟁과 같았다. 그렇게 떠난 남편. 그러나 아이들 때문에 이를 악물고 살아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키운 아이들이 다 성장해서 위로 둘은 결혼하고 지금은 막내하고 둘이 살고 있다. 평범했던 한 가정에 닥쳤던 불행의 파도 중에도 그렇게 사람들은 묵묵히 살아냈다. 그러나 끝나지 않았다. 아빠를 제보하고 경찰들과 어울려 다니면서 가족을 괴롭혔던 제보자 심양보(가명)는 아직도 그들에게 악마다.

"그때 당시에 누명 쓴 사람이 많았다고 들었는데… 저희 같이 끝까지 죽을 때까지 이렇게 당한 사람은 없을 거예요. 경찰들하고 그 놈이 같이 다니면서 괴롭혔어요. 처음엔 그 놈이 경찰인 줄 알았어요. 살인사건… 피해자들 사진… 정말 끔찍해서 볼 수 없는 걸, 책으로 만들어서 저한테 보여줬어요. 니 남편이 이렇게 죽였다. 이걸 인정하면 돈 5000만 원 줘서 너희들은 살게 하겠다… 뭐 이랬는데, 내가 내 남편을 몰라요? 말도 안 되는 소리한다고 쫓아냈죠. 그런데 그놈이 지금도 우리를 이토록 괴롭힐 줄 그때는 몰랐던 거죠."

끝나지 않는 괴롭힘

심양보는 남편 유은태 씨의 죽음 이후에도 가족을 괴롭혔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이 유은태 씨고, 그의 죽음은 김영아 씨의 독살에 의해서라는 소설을 책으로 냈고 카페를 개설했다. 그러나 그들은 그런 일이 벌이지고 있는 줄 꿈에도 몰랐었다.

"어느 날 장가간 아들이 책을 들고 온 거예요. 엄마 이게 뭐야… 그러면서 따져 물어요. 그때 책이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아들이 엄마를 불신한 거지. 너무 놀라서 애가 손을 벌벌 떨어요… 내가 말을 할 수가 없었어…."

그렇게 말하는 김영아 씨는 더 이상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서러움이 복받친 세월을 어떻게 말로 이을 수 있었을까. 그래서 엄마와 아들은 1992년 당시 아빠의 무죄와 국가배상청구를 맡아줬던 김칠준 변호사를 다시 찾아가게 되었다. 그리고 심양보의 책과 카페 글에 대한 출판 등 금지조치와 심양보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되었다. 법원은 이에 대해 피고 심양보의 위자료 지금과 출판물에 대한 출판 금지를 판결하게 되었다.

"그 놈도 너무 나쁜 놈이고… 우리를 이 지경까지 만든 국가가 너무 미워요. 그때 그 경찰관들… 나쁜 놈한테 현혹돼서 같이 우리를 망쳐놨어. 반성도 없어. 우리는 죽거나 말거나 무차별적으로 그런거잖아요. 진정으로 사과라도 받으면 속이라도 편할텐데… 지금까지 우리한테 사과하러 온 사람 단 하나도 없었어요."


▲ 김영아 씨를 인터뷰 중인 박진 다산인권센터 활동가. ⓒ다산인권센터



험한 시절이었다고 변명하면 될까

험한 시절이었다고, 변명하면 될 일일까. 김영아 씨의 배웅을 받으며 떠나오는 발걸음이 무겁다. 내가 당한 일이 아니었다고 돌아서면 될 일일까. 무능력했고 심지어 우악스러운 국가의 패악을 오롯이 감당해야 했던 개인들의 고통. 처음 다산이 만들어졌던 90년대 초반의 사건이 20년을 건넌 21세기 초반까지 이어지고 있는 동안… 그 잘난 국가는 무엇을 했는가. 이 초라한 인권운동은 무엇을 했는가. 사건으로 또는 판결문으로 읽을 수 없는 김영아 씨의 눈물. 무엇으로 달랠 수 있을까.

이 글을 마치고 알음알음 지인들을 모아 김영아씨와 가족들이 당한 아픔을 치유 받을 수 있는 심리 상담가도 찾아볼 생각이다. 그리고 언젠가 유은태 씨의 무덤에 소주한잔도 올려야 하지 않겠나. 김영아 씨가 일한다는 곳에서 따뜻한 식사 한 끼도 할 생각이다. 무엇보다, 여기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사람다운 사람들이 여전히 우리 곁에 같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우리가 보여줘야 하지 않겠나.

억울한 삶들이 아직 도처에 있다. 그 눈물 닦아주기 위해 다시 20년의 걸음을 디뎌야 한다. 우리가 20년을 돌아보는 역사 속의 사람 이야기를 그래서 이렇게 시작한다.

■ 글 :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프레시안 원문 기사 보기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

[성명] 교과부, 학교폭력 실태조사 자료공개에 대해[성명] 교과부, 학교폭력 실태조사 자료공개에 대해

Posted at 2012.04.27 14:01 | Posted in 논평,성명,보도자료



지난 4월 19일 교육과학기술부가 학교폭력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그 구체적인 데이터를 홈페이지에 게시했습니다. 회수율이 50%가 넘는 참여 학교의 비율이 21.8%에 불과한, 그리고 설문 문항도 엉터리 투성이었던 이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전국 학교들의 폭력현황 순위를 공개한 것입니다. 오히려 설문조사에 성실하게 참여하고, 적극적으로 학교폭력에 대응해 왔던 학교들이 폭력학교로 낙인찍히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학생 간 폭력의 근본적 문제는 경쟁 교육과 권위적인 학교와 사회문화를 반영하고 있는 총체적인 문제입니다. 실태조사를 앞세운 또 다른 줄세우기와 낙인찍기는 또 다른 문제를 발생시킬 뿐 학교폭력 해결의 대책이 될 수 없습니다.

이에 교육, 인권, 시민사회단체들이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참고바랍니다. 


[성명]

교과부는 줄 세우기에 급급한 학교폭력 실태조사 자료 공개를 
멈추고 실질적 대책을 마련하라!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는 지난 4월 19일, 학교폭력 실태조사의 결과를 누리집에 게재했다. 실태조사는 전국 학교에서 설문지를 통해 이루어져, 우편을 통해 회수되었다. 하지만,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50%이상의 회수율을 보인 학교는 21.8%에 불과했다. 심지어 한 학교는 단 2장의 설문지만 회수되어 학교의 일진 존재 인식 비율이 100%로 집계되는 촌극을 빚었다. 설문문항부터 문제가 많았던 이번 실태조사로 교과부는 전국 초,중,고의 학교폭력 순위를 매기는 자료를 발표했다. 그리고 이 자료를 바탕으로 학생 간 폭력 해결의 발판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참으로 무책임한 태도와 대책이다.
실태조사의 신뢰도 및 객관성을 차치하더라도, 해당 설문조사만을 바탕으로 특정 학교를 폭력학교로 낙인찍는 것이 과연 올바른 학교폭력 대응 방안인가! 이런 저급한 조사는 교과부에 대한 최소한의 신뢰도 무너뜨리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학교폭력은 일어나고 있고 교과부가 한심한 조사에 시간과 예산을 쓰고 있을 때 또 한 명의 청소년은 학교 폭력으로 죽음을 선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과부는 실태조사로 생색내고 학교폭력은 학교장의 관심에 달려있다며 책임을 전가시키고 수수방관 중이다. 조사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지만 이주호 장관은 몇 가지 항목을 제외한 채 공시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학교들이 부담을 느끼면 학교폭력을 해결하는데 앞장서라는 것이다. 이제 2차 조사의 결과는 뻔하다. 학교장들은 어떻게든 자료를 조작할 것이고 학교폭력을 은폐할 것이다. 이주호 장관 소원대로 ‘단 한건의 학교폭력도 기입되지 않는’ 날이 곧 올 것이다.
 
교과부는 학생 간 폭력에 대해 스쿨폴리스제도, 명예경찰, 명예교사 등, 경찰과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생 간 폭력에 대해 학교에 퇴직 경찰관을 배치하거나 형사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대책이라는 것이다. ‘건전한 졸업식 문화’를 만들겠다고 학교 교문 마다 경찰차를 배치하더니 이제는 교실 안까지 경찰을 불러들이고 있다. ‘엄중처벌’ 이라는 겁주기는 수년전부터 반복되어 왔으나 단 한 번도 효과가 없었다.

학생 간 폭력의 근본적 원인은 사회와 학교 자체가 가지는 구조적인 폭력에서 비롯된다. 즉, 가정, 학교 사회에서 끊임없이 보고 배우는 강제적인 권위에 의한 무조건적 복종과 폭력이 바로 학생 간 폭력의 근본적이 원인인 것이다. 따라서 경찰관이라는 또 다른 폭력적 권위로서 학생 간 폭력을 해결하려 드는 것은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오히려 문제를 더욱 더 악화시킬 것이다.
 
이번 실태조사는 일제 고사를 통해 전국 학교를 성적순으로 서열화 했던 교과부의 줄세우기 정책의 반복이다. 학생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며 감시-통제만을 해온 정부는 최근 청소년 보호를 명분으로 최근 게임이나 웹툰에 대한 규제까지 강화해 왔다. 게임을 하루 4시간 이상 못하게 하는 것, 웹툰을 못보게 하는것이 대책인가? 무지한 정책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뿐 학교 안 폭력에 대한 어떠한 해결책도 되지 못했다.  그리고 우리는 가해 학생들을 사회와 학교와 사람들로부터 격리시키는 정책 역시 단호하게 거부한다. 교과부는 이미 수많은 상처와 경쟁 속에서 서로에게 날을 세우고 서로를 죽음의 벼랑으로 몰고 있는 교육현실을, 학교 현장을 외면하고 있다. 죽음의 쳇바퀴 속에서 수 많은 학생들은 패배자로, 탈락자로 낙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교과부는 경찰과 학교장에게 책임을 전가한 채 교과부라는 기관의 존재의 목적을 방기해서는 안된다. 학교라는 공간 안에서 발생하는 모든 폭력에 대해 감시와 처벌, 낙인찍기는 해결책이 아니다. 이제 엉터리 실태조사 자료의 게시를 즉각 중단하고 제대로 된 대책 마련과 해명을 해야 할 것이다. 더 이상 쓸모없는 정책들로 인한 예산 낭비는 용납할 수 없다. 학생 간 폭력의 근본적 문제는 경쟁 교육과 권위적인 학교 문화에 있음을 인정하고 소통과 공감의 학교문화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강력하게 요구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생색내기에 불과한 실태조사 게시를 즉각 중단하고 학교폭력에 대한 실질적 대책을 마련하라.
 
2012. 4. 24
교육공동체나다 국제민주연대 다산인권센터 문화연대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학생인권조례실행팀 인권교육센터들 인권운동사랑방 장애인정보문화누리 진보네트워크 진보신당청소년위원회 청소년인권행동아수나로 학벌없는사회를위한광주시민모임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

[활동소식] 사회적 살인을 멈추라![활동소식] 사회적 살인을 멈추라!

Posted at 2012.04.23 16:30 | Posted in 활동소식



무슨 봄비가 장마비처럼 내린답니까. 지난 21일 토요일, 저희는 평택으로 다녀왔습니다. 퍼붇는 비와 세찬 바람을 뚫고 평택역에서부터 쌍용자동차 공장앞까지 두 시간에 걸친 행진을 했습니다. 22명의 목숨. 그 숫자가 말해주는 정리해고와 경찰에 의한 살인진압의 트라우마. 

 
공장앞을 에워싸고 있는 경찰. 저 공장에 다시 돌아가 작업복 입고 일하고 싶다는 해고노동자들의 절규. 이 절규를 외면하는 사측과 정부. 도대체 이들이 기댈 곳은 어디란말입니까. 사측은 물론이고 정부느 역시 스물두명의 목숨이 죽어나가는 초유의 사태 앞에서도 단 한마디의 사과 조차 없습니다. 사과는커녕 사태해결을 위한 노력 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해고는 살인'이라는 저 처절한 문구는 쌍용차 앞에서 멈춰섰습니다. 2646명을 공장에서 쫒아내고 복직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는 비정한 기업. 언제 어디서 또 다른 죽음이 일어날지 모르는 해고 노동자들의 삶. 더 이상 말로만 말하지 말고 더 이상의 죽음을 막기 위해 정부와 사측이 실질적인 대책마련에 나서야 합니다.


쌍용자동차 공장 앞에서 선 이들은 이 빗속을 뚫고 아픔을 나누기 위해 모였습니다. 전쟁통의 피난민 처럼 밥을 먹어도 먹은 것 같지 않습니다. 함께 나누고 함께 이겨낼 것입니다. 

* 이번주 25일(수) 228차 수원촛불에서 쌍용자동차 희생자 분향소를 차릴 예정입니다. 함께 고인의 넋을 위로하고 쌍차 문제 해결을 위한 마음을 모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

“해고를 멈춰, 살인을 멈춰라!” _ 김정운“해고를 멈춰, 살인을 멈춰라!” _ 김정운

Posted at 2011.10.17 16:21 | Posted in 격주간 <다산인권>/인권이슈/현장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의 몸에서 향냄새가 떠나지 않는다.

해고(解雇)! 노동자들에게 사형과도 같은 말, 그런데 언제부턴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노동자들에게 낯설지 않은 말이 됐다. 우리 사회에 무분별한 해고가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고는 살인이다”라는 우리 노동자들의 외침처럼 해고는 목숨을 앗아가고, 가정을 파탄내고, 한순간 부모 잃은 고아를 만들어냈다. 반면 그들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은 전무한 상태로 해고노동자와 가족들의 “생존권”과 “인권”은 또 다른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이는 탈출구 없는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에 의해 증명되고 있다.

2011년도를 시작하면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은 더 이상 “해고는 살인이다”라는 말을 입에 담고 싶지 않았다. 밀려오는 죽음의 공포 앞에 살인이라는 말 자체가 또 다른 죽음을 부르는 것은 아닌지 하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그러나 우리의 절박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죽음의 그림자는 우리 곁을 맴돌며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쌍용자동차 출신이 “낙인”이 되어 죽음이라는 벼랑 끝으로 몰아세우는 잔인한 현실 앞에 우리는 다시 “해고는 살인이다, 살인을 멈춰라”라고 외칠 수밖에 없다.

8월 22일, 쌍용자동차지부는 우리들 마음속에 별이 되어버린 15명의 동료들을 생각하며, 77일 투쟁으로 몸과 마음이 구속됐던 노동자들이 먹지 않고, 눕지 않고, 잠자지 않는 “15시간, 별의 별 릴레이 1인 시위 77회”를 시작했다. 이는 억울한 죽음들의 고통을 위로하고, 나로부터의 성찰과 반성을 통해 우리 스스로 공장복귀의 전망과 희망을 만들어 보자는 간절한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무엇보다 더 이상의 죽음은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들이 모여 이루어낸 결의다. 희망과 비전이 보이지 않는 고통스런 삶 속에서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세상과 단절하려는 우리의 마음을 막기 위한 몸부림이다.

그러나 10월 4일, 77회 릴레이 1인 시위가 끝나갈 무렵 우리는 또 한 번 비보를 접해야 했다. 이번에는 소위 산 자라고 하는 공장안 노동자가 자신의 차량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공장안 노동자에게도 또 다른 고통과 고민, 말 못할 심적 스트레스가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정말로, 정말로, 이 죽음의 문제가 확대되어 또 다른 죽음을 부르는 것은 아닌지 하는 두려움에 그 흔한 보도자료 한번 내지 못했다.

그러나 이 무슨 청천벽력인지 6일 만인 10월 10일, 홀어머니와 함께 사는 희망 퇴직한 36세의 젊은 노동자가 자신의 집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17번째 죽음이다.
1년 전의 자살기도, 대인기피증, 6개월 전부터는 외부 출입을 하지 않고 주변 관계를 정리해 나갔다는 유족의 말은 본인 사진 두 장과 단 하나의 전화번호밖에 남아있지 않은 고인의 핸드폰이 확인시켜줬다.

인도주의실천 의사협의회 보고서와 참여연대 실태 조사에 의하면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은 95%가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고, 52%가 자살을 고민한 적이 있으며, 일반 자살률에 비해 3.7%가 높다고 했다. 조사 보고서의 모든 것이 실제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다시 세어보는 숫자 17, 쌍용자동차 정리해고자 2646명, 
늘어나는 수만큼 줄어드는 수가 더 두렵다. 쌍용자동차지부는 이번 죽음이 단순한 죽음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 쌍용자동차 사측의 살인이고, 이 나라 정권의 살인이고, 사회적 타살임을…….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다. 그리고 죽어간 동지들이 끝내 보고자했던 공장복귀의 염원을 반드시 실현시킬 것이다. 그것은 숨져간 동지들과 가족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오늘도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앞에는 상하이 먹튀자본과 경영진, 안진 회계법인과 삼정KPMG의 회계조작으로 부당하게 해고된 노동자들의 공장복직 투쟁이 계속되고 있다. 

■ 편집자 주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는 2009년부터 정리해고 철회 투쟁을 전개해오면서 재정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17명의 생떼같은 목숨을 하늘로 올려보내고, 더 이상의 죽음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염치불구하고 후원을 요청드립니다. 후원 해주시는 방법 두 가지를 소개합니다.

1. CMS 정기후원
- 쌍용차지부 홈페이지에서 CMS 정기후원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 후원회원 신청하기 (클릭하세요)

2. <참 대리운전> 이용하기
- 아래 명함 참조하셔서, 대리운전 이용하시면 이용금액의 15%가 쌍용차 지부로 전달됩니다.




* 김정운님은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 사진은 참세상(http://www.newscham.net/)에서 가져왔습니다.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