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76년 무노조경영의 마침표를 찍었습니다.[삼성] 76년 무노조경영의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Posted at 2014.07.02 14:08 | Posted in 활동소식/이슈&사람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까지, 노조는 안된다' 는 선대 회장의 유언에 따라 시작 된 무노조 경영의 역사는 76년이었습니다. 76년동안 수 많은 노동자들은 무노조 경영의 틈새를 비집고, 노동조합 결성을 위한 시도를 했습니다. 하지만 철옹성 같은 삼성은 노동조합 결성 움직임만 보여도 노동자들에게 혹독한 삶을 안겨줬습니다. 위치추적, 감시, 미행, 협박, 회유 등 고통을 겪은 노동자들의 삶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었습니다. 무수한 시도와, 무수한 실패. 하지만 끊임없이 그 시도가 계속 된 건, 사람으로 살고자 한  열망이 무노조경영의 서슬퍼런 공포보다 더 크기 때문입니다.


한겨레 21기고 - 삼성과 나 

삼성SDI 해고자 김갑수의 이야기 

삼성에버랜드 해고자 조장희의 이야기 

삼성전자 서비스 노동자 안형준의 이야기 

 

 

지난해 7월 14일 삼성그룹 내, 삼성전자 서비스에서 첫 대규모 노동조합이 만들어졌습니다. '이대로 살다간 죽을 것 같다'는 삼성서비스 노동자들은 그 울분을 토해내듯 노동조합으로 모였습니다. 번듯한 삼성 옷을 입은 채 웃음으로 고객들을 응대하는 노동자들이었지만, 그들의 삶은 노예와 다름 없었습니다. 고객 만족에서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밤 늦게까지 사유서를 제출해야 했습니다. 분급, 건당 수수료, 유류비등 제대로 된 조건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고층에서 에어컨을 다는 위험한 작업 환경이지만 구두를 신어야 했습니다. 30대 젊은 노동자가 과로사로 죽어가는 등 노동조건이 열악한 곳. 삼성마크를 단 그들이 일하는 조건이었습니다. 서비스 노동자들에게 노동조합은 어쩔 수 없이 벼랑으로 밀려난 이들이 택할 수 밖에 없는 마지막 비상구였습니다.

 

하지만 노동조합을 만들고 3명의 노동자가 죽었습니다. 1명은 과로사로, 2명은 노동조합이 잘 되길 바란다는 유언을 남긴 채 자살했습니다. 노동자들의 외침에 삼성은 뒤로 빠진채 경총을 앞 세웠습니다. 그리고 노동조합과 제대로 된 교섭을 진행하지 않고, 노동자들의 고통만을 가중시켰습니다. 그리고 염호석의 죽음. '지회가 승리하는 날 정동진에 유해를 뿌려달라'는 유언을 남긴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염호석의 시신을 탈취해 가고, 그 유골함마저 빼돌렸습니다. 동료를 잃은 슬픔을 달래지도 못한 채, 노동자들은 또 다시 거리에서 분노하며 싸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서비스 노동자들의 노숙 농성이 시작되었습니다. 강남 삼성본관, 수원 삼성전자 정문 앞에서 50여일이 넘도록 거리에서 생활하고, 외쳤습니다. 억울하게 죽어간 동료의 이름을 부르며, 노동조합을 인정하는 요구를 걸고. 

 

 

 


높이 올라간 삼성의 건물 앞은 이제 노동자들의 안방이 되었습니다. 삼성의 위엄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700여명의 노동자들은 강남 본관 앞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거리에서 삼성의 책임을 이야기 했습니다. 신나게 춤을 추기도 하고, 삼보일배, 길거리 버스킹 등 삼성서비스 노동자들의 투쟁은 즐겁고, 신나고, 그렇지만 치열했습니다.


삼성과의 교섭은 쉽지 않았습니다. 계속 후퇴대는 교섭안에 분노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50여일만에 삼성은 노동자들에게 손을 들었습니다. '지회가 승리하는 날'을 이야기 했던 염호석의 마지막 유언이 실현되었습니다. 물론 교섭하는 동안 자신들이 사용자임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삼성의 모습을 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노동자들의 끈질긴 싸움이 결국은 삼성을 손들게 했습니다. 물론 여러가지 평가가 존재하겠지만, 무노조 공화국 삼성에서 노동조합이 인정된 중요한 싸움이었습니다. 삼성이 서비스 노동자들과 합의를 했다는 건 노동조합을 암묵적으로 인정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7월 1일 삼성본관 앞에서 염호석 열사의 장례를 치뤘습니다. 50여일동안 편히 눈감지 못했던 염호석을 기리기 위한 이들이 모여, 마지막 가는 길 배웅했습니다. 장례를 치루고, 노동자들과 연대 단위들은 염호석이 마지막으로 눈을 감았던 정동진으로 함께 갔습니다. 50여일동안 마음에 품었던 염호석을 보내주고, 이제 그의 뜻을 따라 각 센터에 돌아가, 그들의 권리를 지켜낼 수 있는 또 다른 싸움을 준비하기 위해서 입니다. 거리의 50여일은 고단했습니다. 하지만 하늘에서 함께 지켜봐줄 염호석, 최종범, 임현우 세 동지가 있었기에 따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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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노동자들은 이제 현장으로 돌아가 개별센터별로 현장 싸움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50여일의 싸움은 그들을 더욱 단단하게 했습니다. 이제 그 단단함으로 현장으로 돌아갑니다. 물론 더욱 힘들 수도 있고,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무노조 삼성에 균열을 냈다는 건. 우리의 커다란 성과라 생각합니다. 삼성은 인정하지 않겠지만, 76년 무노조에 마침표를 찍었다는 걸 이제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이제는 삼성 에버랜드 노동조합을 튼튼히 하고, 더 많은 삼성 사업장에 노동조합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힘써야 할 것 같습니다.

 

 

 

다산인권센터도 50여일동안 삼성서비스 노동자들의 싸움에 함께 마음 보탰습니다. 이제 강남본관에 휑한 것을 보면 마음이 허 할 것 같습니다. 노동자들의 땀과 열기로 꽉꽉 찼던 날들이 생각날 것 같습니다. 서비스 노동자들의 싸움의 승리를 밑걸음 삼아. 이제 삼성 노동권 운동의 시즌2를 준비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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