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감시와 통제가 아닌, 아동인권을...[기고] 감시와 통제가 아닌, 아동인권을...

Posted at 2015.07.24 12:47 | Posted in 활동소식/기고문 모음

[랄라의 인권이야기] 감시와 통제가 아닌, 아동인권을...


나는 현재 6세 아이 지호와 함께 살고 있다. ‘엄마가 어디가 제일 이뻐?’라고 물으면 ‘볼때기’라고 말하는 솔직함과 ‘엄마가 사무실 나가서 인권하고, 회의해야 돈 벌어서 나 장난감 사주지’ 라고 말하는 영특함도 지녔다. 물론 인권활동가의 처우가 얼마만큼인지에 대한 현실성은 아직 좀 부족한 것 같긴 하지만, 현실성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곧 터득하지 않겠느냐 생각해본다. 6년의 동거기간 동안 물론 늘 행복했던 건 아니다. 아동인권이라 쓰고 인내라 읽는 시간이었다. 엄마, 성인이라는 내 존재가 어린이를 존중하지 못할 때, 나도 모르게 그 아이를 미성숙한 존재라고 여길 때, 어디까지 어린이의 자유의사를 존중해야 하는지... 하루에도 끊임없이 고민 또 고민했다. 하지만 답은 늘 없었다.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돌아서서 ‘나 인권활동가 맞아?’라고 후회하고, 반문하는 내가 있을 뿐이었다. 일상에서 삶을 인권 친화적으로 산다는 것, 함께 사는 누군가와 평등한 관계를 맺고, 군림하지 않고, 존중한다는 것은 날마다 새로운 숙제였다. 

지호는 어린이집 경력 4년 차다. 지금에야 마음 놓고 어린이집을 보내지만, 초반에는 걱정이 많았다. ‘어린이집에서 무슨 일이 있지는 않을까?’, ‘어린이집에서 선생님이 함부로 대하지는 않을까?’ 참 마음이란 게 ‘간사한 것’ 이여서 연일 들려오는 어린이집 폭력사건을 들으면 마음이 불안하다가도, 어린이집 선생님과 웃는 아이를 보면 의심은 입안의 솜사탕처럼 사라졌다. 하지만 TV에, 뉴스에, ‘너희 어린이집은 괜찮냐’는 지인의 안부에 불신은 고개를 다시 치켜든다. TV만 켜면 무한 반복되는 어린이집 학대 영상, 신문을 요란하게 장식한 어린이집 기사들, 인터넷만 켜면 줄줄이 열리는 포털의 선정적 내용과 댓글들. 불신은 불안을 더 가중시키고, 믿음마저도 의심으로 만드는 묘한 힘을 지녔다. 커져만 가는 불신의 마음을 언론도, 정부도 해소해주지 않았다. ‘무상보육 실시로 무분별하게 어린이집이 늘어나서 그런 것이다’, ‘일하지 않는 부모까지 어린이집에 보내서 문제다’, ‘교사의 자질이 부족해서 문제다’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어린이집 문제의 근본적인 해소보다는 부모들과 교사들에게 책임을 전가했다. 그리고 어린이집에 CCTV가 설치되어 있지 않기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라며 CCTV 설치가 대안이라 했다. 폭력이 발생하는 근본적 원인에 대한 해결 없이, 감시만을 확장한다는 게 과연 ‘대안’이 될 수 있을까? 공공보육을 책임지지 못하는 정부의 무능을 CCTV로 해결하겠다는 꼼수 정도로만 보이는 건 나만의 착각일까?



어린이집 CCTV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라는 생각에, 수원지역에서 일하는 전・현직 보육교사와 또래 엄마들을 만났다. 최근에는 어린이집 개원 시부터 CCTV를 설치하고, CCTV 설치가 어린이집 홍보에도 사용된다는 보육교사들의 이야기가 있었다. 실시간 송출되는 CCTV로 인해 아이들을 마음 놓고 안아주지도, 우는 아이를 달래주기도 힘들다고 했다. 우는 아이가 팔을 벌려 안아달라 해도, 뒷짐을 지고 물러날 수밖에 없다 했다. 화면 밖의 시선은 보육교사를 잠재적 가해자로 여기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라 했다. 인권과 사랑으로 함께 해야 할 보육공간은 감시로 인해, 더 이상 인권도 사랑도 존재하지 않는 사무적인 공간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아이들이 만나는 첫 세상인 어린이집은 삭막했고, 불안했다. 그리고 아이들의 세상이 되어 줄 보육교사는 지치고 힘들어했다. 

아동인권이 필요한 시간

어린이집 CCTV 설치를 보면서 가장 마음이 아팠던 것은 침해받는 아이들의 인권 때문이었다. 아이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보육실에 CCTV가 설치되어 실시간 노출되는 것, 일상화된 감시 속에서 생활해야 한다는 것이 참기 힘들었다. 공공보육과 아동인권에 대해 무책임한 정부 때문에 피해를 받는 것은 고스란히 어린이들이었다.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에 힘겨워하는 보육교사의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사회적으로 아동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책임있는 자세, 공공보육을 제대로 운영하고 책임질 수 있는 정부의 역할이 어린이집 아동학대를 막아낼 수 있는 근본 해결점이다. 이런 대안 마련 없는 CCTV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답답한 사회다. 갈수록 말을 잃어간다. 스마트해지는 건 첨단 기계일 뿐, 사람들은 무관심해져 간다. 범죄, 폭력, 다양한 사회적 문제의 해결은 대화와 소통, 길을 찾는 방식이 아니라 통제와 감시로 변해간다. 고삐 풀린 통제와 감시는 거리를 누볐고, 이제는 아이들의 삶까지 파고들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CCTV 의무 설치화가 주요 골자인 영유아보육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 하였다. 올해 12월 18일까지 전국의 모든 어린이집은 CCTV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사회적으로 논쟁이 되고, 함께 방향과 길을 찾지 못한 채 아동인권은 감시와 통제 속에 멈춰서고 있다. 

뒤숭숭한 시대다. 민주주의와 인권을 가두는 정부. 정부를 비호하기 위해 사찰과 해킹에 죄의식 없는 국정원. 이미 우리 삶 깊숙이 들어와 있는 통제와 감시에 길들여져 가고 있다. 아마도 지호가 살아가야 할 세상은 더욱 심각해지리라. 조금은 그 시간들을 늦춰주고 싶다. 그것이 인권활동가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역할이지 않을까 한다.


2015. 7. 22. 인권오름
랄라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원문보기>

[인권오름]감시와 통제가 아닌, 아동인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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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수원시, 보육실내 CCTV 설치계획 철회[속보] 수원시, 보육실내 CCTV 설치계획 철회

Posted at 2012.07.19 15:48 | Posted in 활동소식





지난 6월 수원시의 '시립어린이집의 보육실내 CCTV 설치계획'에 대한 비판과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 소식을 전해드렸습니다.

[활동소식] CCTV는 교사와 아이들 마음에 감시의 감옥을 만든다.(클릭)

애초 의견수렴 과정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했던 수원시가 6월 26일 기자회견 후 지역의 시민사회단체와 학부모, 교사들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인 결과 보육실내 CCTV 설치계획을 전면 철회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수원여성회에 전달된 수원시 입장은 아래와 같습니다.

보육실내 CCTV 설치는 철회한다.
이후 시립어린이집 개별로 보안상(현관, 담 등)의 CCTV는 의견수렴 후 추가설치를 진행한다.

교사와 아이들이 편하고 즐겁게 생활할 수 있고, 학부모들이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 감시와 통제로 해결될 수 없음은 상식입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보다 근본적인 대책과 정책이 만들어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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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 수원시립어린이집 보육실 내 CCTV 설치는 전면 백지화되어야 한다.[입장] 수원시립어린이집 보육실 내 CCTV 설치는 전면 백지화되어야 한다.

Posted at 2012.06.19 13:14 | Posted in 논평,성명,보도자료


수원시 시립어린이집 보육실 CCTV 설치계획에 대한 다산인권센터 입장

수원시립어린이집 보육실 내 CCTV 설치는 

전면 백지화되어야 한다.


범죄 및 사고예방을 목적으로 CCTV설치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수원시가 관내 시립어린이집 보육실에 CCTV 설치를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다산인권센터는 아래와 같이 입장을 밝힌다.

1. 범죄 및 사고예방의 최우선은 CCTV가 아니다.
각종 범죄가 난무하고 있는 이 시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앞 다투어 CCTV설치에 앞장서고 있다. 강남구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CCTV 설치후 범죄발생율이 줄어들었다며 CCTV 설치를 확대하는가 하면, 수원시 역시 지동살인사건을 계기로 CCTV 설치를 확대하고 있다. 범죄예방과 인권침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CCTV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원인은 범죄 및 사고를 근본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정책보다 시간, 예산, 인력을 최소화 시킬 수 있는 방안이라는 환상 때문이다. 
범죄 및 사고발생의 원인은 다양하다.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여러 변화들로 인한 사회적 범죄와 사고도 확산되고 있다. 범죄와 사고발생의 근본적 해결방안에 대한 모색없이 CCTV를 통한 감시와 통제수단만 가지고 범죄를 줄 일수도 예방할 수 없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각종 연구결과를 보아도 CCTV 범죄 예방 효과에 대한 기대는 과장되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효과가 있다고 백번 양보해도 범죄가 다른 지역으로 전이되어 사회 전체로 봤을 때 범죄율에는 변화가 없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감시와 통제수단이 발달하고 있다. 하지만 큰 틀에서 범죄는 줄어들지 않고, 날이 갈수록 입에 담기 힘든 흉악한 범죄가 늘고 있다. CCTV에 투자하기 보다 좀 더 근본적인 사회적 해결책에 대한 토론과 합의, 정책입안이 어느때 보다 절실하다. 모든 것이 CCTV로 해결될 수 없다.

2. 보육실 내 CCTV 설치는 전면 백지화되어야 한다.
특히 아동들과 교사들이 많은 시간 함께 생활하는 보육실 내에 CCTV를 설치하는 문제는 어느 CCTV 설치문제보다 인권침해에 요소가 훨씬 많다. 보육교사들은 안 그래도 열악한 근무조건으로 인해 정신적, 육체적 피로와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현실에서 또 다른 감시와 통제 수단인 CCTV로 인한 고통은 교사 자신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교사가 담당하는 학생이나 영유아와의 관계형성에 영향을 주고 교실 내 교사 행동에 역기능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결국 CCTV의 보급은 보육현장의 불안·불신을 오히려 조장할 뿐이다.
보육교사 뿐만 아니라 아동들에 대한 인권침해 역시 심각하게 발생한다. 인터넷과 정보공유 기술의 발달로 이른바 ‘신상털기’가 반복되고 있다. 아동들의 어린이집 생활이 무차별적으로 촬영되어 송출되는 정보는 당사자도 모르는 채 인터넷에 떠돌 수 있다. 그리고 일부 학부모들이 CCTV 촬영을 동의하지 않을 경우에는 또 어떻게 할 것인가. 현행 법률상에도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영상을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수원시에서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어린이집 보육실 내 CCTV 설치는 긍정적인 측면보다 인권침해 등 부정적 요소들이 훨씬 더 많다.

3. 일방적인 CCTV 설치, 또 다른 폭력이다.
수원시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보육실 내 CCTV 설치는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아동학대 등을 예방하고, 학부모들의 불안을 해소하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예방을 할 수 있다는 객관적 데이터를 제시하지도 않은 채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다. CCTV설치와 화면송출에 대한 결정권한은 교사와 아동 그리고 학부모들이다. 그러나 수원시는 보육실 내 CCTV 설치를 기정사실화 하면서 지난 5월 11일 국공립어린이집 시설장회의에서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이에 대해 교사, 시설장, 학부모, 단체들의 문의와 항의가 있자 계획에도 없던 설문조사를 진행하는 등 형식적 의견수렴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루종일 CCTV에 노출되고 그 화면이 고스란히 가정으로 송출되는 등 심각한 인권침해가 예상되는 당사자들의 의견은 단지 ‘일부 부작용’으로 축소하는 행위는 또 다른 폭력이다.

지난 2010년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형 어린이집 IPTV사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면서 각계에 반대와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수원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사람이 반가운 도시’에서 사람이 두렵다고 감시와 통제를 확대시키는 정책은 염태영 수원시장의 철학에도 맞지 않다. 수원시의 이러한 일방적 행정, 반인권적인 정책은 하루빨리 수정되어야 한다.

2012. 6. 15
다산인권센터

  1. cctv설치하는데 대해서 범죄예방과 예산 축소를 찬성이유로 드는 분들이 많으셔서 그 과장성을 지적하시는데 cctv자체에 범죄예방을 바라는것이 아니라 사실여부확인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설치하는건 생각하지 않으시나요? 또 교육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로 되었기 때문에 cctv 설치하자는 말이 나온것 아닌가요? 그리고 근본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의 피해자들은 어떻게 구제해야하는지 고려해보시길 바랍니다.
  2. 그리고 학생들을 잠재적 가해자로 몰아간다고 하셨는데 cctv설치를 안했을 경우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을 제외한 학생들이 잠재적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점도 생각해보시길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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