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그 많던 노동자는 어디로 갔을까[기고] 그 많던 노동자는 어디로 갔을까

Posted at 2016.03.29 10:38 | Posted in 활동소식/기고문 모음

 그 많던 노동자는 어디로 갔을까

일러스트레이션/ 이강훈


10년 전쯤 알아주지 않는 싸움이 하나 있었다. 부산지하철 매표소 해고 노동자 싸움. 그 동네에서는 어떻게 다뤘는지 모르지만, 내가 사는 동네에서는 모르는 일이었다. 알게 된 건 부산 가서였다. 생경했던 무인매표기. 아직 수도권에 일반화되지 않은 무인매표기가 사람을 대신하고 있었다. 교통카드는 무용지물이고, 지폐는 물리고, 동전은 없고…. 물어볼 사람조차 없는 매표기 앞에서 생각했다. 여기서 일하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딸기밭에 가보았을까?


부산교통공사는 정규직 공무원의 매표 업무를 용역회사에 넘겼다. 파견노동자들이 일을 맡았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공사는 비용 절감을 이유로 파견노동자들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일방적이었다. 그들 자리는 무인매표기로 채워졌다. ‘나도 이런 지경인데 교통 약자라 불리는 노인, 어린이, 이주민과 관광객은 어떻게 대처할까…?’ 기계는 온기만 없는 게 아니었다. 대답도 없었다.


인공지능과 바둑 싸움에서 인류가 4번 지고, 1번 이겼다. 넘치는 말 중 가장 많이 읽히는 것은 두려움이다. 인공으로 만든 것에 압도당할지 모른다는 공포감이다. ‘부.지.매’(부산지하철 매표소 노동자)라 불리던 그들이 궁금해졌다. 기계에 일자리를 빼앗긴 그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소금꽃 나무>의 김진숙 글 속에 그들은 이렇게 등장한다. “마흔일곱에도 해고자로 남아 있는 제가 20년 세월의 무력감과 죄스러움을 눙치기 위해 스물일곱의 신규 해고자에게 어느 날 물었습니다. 봄이 오면 뭐가 제일 하고 싶으세요? 내게도 저토록 빛나는 청춘이 하루라도 있었다면… 볼 때마다 꿈꾸게 되는 맑은 영혼이 천연덕스럽게 대답했습니다. 원피스 입고 삼랑진 딸기밭에 가고 싶어요. 적개심도 아니고 이데올로기도 아닌… 그 순결한 꿈이 이루어지는 봄이길….”


정규직 업무를 비정규직 파견노동으로 채우고 비용을 이유로 무단으로 해고하는 세상에서 이제 중고가 되었을, 스물일곱 해고자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삼랑진 딸기밭에는 가보았을까?

인공지능에 패배한 인류는 공포에만 젖어 있지 않다. 영민한 자본은 희망을 연출한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노동을 나누어주고, 기계화된 편리한 세상이 더 풍요로운 세상을 열어줄 것이라는 기대. 그러나 가능한 일일까. 기계 문명이 유토피아를 열어줄까. 이미 넘치는 편리와 이익이 제대로 분배되지 못하는 세상이다. 경제학자 아마르티아 센의 말대로 ‘잘못된 분배가 빈곤을 낳는 것’이지, 자원의 부족이 빈곤을 낳는 것은 아니다.


틀린 ‘수’ 쓰는 시스템


사람 없는 무인매표기 앞에서는 아는 게 없고, 가진 게 없을수록 더디고 서럽다. 새로운 것이 생산될수록 불평등의 골은 깊어진다. 비용의 이름으로, 효용의 명분으로 버려지는 인생이 즐비하다. 승부 이후, 정부는 ‘AI(인공지능) 종합육성정책’을 발표하고 투자 금액도 늘릴 계획이라 한다. 아뿔싸… 인공지능에 패배한 것보다 두렵다. 여전히 틀린 ‘수’를 쓰고 있는 시스템 때문이다. 알파고를 앞세운 혁신의 시작과 끝에 여전히 ‘체제’가 있다. 공포도 희망도 새롭지 않은 ‘사람’ 말이다.


2016. 3. 25  한겨레 21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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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노동자는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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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조] 삼성서비스센터 고 최종범님의 명복을 빕니다.[근조] 삼성서비스센터 고 최종범님의 명복을 빕니다.

Posted at 2013.11.01 10:48 | Posted in 논평,성명,보도자료

[삼성노동인권지킴이 입장 ]

 

삼성의 노조탄압이 또 다시 죽음을 불렀다.

 

삼성전자 서비스 노동자 한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과로사로 서비스 기사 한명이 사망한지가 불과 두어 달 전이다. 계속되는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죽음은 삼성의 무노조경영과 악덕 노무관리, 위장도급이 원인이다.

그동안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의 보호도 받지 못하며,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받는 경우도 허다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삼성의 위장도급에 항의하면서 노동조합을 인정할 것을 요구해 왔다. 너무나 분명한 삼성의 책임을 인정하고,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라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삼성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았고, 오히려 삼성의 사주를 받은 협력업체들은 노동조합을 탄압하가 시작했다. 노동조합 활동을 하는 기사들에게 일감을 주지 않고, 노동조합이 많은 센터는 관리 담당 지역을 아예 없애버려, 노동자들의 고용을 불안하게 하고, 계속해서 노동조합 탈퇴를 종용하고 협박해왔다. 심지어 노동자 내부 갈등을 조장하기 위해서 구사대를 동원해 폭행하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이 얼마 전 발표된 삼성의 노조파괴전략문서에 언급되어 있는 내용들이다.

 이번에 자살한 삼성전자천안센터 조합원의 경우에도 센타 사장이 고인에게 전화를 걸어 온갖 욕설과 협박을 해, 고인의 인격과 자존감을 짓밟았다. 노동조합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온갖 구실을 잡아서 탄압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고인은 저임금 장시간 노동, 불안한 미래에서 벗어나, 인간다운 삶을 살아보고자 노동조합은 선택했다 하지만, 노동조합 활동을 한다는 이유로 인간이하의 멸시와 탄압을 받았고, 결국 자신의 자살로라도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현실을 알리고 싶다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떠났다.

 결국 이번 죽음은 삼성의 비노조 경영과, 위장도급에 대한 불인정, 그리고 노조탄압, 노동자에 대한 비인간적 대우가 원인이다. 모든 책임은 삼성에 있음이 분명하다. 따라서 우리는 삼성전자서비스 천안센터 고 최종범 조합원의 죽음은 삼성에 의한 타살과 다르지 않음을 밝히는 바이다. 따라서 삼성은 이번 사태에 대해서 머리 숙여 사과하고 고인의 뜻이었던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 또한 위장도급을 철회하고, 그동안 벌여온 노조파괴 공작도 즉각 중단해야 한다. 이와 함께 고인을 자살로 이끈 직접적인 가해자 천안센타 사장을 엄중 처벌할 것을 요구한다.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흘려듣는다면 삼이라는 것을 명성은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뿐만 아니라 국민적 심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삼성이 반성하고 책임을 인정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임을 경고하는 바이다.

 

2013111

 삼성노동인권지킴이



[삼성전자 서비스 천안센터 노동자 고 최종범님의 명복을 빕니다.]

- 고 최종범님의 명복을 빕니다.

- 삼성서비스 노동자 최종범님이 어제 오후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 되었습니다. 고인은 돌아가시 전 SNS를 통해 고통을 토로했습니다.

- 삼성의 무노조 경영이 한 노동자를 또 다시 죽음으로 몰아넣었습니다.

- 고인은 천안장례식장에 모셔져 있습니다. 조문에 함께 해주세요. 천안 장례식장 http://map.naver.com/local/siteview.nhn?code=17343477

- 더 이상의 억울한 죽음이 일어나지 않도록, 죄 없는 노동자가 고통에 삶을 마감하지 않도록 힘을 보태 주십시오. 각 단체 성명 및 조문 부탁드립니다.

- 고인의 마지막 유언을 첨부하였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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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좌] 차별에 관한 차별적인 특강! 신청하세요![강좌] 차별에 관한 차별적인 특강! 신청하세요!

Posted at 2013.07.15 18:06 | Posted in 공지사항



<차별없는 수원만들기 연속특강>

차별이 내게로 왔다

수원시 인권조례가 올해 내 제정될 예정이다. 인권의 이름으로 행정조직이 움직이는 사회가 왔다. 그러나 우리에게 인권은 왔는가? 일곱가지 무지개보다 오색창연한 차별은 우리를 떠나갔는가. 장애, 피부색, 성별, 성적지향, 성적 정체성, 나이, 학력, 직업으로 인한 차별은 더 이상 없는가. 인권조례는 인권도시는 그러한 차별을 없애는데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차별없는 수원만들기는 2013년 12월 수원시민인권선언을 준비하면서 차별강좌를 연다. 인권조례에 갇히지 않는, 수원시민들의 구체적 인권선언을 만들기 위해 수원시민들을 만나려고 한다. 수원시민인권선언을 준비하는 인권올림이들과 인권에 관심있는 많은 이들을 초대하려고 한다.

인권조례로 인해 높아진 인권에 대한 관심이 차별받는 사람들에게, 인권의 주인공인 모든 이들에게 다가오기 위해서는 인권의 정체를 알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인권의 정체는 차별로 우리에게 온다. 차별의 고개를 넘기 위해 우리는 차별을 만난다.

- 주최 : 차별없는 수원만들기 기획단 (경기장애인인권센터 품 / 민주노총수원오산용인화성지부 / 다산인권센터 / 수원새벽빛장애인자립생활센터 / 수원새움장애인자립생활센터 / 수원시민단체협의회 / 수원이주민센터 / 수원비정규지원센터 / 인권교육 온다 / 진보신당수원오산화성당원협의회 / 평화캠프수원지부)
- 장소 : 골든프라자 5층(민주노총경기본부 대회의실) _ 경기도청오거리 부근입니다.(수원역 5분거리)
- 참가비 : 개별강좌 5,000원 / 전체강좌 20,000원
- 문의 : 수원이주민센터 070-8671-3118 / 다산인권센터 031-213-2105
- 이메일 : suwonrights@gmail.com

↓↓↓↓바로 참가신청↓↓↓↓




1강> 차별고개넘기 입구
- 일정 : 2013년 7월 23일(화) 저녁7시
- 제목 :  차별에 대하여
- 강사 : 류은숙(인권연구소 창)
- 내용 : 차별의 고개를 넘기 위한 관문, 우리 사회 인권의 현주소를 차별이라는 창문을 통해 바라본다. 차별의 내용은 무엇이고, 차별의 방식은 어떻게 인권을 모욕하는지 알아보기로 한다. 차이는 어떻게 만들어 지고 차별은 어떻게 정당화 되는지 차별의 정체를 들어보기로 한다.

2강> 차별고개넘기 1
- 일정 : 2013년 8월 20일(화) 저녁7시
- 제목 : 사랑때문에 차별이다
- 강사 : 한채윤(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활동가)
- 내용 : 사랑을 이유로 차별받는 사람들, 자신의 정체성으로 인해 차별받는 사람들, 차별하는 사람과 차별받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기로 한다. 차별금지법과 관련된 이야기도 들어 보기로 하자.

3강> 차별고개넘기 2
- 일정 : 2013년 9월 24일(화) 저녁7시
- 제목 : 저 성을 지은 노동자의 이름은 무엇인가
- 강사 :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
- 내용 : 노동자는 시민이 아닌가.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노동유연화라는 이름으로 노동기본권을 박탈하고 있다. 그리고 노동의 현장에서 또, 배제의 이름으로 노동자를 분리한다. 해마다 해고되고 해마다 부활하는 비정규직은 해고는 살인이라는 말조차 비웃는다. 우리 사회에 노동이 어떻게 체계적으로 차별되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4강> 차별고개넘기 3
- 일정 : 2013년 10월 22일(화) 저녁7시

- 제목 : 국경에서 멈춘 인권
- 강사 : 이란주 (아시아인권문화연대 대표)
- 내용 : 사람들이 국경을 넘는다. 노동자라는 이름으로 국제결혼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형태로 국경은 없어져 간다. 그러나 세계시민은 존재하지 않는다. 국경을 넘은 노동권은 사회전반의 노동권리를 하향평준화시키는 도구가 되고 있다. 시민이 되지 못한 사람들은 시민권을 획득하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한다. 국경을 넘은 인권은 어떤 차별을 만나고 있는지, 현실적인 문제점을 듣고 방안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5강> 차별고개넘기 4
- 일정 : 2013년 11월 19일(화) 저녁7시

- 제목 : 미성숙진흥공화국의 '요즘 십대들'
- 강사 : 배경내 (인권교육센터 들 활동가)
- 내용 : 성숙은 나이에 비례하는가. 미성숙하다는 이유만으로 인권은 유보되어도 되는가. 성숙하지 못하다는 개념은 정당한가. 십대들이 학교와 사회에서 당하는 차별의 양태를 살펴보고, 그 깊숙한 뿌리를 살펴본다. 미성숙의 신화에 갇힌 미성숙한 사회를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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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소식] 더 이상 보내고 싶지 않습니다.[활동소식] 더 이상 보내고 싶지 않습니다.

Posted at 2012.12.24 11:34 | Posted in 활동소식


12월 22일 토요일 저녁 6시, 수원역 광장에 촛불이 켜졌습니다. 한진중공업 최강서 열사의 분향소와 함께 조촐한 추모제가 진행된 것입니다. 이번 추모제는 한진중공업 노동자들과 같이 정리해고로 싸우고 있는 파카한일유압의 송태섭씨는 지인들에게 문자를 돌려 "오늘밤 10명이든 20명이든 모여서 고인의 뜻을 기리는 추모제를 수원역에서 진행하자"고 제안했고 뜻에 공감하는 많은 분들이 수원역 광장으로 모였습니다.

 
고 최강서씨는 한진중공업 사측이 노동자들을 상대로 158억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손해배상청구했고, 수년동안의 투쟁끝에 어렵게 복직했으나 일감도 주지않고 노동조합 사무실도 없애는 등 비상식적이고 비인간적인 사측의 태도에 실망한 채 삶을 마감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동료를 남기고 떠난 그 분의 마음을 우리가 어찌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스마트폰에 남겨진 유서에는 "돈이 전부인 세상에 없어서 더 힘들다..."고 적혀있었습니다. 추모제에 참석해주신 많은 분들은 고개를 떨구고 슬픔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추모제 중간에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해고노동자가 아파트에서 투신했다는 소식을 접하며 슬픔은 더 커졌습니다. 이 죽음 앞에서, 이 절망과 무력감 속에서 엎드려 울 수 만은 없습니다. 좌절할 수 만은 없습니다. 반드시 살아서 싸우겠다는 다짐과 격려를 나누었습니다. 더 이상 누구도 보내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관련기사] 한진중공업 최강서 열사 수원역 추모문화제 열려 | 뉴스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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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프레시안 공동기획] 폭력에 내던져진 노동자들②[다산&프레시안 공동기획] 폭력에 내던져진 노동자들②

Posted at 2012.09.03 11:17 | Posted in 활동소식/폭력에 내던져진 노동자들

"대통령님, 노예처럼 일하는 귀족도 있나요?"

[폭력에 내던져진 노동자들·②] SJM 폭력, 경찰·대통령의 2차 가해

■ 글 : 이광훈 경희대 후마니티스 칼리지 강사
■ 프레시안 기사 원문보기 
      
15년간 미국에서 정치학을 공부하고 한국으로 돌아올 결심을 하던 중이었다. 그런데 레지스탕스 출신의 93세 스테판 에셀이 쓴 <분노하라>를 접한 나는 심하게 마음이 흔들렸다. 귀국하자마자 밥벌이 자리를 찾아야 하는데, 양심이 가리킨 곳은 달랐다. 여기저기 찾아보다가 다산인권센터를 알게 되었고, 그곳을 통해 알게 된 수원촛불에서 매주 수요일 촛불을 들고 있다. 그리고 지금은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SJM노동자 인터뷰를 제안 받고 선뜻 나선 길에 노동자 박동혁 씨를 만났다. 사건이 발생하던 날 사진과 동영상을 찍으면서, 현장을 지키던 박동혁 씨는 용역직원들에게 쫓겨 옥상에서 뛰어내렸다. 그래서 다리와 발을 다쳐 한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불과 며칠 전 퇴원했다고 한다. 끔찍했던 불면의 밤이 한 달이 지났건만 아직 그의 발바닥에는 멍자욱이 지워지지 않고 있었다. 완치되지 않은 그는 절룩거렸고, 그보다 더 심하게 상한 마음도 절룩거리고 있었다.

▲ 용역직원에게 쫓겨 옥상에서 뛰어내린 지 한 달이 지났지만, 박동혁 씨의 발바닥에는 아직 멍자욱이 지워지지 않고 있다. ⓒ다산인권센터



먼지와 쇳가루 마셔가며 일한 대가가 '용역폭력' 

인터뷰하는 내내 그는 코막힘 때문에 불편해 했다. 감기냐고 조심스레 물으니, 알레르기 비염이란다. 안산에 와서 심해졌는데 공장에서 먼지와 쇳가루 속에서 온종일 일을 해야 하니 낫기는커녕 마스크 등 안전장구를 착용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지경이라고도 했다. 그나마 예전에는 안전장구조차 없이 일을 했다고 덧붙인다. 대부분 나이든 동료들은 안정장구 없이 소음 심한 작업을 오래 하다 보니 심각한 청각장애가 있다고 했다. 그러한 동료에 비하면 나는 별것 아니라는 투로 얘기한다. 몸이 상해가면서 7년간 열심히 일했지만 회사는 용역에게 노동자들의 자리를 내어주고, 직장폐쇄를 해버렸다. 자신보다 더 오랫동안 일한 노동자들이 받은 배신감을 생각해 보면 자신은 그래도 덜 상처 받은 것이라며, 멍자욱도 남보다 내 것이 작으니, 나는 괜찮다고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더 걱정이라고 한다. 이들에게 평생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남긴 그들은 알까.

휴가를 떠나기로 되어 있던 박동혁씨는 7월 27일 자정이 조금 지났을 때, 공장에 나쁜 일이 있을 것 같다는 동료의 전화를 받고 부인에게 별일 없을 것이니 곧 돌아오겠다는 말을 하고 공장으로 갔다. 헬멧을 쓰고 방패를 들고 진압봉을 든 그들이 경찰인줄 알았다. 하지만 그들이 용역직원들인 줄 알고 보니 불안감이 엄습했다. 설마 공장 안으로 들이닥치겠는가 반신반의하고 있었다. 그나라 갑자기 용역들이 SJM 노동자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위급한 상황에서 이들의 폭력을 사진에 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른 경비실 옥상에 올라갔다. 회사로 물밀듯이 용역들이 들이 닥치자 남아있는 사람이 없었다. 두려움에 빠진 그는 그를 향해 욕을 하며 달려오는 용역들을 피하려고 옥상에서 뛰어내렸다. 그때는 오른발 뒤꿈치 뼈가 으스러진 줄도 몰랐다. 삐끗했다고 생각했고 용역들에게 쫓겨 다른 노동자들과 함께 공장 2층으로 그 발을 질질 끌면서 도망갔다. 아픈 줄 몰랐다. 아니 그런 감정을 느낄 겨를이 없었다. 상황이 수습되고 동료의 부축을 받으며 간 병원. 그 날 상처의 치료는 입사이후 가장 긴 휴가를 선물했다. 3주 넘게 입원한 후 통원치료를 받고 있지만 아직 그는 집 밖으로 나가기도 힘든 상황이다.

아픈 몸을 이끌고 용역폭력에 대한 경찰의 조사를 받았지만, 자신이 다친 피해자임에도 4시간이나 계속된 조사에서 그는 노조에 대한 질문이나 유도성 질문에 시달려야만 했다. 과연 그들이 피해자인가? 우리가 가해자인가? 마지막에 서명할 때, 그는 자신을 조사한 경찰관에게 자신이 피해자인지 피의자인지 분간이 안 된다고 말했다면서 쓴웃음을 지었다. 경찰이 더는 미덥지가 않다.

평범한 서민이 '귀족노동자'로 몰리기까지…

박동혁 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배달, 웨이터 등 많은 일을 했다. 기술을 익혀 제대로 된 직장에 들어가 보자고 생각해서 특수용접을 배웠다. 그 기술로 직장에 취직했고, 더 나은 생활을 위해 대학을 가야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7년 전에 SJM에 입사했는데, 오래간만에 들어온 신입이라고 부서에 있던 선참 노동자들로부터 열렬한 환대를 받았다. 그런데 그 이후 채용이 되지 않아 아직도 막내다. 직장 분위기도 좋았고 노조는 튼튼했다. 단체협약도 잘 되었고 야간근무는 강제적이지 않았다. 그 점이 너무 좋았다. 계획했던 대학을 마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특근과 야근에 지쳐서 회사와 집을 오가며 파김치가 되는 삶을 살고 싶지 않았다. 지난번 회사 생활을 그만 둔 이유였다. 노동조합이 있는 SJM은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 주었다. 다른 회사로 옮길 것도 생각해 봤지만, 다른데 가더라도 여기보다 나을 것 같지는 않았다. 가정을 가지면서 안정적인 직장에 있었으면 했고 그리고 이 회사 동료와 함께 일하고 지내는 것이 좋았다.
 

▲ 박동혁 씨의 두 살 난 아들. ⓒ다산인권센터


야간대학 다닐 때 만난 예쁜 각시와 결혼도 하고, 지금은 곧 만 24개월이 되어 가는 아들도 있다. 용역폭력과 직장폐쇄라는 사태가 가져온 상황이 없다면, 그의 집은 여느 신혼부부의 집이 그렇듯이 아기자기하고 아름답다. 시간외 노동으로도 감당이 되지 않는 빠듯한 생활 때문에 부인은 얼마 전부터 맞벌이를 시작했다. 그런데 SJM을 두고 한 말인지 이명박 대통령이 노동자 중에 월급을 많이 받는 귀족노동자가 있다 했단다. 우리가 귀족이냐고, 대통령이 말한 월급 벌려면 매일 밤새워 일해야 하는데 노예처럼 일하는 귀족이 어떻게 귀족이냐고 되묻는다. 인터뷰 중 아빠를 부르며 그와 부인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아들을 보는 그의 행복한 얼굴에 걱정스러운 표정이 스쳤다.

경찰도, 대통령도 외면한 '노동자'의 삶

박동혁 씨에게 지금 가장 큰 소원이야 빨리 직장폐쇄가 풀리고 회사에 복귀해서 일하는 것이다. 그런 평범한 그는 이번 사태로 배운 게 있다. 한국에서 노동
자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가를 알아 버렸다. 회사가 고용한 용역들이 노동자를 폭행하고, 폭력을 막아야 할 경찰은 노동자들을 보호도 안 하고,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귀족노동자들 운운하면서 노조를 헐뜯고 있는 이 사회에서 노동자로 살아간다는 어려움. 자기 아들이 이러한 사회에서 살아야 할 것을 생각하면 희망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가끔 마음먹고 있었던 대로 외국에 나가서 자신의 기술을 발휘할 수 있는 직장을 구해야 하나 생각한다. 과연 이 사회가 박동혁 씨의 상처를 보듬어줄 수 있을 것인가? 작지만 소소한 일상을 누리고 싶어하던 한 아이의 아빠, 이 시대의 노동자에게 사회는 폭력으로 절룩이게 만드는 마음만을 안겨줬다.

15년 동안 떠나있던 한국은 많이 바뀌어져있었다. 가끔 미국에서 함께 지내던 친구가 찾아오면 '한국은 왜 이렇게 돈 돈 하는거냐' 물었다. 나 역시도 15년 전 한국과 지금이 너무나 달라져보였고, 그 중심에 '돈'이 자리잡고 있는 것 같았다. 돈이 뭐라고, 7년을 일한 그에게, 15년을 일한 그의 동료들에게 54억 원이라는 돈을 들여 폭력을 사주했다. 그가 평생 밤새워 일해도 벌 수 없는 그 돈이, 그의 7년 직장 생활, 청춘의 일부분을 무너뜨렸다. 평온한 일상을 사랑했던 직장을 산산이 조각내 버렸다. 그 조각들을 다시 맞추는 일 분명 어려울 것이다. 그의 아픈 다리가 다시 회복되는 시간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가 사랑했던 직장이 그가 보냈던 청춘의 한 부분의 조각이 다시 맞춰지길 바라본다. 그리고 그 중의 한 조각이라도 나의 작은 글이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 이광훈 경희대 강사와 SJM 노동자 박동혁 씨. ⓒ다산인권센터




  1. 통감합니다.
    이제는 우리 노동자를 위한 용역회사를 설리하여야 겟습닏.
    우리 노동자는 돈이 없으니, 자원 봉사 단체 용역회사 말입니다.
    쉽지 않겠죠
    하지만, 분명 길이 있을 것이며
    이것만이 노동자가 살 수있는 길일것입니다.
    정치권도, 가진자도 있는 용역회사를 왜 우리 노동자는 없을 까요
    이제는 노조설립보다 먼저 노동자를 위한 용역회사를 만들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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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프레시안 공동기획] 폭력에 내던져진 노동자들①[다산&프레시안 공동기획] 폭력에 내던져진 노동자들①

Posted at 2012.08.31 10:34 | Posted in 활동소식/폭력에 내던져진 노동자들

두들겨 팬 용역보다 '조폭두목'처럼 설쳐댄 회사가…

[폭력에 내던져진 노동자들·①] 정년을 앞둔 SJM 노동자 이상열 씨

■ 글 : 김철환 전 아주대학교 교수 
 

SJM의 용역폭력 사태로 인해, 많은 이들이 노동자들에게 가해지는 테러의 심각성을 알게 됐다. 이번 사태는 일부 용역업체의 불법적 행위와 폭력 문제가 아니라 그동안 만연했던 민주노조에 관한 자본의 공격적 행동을 폭로한 사건이기도 했다. 
·
다산인권센터와 <프레시안>은 노동기본권이 무엇이며, 노동자가 바로 자신이고 가족이고 이웃인 평범한 사람들임을 알릴 수 있는 기획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기획은 지난해 경기지역 장기투쟁사업장 노동자들을 인터뷰해서 <사람꽃을 만나다>를 발간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다산인권센터가 SJM에서 일하는 노동자와 그들의 가족을 인터뷰했다. 첫 회는 전 아주대 김철환 교수가 정년을 앞둔 SJM노동자 이상열 씨를 인터뷰한 내용이다. 아주대 김철환 교수는 퇴임직전까지 아주대 교수회의 의장을 맡아, 사학비리와 싸웠다. 

퇴직을 앞둔 어느 날 평생을 바친 회사로부터 배신당한 아픔, 그러나 그보다 남겨진 후배들의 처지 때문에 걱정이라는 노동자 이상열 씨. 그는 회사를 퇴직해도 노동조합은 퇴직하지 않겠다고 한다. 그들의 오랜 대화를 김철환 교수가 글로 보내줬다. <편집자>



그의 첫 인상은 곱게 나이 들어가는 사람이다. 오랜 기간 산업현장에서 일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이마에 주름 하나도 없다. 얘기를 나누는 동안에도 목소리를 높이는 경우도 없다. 그 험한 꼴을 당한 사람이라면 의당 내뿜어야 할 분노도 가슴 속에서 삭이는 모양이다.

그 보다도 그의 부인이 용역의 만행과 회사의 부당함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방방 뜬다"고 전한다. 그에게는 분노의 분출보다도 앞으로 후배들이 겪어야만 할 어려움이 "가슴 아프고 안타까울 뿐"이다. "가족 같은 직원 관계"가 무너지고 "원만하던 노사관계"가 3년 전부터 어긋나더니 급기야는 파국의 경지에 이르게 된 현재의 상태가 그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모양이다.

그에게 이번 에스제이엠(SJM) 사태는 퇴직을 불과 몇 달 남겨 놓고 겪어야만 하는 가슴 아픈 일이다. 그는 금년 말 12월에 퇴직할 예정이다. 1987년에 입사했으니 무려 25년을 재직한 회사이다. 회사가 설립 된지 37년이니 그의 삶이 회사의 삶과 거의 중첩된다. 힘들었던 철야작업도 수당 받는 재미보다 회사가 잘나간다는 안도와 자랑스러움으로 마다하지 않았다.

그에게 SJM은 "가족 같은 우리 회사"였다. 직원 사이의 관계도 상사, 부하의 수직적이고 경직적이라기보다는 서로 서로의 애경사를 챙겨주고 돌봐주는 수평적인 관계였다. 회사에 오랜 기간 몸담았던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도 설악산이나 강원도 등지에서 가졌던 야유회와 체육대회가 "가장 기억에 남고 좋았던 일"이었다. 부인과 애들도 함께 즐겼던 야유회와 체육대회에는 회장님과 임원 모두도 참가했던 화목한 모임이었다.

▲ 이상열 씨. ⓒ다산인권센터



노동자의 헌신으로 어려움을 뚫고 나간 창업 초기

창업 초기 회사가 여러 어려움을 뚫고 나가는 데 가장 효과적으로 작용하는 힘은 고용된 노동자들의 헌신이다. 회사와 노동자가 동일체가 되면 될수록 노동의 강도는 헌신적으로 강해진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모든 창업주들은 이 회사가 "우리의 회사"임을 강조하는 연유가 여기에 있다. 함께 열심히 일하고, 함께 이익을 나누면서 함께 가자고 강조한다. 아마도 창업후 일정 기간 SJM은 사장과 고용된 사람이 함께 키우려는 문자 그대로의 "우리 회사"였던 모양이다.

그래서인지 그는 그 새벽 아수라장의 공포와 후배 조합원들이 당한 야만적 폭력에 대한 분노 속에서도 회사 창업자를 꼬박 꼬박 "회장님"이라고 호칭한다. 그의 인생을 바쳤던 "우리 회사"에 대한 애정이 들여다보인다. 재벌회사의 절대 권력을 칭하는 "CM(Chair Man)"과는 전혀 다른 사람 냄새가 풍기는 "회장님"이다.

실상 그 동안 SJM은 안산지역에서 세인의 입에 오를만한 노사분규가 없었던 사업장이었다. 오히려 노사관계가 원만하게 이루어진 평판이 좋은 사업장이었다. 노조가 설립될 당시에는 SJM은 한국노총에 가입했었다. 노조가 3대에 이르러서 민주노총으로 변경할 당시 겪었던 진통이 가장 큰 분규였다. 당시 조합원들은 협박과 회유를 당했지만 다행히 부당하게 해고 되었던 노조위원장은 복직되었고, 일시적인 상처는 원만하게 치유되었다.

"가슴 아픈 일 없었던 회사"가 변하기 시작했다. 회사 직원과 그 가족, 그리고 회장님과 임원 모두가 함께 했던 야유회가 대표이사만이 참가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최근에는 노무이사만이 참가하는 마치 "노무팀과 함께 하는 형식적인 야유회 체육대회"가 되어 버렸다.

원만했던 노사관계도 변하기 시작했다. 3년 전부터 노무를 전담하는 이사가 외부에서 영입되었다. 이번 컨택터스라는 용역업체를 동원하고 현장에서 지휘하던 노무이사가 바로 그 때 영입된 인물이다. 노사가 과거에는 "대등하게 진행되었던 협상이 대화 보다는 일방적으로 회사의 주장만 되풀이하고 노조를 무시"하는 형태로 변하기 시작했다. 지난 3월부터 5월 사이에 진행되었던 협상에는 대표이사가 12차까지 불참하고 노무이사의 일방적인 주장만이 되풀이 되는 파행이 발생했다.

노사관계가 경직되고 상호 믿음에 균열이 발생하고 협상이 파행으로 이어진 것은 회사의 경영이 어려워서가 아니었다. 오히려 회사는 그 동안 꾸준하게 성장하여 탄탄해졌다. SJM은 이 번 사태에서 흉기로 둔갑한 벨로우 생산에서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했다. 남아공 중국 등에 현지공장을 설립하는 해외투자도 확대되어 왔다. 회사가 탄탄해지면서 계열회사도 확대되었다. SJM 홀딩스라는 지주회사도 설립되었다.

이익구조가 탄탄해지면서 변한 회사

회사는 약정한 성과급의 배분에도 꼼수를 쓰기 시작했다. 200억 원의 순이익이 발생한 해에도 그 이익을 성과급으로 배분하지 않았다. 표면적으로 내세운 이유는 국내에서 발생한 이익금 20억 원만이 성과급의 대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이와 함께 막대한 순수익을 내던 회사가 적자타령을 하기 시작했다. 창업주인 김00 회장의 장남인 김00 상무에게 지분이 옮겨가는 과정이었다.

▲ 이상열 씨(왼편)와 김철환 교수(오른편). ⓒ다산인권센터

창업 초기 어려울 때 창업주가 강조하던 "우리 회사"가 이익구조가 탄탄해지면 "내 회사"가 되는 것은 우리나라 기업과 사회의 특징이다. SJM도 예외가 아니었다.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내포하고 있는 끝없는 탐욕의 한 단면이다. 이러한 세태는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세계에만 국한된 것만은 아니다. 이익 추구보다는 교육이라는 사회의 공공재를 생산하는 공익법인인 대학마저도 이러한 미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내 금반지 팔아서 만든 내 대학"은 대물림되고, 사유화 되는 현상은 비난은 고사하고 하나의 관행으로 이미 뿌리내려 있다.

SJM의 노사관계가 조금씩 삐걱대고 파행으로 얼룩지기는 했지만 파국에 도달한 것은 아니었다. 민주노총에 가입되어 있다고 하면 일반적으로 '강성 노조'라고 오해받고 그러한 워딩의 편견에 휩싸이게 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고 물론 SJM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노사관계는 원만한 편이었다. 고용에 위협을 느끼고 있는 상태에서도 일부 사업장에서 부분적인 파업에 들어가 있었을 뿐 이었다. 그러나 회사는 갑작스럽게 직장폐쇄 조치를 취했고, 파업을 하지 않고 있던 제3공장에도 "문 때려 잠그고 나가라"라는 통보를 했다.

"올 것이 왔다"라는 불안감 속에서 노조원들의 농성이 진행되는 와중에 그는 저녁에 퇴근했다. 새벽 4시 잠이 깬 그에게 전화가 왔다. 용역들이 진입하고 농성장이 아수라장이 되고, 그 와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다쳤다는 전화였다. 어찌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던 그가 현장으로 가야겠다는 결정에 이른 시간은 채 5분도 안되었다. 그는 옷을 걸치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불과 10분에서 15분의 시간이 걸렸다. 그는 후문으로 현장으로 들어갔다. 2층 노조 사무실에 사람들이 몰려져 있고, 참혹한 현장은 소강상태에 들어가 있었다.

사태의 위험성과 더 큰 사고를 우려한 조합원들이 2층 사무실에서 나가겠다고 용역회사에 요청했다. 이 때 회사의 노무이사는 현장의 용역 책임자와 무엇인지를 협의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현장에서 나가는 와중에 용역들이 회사 제품을 담아 논 박스에서 물건을 끄집어 내 던지기 시작했다. 나가겠다고 하고 나가는 사람들에게 흉기로 공격한 것이다. 여성조합원들에게도 가해지는 무차별적인 공격이었다. 그도 예외는 아니어서 다리와 허벅지를 곤봉으로 맞는 폭행을 당했다. 다른 조합원들로부터 들은 얘기는 2차 공격은 1차 공격보다는 약했다고 한다.

ⓒ다산인권센터



용역보다 더 원망스러운 회사

그는 현장에서 두들겨 맞고 피신한 직후에는 목숨은 살았다는 안도감보다도 엄습하는 좌절과 불안의 감정이 더 컸다고 한다. 지금 그에게 가장 섭섭한 대상은 그들을 공격한 용역이 아니다. 용역보다는 회사가 더 원망스럽다. 특히 "조폭 두목처럼 현장에서 설치던" 노무담당 이사가 그의 마음을 애처롭게 만든다.

그에게 가장 섭섭한 대상은 경찰이다. "머리가 깨지고, 팔과 다리가 부러지는 사람이 생기는 참혹한 현장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을 부동자세에서 처다 보지도 않고" 외면하던 경찰에 대한 그의 원망은 그의 기억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하기야 "살려 달라, 안에 사람이 죽는다"라는 절규를 만행의 현장에서 외면하는 공권력에 대한 국민의 절망감도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불과 퇴직을 몇 달 남겨 논 그의 입장에서는 "험난한 분규의 현장에서 벗어나"는 감정은 전혀 없다. 오히려 그는 "양심이 허락하지 않는" 것은 현장을 외면하고 기피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아무 잘못도 없는 후배 조합원들"이 겪어야 할 앞으로의 문제가 제일 걱정스럽다. 그도 다른 나이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젊은 층의 흥분을 진정시키면서 회사가 파국에서 벗어나기만을 바라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회사 측이 사과한 후에 원만한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의 바람을 외면하는 듯하다. 회사는 사태를 해결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 직장폐쇄는 아직 풀리지 않았고 업체만 바뀐 용역직원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쫓겨난 노동자들은 아직도 공장 밖에서 농성 중이다. 회사는 심지어 노조원들에 대해 고소를 한 상태이다. 그는 앞으로가 더욱 걱정이다. 농성에서 빠져 나오고 노조를 탈퇴하라는 회사의 집요한 공작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다가 노조 간부에 대한 민사상의 손배소가 이어질 것이고, 제2노조가 설립될 것이다. 이러한 만행은 또 다른 사업장으로 번질 것이다. 이러한 비극과 만행을 끝내야 한다. 시민들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야 할 이유이다.

* SJM 문제해결과 용역폭력 근절을 위한 시민문화난장이 1일 오후 5시부터 SJM 공장 앞에서 열린다. 길거리 강연을 비롯해, 허클베리핀, 지민주, 연영석, 이지상 등의 공연도 진행된다. 아래 웹자보. 



▶ 프레시안 원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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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칭)화성팔탄공단 폭발사고 진상규명 대책위 구성제안(가칭)화성팔탄공단 폭발사고 진상규명 대책위 구성제안

Posted at 2012.06.20 16:39 | Posted in 공지사항

사진출처 : 뉴시스



(가칭)화성팔탄공단 폭발사고 진상규명 대책위 구성제안

1. 취지 

지난 18일, 4명이 실종되고 8명이 중경상을 입은 화성팔탄공단 접착제 제조회사의 폭발사고에 대한 대책위원회를 제안드립니다. 현재 경찰은 사망자의 시신을 수습중이고, 사고경위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종된 4명은 사망한 것으로 파악되고 인근 천상비 장례식장에 합동빈소가 마련되어있습니다. 
사망 노동자는 한국인 3명과 중국교포 1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장례는 실종자와 사망자의 DNA조사가 끝나는 약 열흘 이후에 치러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중국교포 1명은 심각한 화상으로 한강성심병원으로 후송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사건에서 노동자들의 안전, 건강권 등의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또한 사망하고 부상당한 이주노동자들의 대책과 지원이 시급하게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에 철저한 진상조사와 사후대책마련을 요구하기 위한 대책위원회를 아래와 같이 제안드립니다.

2. 활동방향

1) 진상조사 (사고원인, 안전관리 감독 문제)
- 시, 도의회 진상조사 자료 요청
- 국회통한 진상조사 
- 부상자 인터뷰
- 유가족 인터뷰(관련자 인터뷰)
- 현장 조사

2) 유가족 및 부상자 지원
- 이주노동자 장철씨 빈소 지킴이(상주 문제)
- 한강성심병원에 후송된 이주노동자 지원
- 배상문제(상담 및 법률지원 등)
- 장례절차 등

3) 사후대책
- 진상조사를 근거로 지방자치단체(화성시, 경기도), 노동부, 소방서, 회사 등 관련 책임에 대한 분명한 입장과 요구안 마련.
- 노동자 안전, 작업장 안전시설 등 구체적인 대책마련 요구 등

3. 일정 및 역할분담

-진상조사 활동 : 조사단 구성(활동가, 전문가 등)
-대책위 기자회견 : 무엇을 주장/요구할 것인가. 기자회견 일정.
-빈소 지킴이 / 한강성심병원 부상자 지원
-장례식 일정 및 지원
-관계기관 대응 법률활동

* 첫 번째 모임은 21일(목) 오후 2시. 
천상비장례식장 2층, 장철님 빈소에서 진행합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 문의 : 다산인권센터 031-213-2105 humandasa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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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소식] 나비가 되어 찾아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활동소식] 나비가 되어 찾아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Posted at 2012.06.08 16:27 | Posted in 활동소식



소식이 늦었습니다. ^^
지난 6월 1일 <사람꽃을 만나다> 북콘서트가 성황리에 진행됐습니다. 이른바 경기지역 '장기투쟁사업장'의 노동자들의 삶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내면서 준비했던 이번 콘서트에도 역시나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시고, 후원해주신 덕분입니다. 모두에게 고맙습니다.

북콘서트 사진 더 보기

해고없는 세상,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꿈꾸며 시작된 '희망버스'. 그 뒤를 이어 지역에서 '희망김장' 1천포기를 담갔고, 그 후속으로 <사람꽃을 만나다> 책 출간과 북콘서트까지, 계속 사고 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희망고문'이라고 하던데요, 절망적인 시대에 우리가 기댈 곳은 바로 여러분, 우리 자신들이고, 이 속에서 희망을 키우는 것은 우리가 절대로 포기할 수 없기에 '희망'시리즈는 계속 재생산 되고 있는 것입니다.

북콘서트 이모조모

무한생존경쟁의 시대, 인간의 존엄과 믿음을 잃지 않으려는 당신의 싸움, 우리의 몸짓은 계속됩니다. 

* <사람꽃을 만나다> 책 주문은 계속받습니다. hopekimchi@gmail.com으로 주문신청 해주세요.

<사람꽃을 만나다> 책 및 북콘서트 관련 기사모음 

[사람꽃을 만나다 ①] "그들은 주범, 우린 공범 아닌가" 
[사람꽃을 만나다·②] "그들을 도와야하는 건 우리가 약하기 때문입니다"
[사람꽃을 만나다③] "당신들의 싸움에 함께하겠습니다"
[사람꽃을 만나다·④] "6월 1일 당신을 기다리는 사람꽃들"

주간경향 : [사회]김장이 희망으로, 희망이 연대로

수원시민신문 : 북콘서트 '사람꽃을 만나다'.. 경기지역 장기투쟁사업장 해고노동자들과 함께

뉴스셀 : 경기장기투쟁 해고노동자와 함께한 '사람꽃'북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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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올림] 인바이런의 삼성반도체 노출평가연구, 무엇이 문제인가?[반올림] 인바이런의 삼성반도체 노출평가연구, 무엇이 문제인가?

Posted at 2012.04.26 14:36 | Posted in 활동소식




지난 4월 25일(수) 다산인권센터가 참여하고 있는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아래 반올림)과 시민과학센터 공동주최로  '전문가의 눈으로 본 인바이론의 삼성반도체 노출평가'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3월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국제산업안전보건대회(ICOH, 아이코)에서 인바이런이 발표한 삼성반도체 노출평가의 문제점이 폭로됐습니다. 

특히 인바이론사의 발표 직후 삼성이 배포한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국내 언론에 보도된 내용들과 관련하여 
칸쿤 학회 현장에서 직접 발표를 들었던 서울대학교 백도명 교수가 "사실"과 다른 점을 소개하고, 삼성이 제공한 자료에 따른 언론의 보도와 관련, ICOH(아이코)에서 지난 4월 16일에 공식적으로 밝힌 입장서를 최초로 공개됐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백도명 교수의 발표 속기를 반올림 공유정옥 활동가께서 올려주셨습니다.
참고바랍니다.

백도명 교수 발표 속기


삼성/인바이런 보도정정을 요청하는 국제산업보건위원회의 서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기자회견 자료를 참조바랍니다.

“공공의 적” 친기업 반노동 과학을 비판한다 
- 전문가의 눈으로 본 인바이런의 삼성 반도체 노출평가

“인바이런의 삼성반도체 노출평가연구, 무엇이 문제인가?”
“과학의 사회적 책임, 누구를 위한 과학인가?”

<자료집 순서>
2쪽 - 기자회견의 배경과 취지, 기자회견 순서, 주최단체 소개
3쪽 - 발표자료
1. 삼성반도체 노출평가연구 경과정리 (반올림 공유정옥 활동가)
2. 인바이런의 삼성반도체 노출평가, 무엇이 문제인가 (서울대 보건대학원 백도명 교수)
3. 과학의 사회적 책임: 누구를 위한 과학인가 (경희대 사회학과 김종영 교수)

 
<관련보도>
- 매일노동뉴스 : 인바이론의 삼성반도체 노출평가? "기업 홍보자료 수준"
- 민중의 소리 : "삼성, 친기업 과학 이용해 삼성반도체 백혈병 정당화하려해"
- 한겨레 : “작업환경 안전성 국제 검증”삼성, 반도체 공장 왜곡 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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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수원 살인사건에 대한 일부 시각에 대하여[논평] 수원 살인사건에 대한 일부 시각에 대하여

Posted at 2012.04.25 14:28 | Posted in 논평,성명,보도자료




지난 4월 1일 수원 지동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에 대해 일부 언론에서 외국인 범죄에 대한 집중적인 보도와 일부 누리꾼들에 의한 감정을 앞세운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혐오주장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문제의 본질을 외면한채 '국적'을 이유로 '범죄집단화' 시키는 논리는 이성적, 합리적 판단이 아닙니다. 도리어 이들에 대한 반인권적인 행위들을 조장할 뿐입니다.
이번 사건은 경찰과 정부의 안일한 대응, 확산되는 빈곤의 문제 등 한국사회의 총체적인 문제가 드러난 것입니다. 이에 다산인권센터가 참여하고 있는 <경기이주공대위 '무지개'>에서 관련 논평을 냈습니다. 


[논평]

이주민 집단 범죄화 이전에 정부의 이주노동자 정책에 대한 고민이 먼저 되어야 한다.
- 수원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살인사건에 대한 일부 시각에 대하여 -
 
 
지난 4월 1일 수원에서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났다. 일을 마치고 귀가하는 여성이 조선족 동포에 의해 살해된 사건이 그것이다. 112에 신고해서 구조를 기대했지만 경찰은 그녀를 구조하지 못하고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하고 말았다. 공안 사범을 잡거나, 집회하는 노동자들을 때려잡는데 앞장 선 경찰은 민생치안에는 신경쓰지 않고, 무고한 시민을 죽음으로 몰아넣았다.
 
쌍용자동차에서 노동자들을 폭력으로 다스렸던 경찰이 민생치안에 신경 썼더라면, 용산 참사에서 철거민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경찰이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조금 더 시간을 썼더라면, 저 멀리 제주 강정까지 파견을 나가 작은 마을의 평화를 뒤흔드는 경찰 기동대의 힘을 민생치안으로 돌렸더라면 이런 참혹한 결과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공권력은 이명박 정권이 행하는 국책 사업에 폭력 기동대로 몰려가 노동자와 시민을 때려잡는 것이 아닌 민생치안을 위협하는 범죄자를 잡는데 그 공력을 쏟아야 하는 것이다. 이 사건의 과정에서 경찰의 무능함이 온 천하에 공개되었다. 누군가는 사퇴를 하고, 반성을 한다고 하지만 정작 바뀌어야 하는 것은 이 나라 정권이 공권력을 어떻게 이용하는지에 대한 반성과 고민일 것이다.
 
문제는 이것뿐만이 아니다. 최근 이 사건과 관련하여 심심치 않게 외국인 범죄에 대한 이야기가 회자되고 있다. 4월 22일 방영된 KBS 취재파일 4321에서 ‘늘어나는 외국인 범죄 왜?’라는 꼭지로 외국인 범죄의 심각성에 대해 보도되었다. 이 꼭지에서는 외국인 범죄가 왜 늘어나고 있는지, 외국인 밀집지역이 어디인지에 대해 자세히 보도하였다. 경찰을 동행 취재하면서 외국인 밀집지역에서는 범죄가 다수 발생하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외국인이 늘어남으로 인해 범죄가 일어나고, 그 지역이 슬럼화 되는 것을 자세하게 보여준 반면, 정작 이주 노동자가 늘어나는 실태와 정부의 이주 노동자 정책에 대한 이야기는 일언반구도 없었다. 이주 노동자의 범죄가 증가하는 것은 이 나라 이주노동자 정책과 결코 무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이주 노동자들의 유입은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몇 십년동안 이주 노동자의 비율은 꾸준히 늘어왔다.
 
과거 산업연수생이나 취업차 입국한 노동자들과 더불어 이제는 결혼 이주민들의 유입으로 다문화 사회를 지향한다는 정책이 나올 만큼 이주민의 수가 늘어났다. 이런 과정에서 정부는 꾸준히 이주 노동자들의 수를 맞추기 위해 인간사냥을 하듯 단속하고, 강제추방을 일삼았고, 또 한편으로는 코리안 드림을 이야기 하며 이주 노동자들을 다시 한국으로 불러들였다.
 
이 과정에서 이주민들은 열악한 노동환경과 타 민족이라는 차별 속에 임금체불과 성폭력, 단속추방 과정에서의 사망사건, 국제결혼 과정에서 남편에게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일들을 겪었다. 이런 정부의 이주민 정책에 대한 문제제기가 되었지만 정부의 일관된 이주민정책은 더 열악해지고 있다. 다문화를 이야기 하지만 말로만 다문화 일뿐 정작 그들의 권리는 더욱 박탈 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이런 살인사건을 통해 이주민에 대한 안좋은 시각이 확산 되는 것도 문제이다. 이런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범인은 처벌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언론에서 이야기 되는 것은 인종혐오주의와 이주민 집단의 범죄화이다. 범죄자 한 사람의 문제를 그 집단이 속한 전체로 확산 시키고, 이주민을 잠재적 범죄자 집단으로 이야기 하는 일부 언론의 논조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이주민 집단의 잠재적 범죄화를 이야기 하기 이전에, 정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이주민의 정책과 한국 사회에 팽배해 있는 인종차별 주의와 다문화 배척의 문제를 먼저 거론하고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몇 해전 미국 버지니아에서 이민자인 조승희에 의해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났다. 수 많은 사상자를 낸 끔직한 범죄로 그 사건을 기억하고 있다. 사건 이후 미국사회가 보여준 것은 조승희로 대표되는 한국 이주민에 대한 차별과 범죄화 집단으로 몰아가는 것이 아닌, 자신의 사회가 받아주지 못한 이민자의 범죄에 대한 안타까움이었다. 우리에게도 이러한 모습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한다. 이주민을 잠재적 범죄화와 이주민 주거지를 슬럼화 하는 것이 아닌, 그들의 다양성을 받아주지 못하는 차별과 인종주의에 근거한 우리의 시각에 대한 반성을 말이다.
 
우리가 가져야 할 모습은 이주민들의 범죄화에 대한 우려가 아닌, 이주민들의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고, 그들이 한국 사회에서 함께 살 수 있도록 차별과 우려의 시각을 걷어내야 할 것이다. 이주민의 범죄화를 이야기 하기 이전에 한국 사회의 쓰다 버리는 이주민 정책과 준비 안된 다문화 주의, 차별과 인종주의에 근거한 이주민에 대한 배제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민생치안에 신경쓰지 않는 경찰의 무능함과 정권의 무책임함을 먼저 지적해야 할 것이다. 일부 언론의 인종차별주의, 외국인 범죄화에 대한 우려를 이주민 집단 모두의 문제가 아닌 이 나라 정책과 사회가 갖고 있는 문제점의 시각에서 다시 재구성해야 하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
 
 
2012년 4월 24일
경기이주공대위 ‘무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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