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4·16 생명안전공원과 기억의 백지화[칼럼] 4·16 생명안전공원과 기억의 백지화

Posted at 2018.06.07 13:26 | Posted in 활동소식/기고문 모음

[세상 읽기] 4·16 생명안전공원과 기억의 백지화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체코 수도 프라하 여행 중 가장 인상적인 곳은 단연 비셰흐라드 공원묘지였다. 묘지라는 설명을 듣기 전에는 그저 소박하고 따뜻한 느낌의 공원이라 여겼다. ‘고지대의 성’이라는 뜻을 가진 비셰흐라드 언덕은 야경과 석양을 감상할 수 있는 넉넉하고 아름다운 곳이었다. 무엇보다 프라하 시민들이 언제라도 찾아올 수 있는 시내 가까운 곳에 있다.

묘지가 공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놀라웠다. 그 전까지 내게 죽은 자들의 무덤이 모인 곳은 ‘전설의 고향’을 떠오르게 하는 공포 체험이거나 거룩한 추모의 대상이 되어 도시 바깥으로 멀리 밀려난 것이었다. 비셰흐라드 공원묘지에는 체코의 국민 작곡가 스메타나와 신세계 교향곡의 작곡가 드보르자크, 화가 알폰스 무하, 소설가 얀 네루다 등 체코를 빛낸 예술가들과 시민들이 묻혀 있다.

비석과 묘가 모두 저마다 특징을 가지고 있다. 방문자들은 묘지의 주인을 찾고, 그 주인이 살아온 내력을 읽었다. 매력적인 일이었다. 죽음을 삶의 가까운 곳에 둔 그들이 그 후로 오랫동안 부러웠다.

비셰흐라드 공원묘지


독일 베를린을 방문했을 때는 홀로코스트 기념비 ‘살해당한 유럽의 유대인들을 위한 기념비’에 충격을 받았다. 2711개의 거대한 콘크리트 덩어리들이 도심 한가운데 놓여 있었다. 기념비는 국회의사당 가까이 있었다. 브란덴부르크 문과 프리드리히 거리 등이 가까운 것을 보니 시민들이 언제라도 찾아올 수 있는 거리였다.

기념비 안에 들어서자 밖에서 볼 수 없던 압도적인 규모와 세심한 동선에 놀랐다. 하나의 거대한 공동묘지와 같음에 충격을 받았다. 가해자였던 자신들의 가장 가운데에 피해자들을 위한 죽음의 기억을 거대하게 세워둔 독일 시민들에게 경외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우리 이야기를 해보자.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안간힘을 쓰며 살기에, 삶이 이렇게 아비규환인 건 아닐까? 죽은 자들의 어제와 산 자들의 오늘이 연결되었음을 배울 방법은 없을까…. 적어도 6·13 지방선거를 앞둔 안산지역 몇몇 정치인들에게는 요원한 일이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후보들은 ‘납골당 반대’ 프레임으로 선거를 치르고 있다. 심지어 “나는 다른 공약 없다. 오로지 납골당 백지화만이 공약이다”라고 떠드는 후보도 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4·16 생명안전공원’이 마치 화랑유원지 17만평 전부에 들어서는 것처럼 속이고, ‘납골당’이란 말로 폄훼한다. 혐오는 공포와 함께 온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등에 업고 안산이 우울한 도시가 될 것이라는 쓸모없는 예단을 정치 홍보 수단으로 삼고 있다.


맙소사, ‘엄마의 마음과 눈으로 출마했다’는 한 후보의 공보물에는 “앞으로 우리의 후손들이 100년 살아가야 할 도시 한복판에 추모공원은 안 되지 않습니까?”라고 쓰여 있다. 그들에게 드보르자크 동상과 홀로코스트 기념비에 맺힌 빗방울의 장엄함을 설명해주면 알아들을까? 아니면 방문자들이 품게 되는 삶과 죽음에 대한 숭고함을 이해시킬 수 있을까? 그나마 여행객들이 남기는 경제적 가치 정도에만 고개를 주억거리겠지….

홀로코스트 기념비 지하에는 희생당한 유대인에 관한 기록을 보관한 박물관이 있는데 거기 한쪽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그것은 일어난 일이다. 그러므로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 이 점이 우리가 꼭 말해야 하는 핵심이다.” 아우슈비츠 생존자 프리모 레비의 말이다. ‘4·16 생명안전공원’이 시민들 곁에 세워져야 하는 이유다. 그곳에 희생자들을 모시는 것이 꼭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2018년 6월 4일/ 한겨레신문/ 세상읽기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847643.html#cb#csidx3aee5dad80ff57a802c9d920f55ef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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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혐오 없는 선거, 평등한 우리 동네 만들기 전국 릴레이 기자회견[지방선거]혐오 없는 선거, 평등한 우리 동네 만들기 전국 릴레이 기자회견

Posted at 2018.05.30 16:43 | Posted in 활동소식/이슈&사람

오늘 오전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혐오 없는 선거, 평등한 우리 동네 만들기 전국 릴레이 기자회견 진행했습니다.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는 정치인은 지역에 발붙일 수 없다는 것을 명확히 밝히는 자리였습니다.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선거일까지 혐오나 차별을 선동,조장하는 후보를 감시하고, 규탄하는 행동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5월29일부터 6월13일까지 혐오감시 신고센터 (링크 : http://bit.ly/혐오신고)를 운영하고, 후보자들의 혐오표현과 선동의 민낯을 사회적으로 폭로할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기자회견문>

우리는, 민주주의와 인권이 기본이 되는 선거를 원한다.
혐오 없는 선거, 평등한 경기지역을 만들어 갑시다.


6월 13일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선거는 지역을 대표하고, 정책을 만들어 갈 정치인을 뽑는 소중한 기회이기에 공정하고, 평등하고 민주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흐름들은 선거가 민주주의의 장이 아니라 혐오선동의 공간으로 변질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후보자들에게 사회적 소수자에 차별금지와 성적지향에 대한 찬반여부를 묻는 질의서가 발송 되었다. 누군가의 인권에 대한 차별과 배제를 묻는 질문이 지방선거 후보판단 기준으로 등장했다. 이와 더불어 지방 선거 전 충남, 충북 등 각 지역에서는 인권조례가 폐지되거나 개악되는 일이 벌어졌다. 일부 보수 개신교세력이 지방선거 지지여부로 압박 하였고, 정치적 위기를 극복하려는 정당들이 그들의 목소리가 되었기 때문이다. 지역주민을 위해 차별과 배제 없는 정책을 논해야 할 지방선거가 오히려 인권침해의 장이 되고 있다.


반인권적인 혐오표현과 차별 선동이 선거 시기마다 반복되고 있다. 성소수자, 이주민, 여성,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들은 모두가 평등해야 할 선거에서 차별과 배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소수자에 대한 혐오나 특정 집단에 대한 낙인으로 정치적 위기를 돌파하려는 혐오정치가 멈추지 않고 있다. 선거기간 동안 이렇듯 무분별한 혐오발언이 계속되고 있지만 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자 이름과 정당이 들어간 낙선운동에만 예민하게 반응할 뿐, 혐오를 말하는 사람과 단체에 대해서는 침묵해오고 있다. 언제까지 지켜만 볼 수는 없기에, 민주주의와 인권이 기본이 되는 선거를 위해, 우리는 오늘 이 자리에 섰다.


누군가의 인권을 볼모로 정책과 공약, 지역의 발전을 말한다면 공직후보자로서 자격이 없다고 적극적으로 말하고 대응해야 한다. 누군가에 대한 배제와 차별을 기반으로 지지를 호소한다면 후보자격이 없다고 명확히 이야기해야 한다. 혐오선동이 발붙일 자리가 없음을 유권자들이 보여줘야 한다. 누군가를 미워해야만 하는 정치, 이제는 그만해야 되지 않겠는가? 민주주의와 인권이 기본이 되는 선거, 평등한 경기지역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선거기간동안 각 후보의 공보물, 명함, 현수막 등을 감시하며 인권침해와 혐오선동이 있는지 여부를 지켜볼 것이다. 또한 혐오선동을 하는 후보들을 규탄하며, 지역에서 발붙이지 못하도록 할 것이다. 우리는 혐오 없는 지방선거를 만들고, 차별이 없는 인권이 존중되는 평등한 세상을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다.


[혐오 없는 선거, 평등한 경기 만들기를 위한 우리의 행동]
- 선거기간 중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는 행위들을 기록할 것이다. 
- 공보물과 현수막, 문자메시지나 선거유세 등 혐오의 낌새가 있는지 감시할 것이다. 
- 우리 지역뿐만 아니라 어디에도 혐오의 설 자리가 없도록 신고하고 함께 대응할 것이다. 
- 혐오에 물든 후보가 지역에 발붙일 곳 없도록 만들겠다.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경기정의평화기독교행동, 경기여성단체연합(고양파주여성민우회, 광명여성의전화, 군포여성민우회, 김포여성의전화, 부천여성노동자회, 부천여성의전화, 새움터, 성남여성의전화, 수원가족지원센터, 수원여성노동자회, 수원여성의전화, 수원여성회, 시흥여성의전화, 안산여성노동자회, 안양여성의전화), 다산인권센터, 인권교육온다, 수원시민사회단체협의회(극단성(), 수원 경실련, 수원나눔의집, 수원목회자연대, 수원민예총, 수원새벽빛장애인자립생활센터, 수원생협, 수원이주민센터, 수원여성노동자회, 수원여성의전화, 수원여성회, 수원일하는여성회, 수원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 두드림(구 수원탁틴내일), 수원환경운동센터, 수원환경운동연합, 수원흥사단, 수원KYC, 수원YMCA, 수원YWCA, 전교조 초중등 수원사립지회, 풍물굿패 삶터), 615수원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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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성폭력 성차별 없는 세상을 열어젖히는 수원시민 이어말하기' 현장 스케치[미투]'성폭력 성차별 없는 세상을 열어젖히는 수원시민 이어말하기' 현장 스케치

Posted at 2018.05.25 14:31 | Posted in 활동소식/이슈&사람

5월 15일 저녁 7시 수원역 로데오거리 앞에서 '성폭력,성차별없는 세상을 열어젖히는 수원시민 이어말하기'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날씨와 장소 대관으로 몇 번 미뤄지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많은 분들의 관심으로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가정에 만연한 가부장제, 학교에서 경험하는 성차별,성폭력적인 문화, 직장내 성폭력, 젊은 여성 정치후보로서 겪는 어려움, 여성성소수자로서의 목소리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어우러진 자리였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며 때로는 폭소를 터뜨리기도 하고, 때로는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겪어야 하는 힘들고 아픈 현실에 눈물이 나기도 했습니다. 내가 직접 겪은 일은 아니지만 언제라도 나의 현실이 될 수 있는 그 수많은 이야기들. 따뜻한 눈빛으로, 뜨거운 박수와 함성으로 서로의 아픔을 토닥토닥 보듬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말하기 한 번으로 여성을 동등한 존재로 보지 않는 문화가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더 많은 여성이 자신의 경험을 말하고 그 이야기에 귀기울이는 사람들이 늘어갈수록 멀게만 느껴지는 성평등한 세상이 성큼 우리 곁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행사 중에 지나가던 시민이 사주신 음료수에 붙어있던 문구가 생각나네요. '역시 큰 일은 여자가!' ^^

당일 발언을 수원여성회 영상소모임 '보라씨'에서 촬영,편집해주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링크 공유합니다.

https://youtu.be/tQ923RwYU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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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없는 선거 만들기 시민선언에 함께 해주세요!혐오없는 선거 만들기 시민선언에 함께 해주세요!

Posted at 2018.05.23 08:53 | Posted in 활동소식/이슈&사람
이번 선거에서는 혐오와 이별합시다. 내가 사는 동네부터 혐오를 감시합시다.
혐오없는선거, 평등한우리동네 만들기 위한 시민선언에 함께해주세요!

시민선언참여하기 (~ 2018. 5. 27. (1차마감))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fT0fq6NA4cW0LJEZMkJS8B0jFMTgaI-bFJ-ednFivRdnU1QA/viewform


선언문
 
나는 누군가에 의해 반대될 수도 거부될 수도 없으며, 무언가에 의해 조장되거나 확산되지도 않는, 사람이다. 나는 여기 살고 있다. 나는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내가 사는 지역을 내가 살고 싶은 지역으로 만들어갈 것이다.

내가 살고 싶은 지역은 혐오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이다. 누군가의 존재를 부정하는 말들이 공공연하게 떠돌지 않는 세상, 고된 일을 마치고 퇴근하는 길에 누군가에게 혐오를 쏟아내는 현수막을 보지 않아도 되는 세상, 혐오를 대가로 표를 구걸하는 후보들이 없는 세상이다.

내가 살고 싶은 지역은 한뼘 더 평등한 세상이다. 혐오의 말들에 더 많은 평등의 말들로 되받아칠 줄 아는 세상,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일터에서나 평등에 대한 감각으로 어울릴 줄 아는 세상이다. 함께 살아가는 동료시민으로 서로를 인정하기 위해 누구도 자신을 해명할 필요가 없는 세상, 누구나 자신이 살고 싶은 세상을 위해 말하고 행동할 수 있는 세상이다.

지방선거와 교육감선거를 앞두고 혐오의 고약한 기운이 우리동네에도 얼씬거리고 있다. 그러나 어림없다. 내가 여기 살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나를 모욕하는 선거를 더이상 용납하지 않겠다. 나의 친구들을 없는 사람 취급하는 선거의 구경꾼이 되지 않겠다.

● 나는 선거기간 중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는 행위들을 기록할 것이다.
● 공보물과 현수막, 문자메시지나 선거유세 등 혐오의 낌새가 있는지 감시할 것이다.
● 우리 동네뿐만 아니라 어디에도 혐오의 설 자리가 없도록 신고하고 함께 대응할 것이다.
● 혐오에 물든 후보가 발 붙일 곳 없도록 만들겠다.

혐오와 민주주의는 함께 갈 수 없다. 우리는 평등과 인권을 위해 더 많이 말하고 더 많이 움직일 것이다. 혐오는 평등을 이길 수 없다. 혐오 없는 선거 평등한 우리 동네, 우리가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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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실망만 안겨준 제3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 해명하라![기자회견]실망만 안겨준 제3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 해명하라!

Posted at 2018.04.27 14:38 | Posted in 활동소식/이슈&사람

우리나라의 인권정책의 기본이 되는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가 컸던만큼 초안을 받아든 실망도 큽니다. 이런 인권정책기본계획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 공 동 성 명 서 >

인권 국정기조는 말뿐인가?

실망만 안겨준 제3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 해명하라!

 

지난 420, 법무부는 제3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 초안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매우 실망스럽다. 우리는 2007년부터 시작된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이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거치며 사실상 종이조각으로 무력화 되었던 터라, 문재인 정부의 인권정책 전반을 담게 되는 이번 제3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에 많은 관심과 기대를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3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의 수립과정은 처음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원래대로라면 2017년부터 시작되어야 했지만, 대통령 탄핵과 조기대선을 거치며 박근혜 정부에서 수립된 제3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을 그대로 문재인 정부가 이행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을 담당하는 법무부는 당초 2017년 연내 수립을 꾀하였지만, 한국 시민사회는 박근혜 정부 시절에 작성된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을 토대로 졸속 추진되는 것을 강하게 비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정부는 20185월을 수립기한으로 삼고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시민사회단체들과 18차례의 분야별 간담회를 포함한 수립 절차를 밟아 나갔다.

 

처음으로 시도된 정부와 시민사회단체와의 분야별 간담회 과정에서 시민사회는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계획 내용에 있어서 박근혜 정부와 별다른 차이를 보여주지 않는 정부의 모습에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한 몇몇 부처들은 간담회 및 종합토론에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 이러한 실망스러운 모습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우리는 문재인 정부가 진정성을 가지고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 수립을 추진한다고 믿고 싶었다.

 

그러나 공개된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 초안은 이러한 우리의 바람을 철저히 배신하였다. 먼저 문재인 정부의 초안은 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명기되었던 성적 소수자란 표현을 아예 목록에서 삭제해버렸다. 문재인 정부에서 작성된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의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 목록에 성소수자를 병기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그렇다고 박근혜 정부 시절에 작성된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에 비추어 크게 진전된 분야가 특별히 있는 것도 아니다. 근로에 관한 권리를 노동권으로 제목을 바꾸고, 인권분야를 구분하면서 사람을 권리의 주체로 호명한 것이 그나마 눈에 띄지만, “모든 사람이 평등한 사회라고 이름을 붙여놓고도 성소수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정에 있어서 국민적 공감대운운하고 있어 성소수자를 모든 사람의 일원으로 생각하는지 의심스럽게 하고 있다.

 

또한,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 초안에서 정부는 여전히 "불법체류"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미등록 이주민과 노동자들을 단속과 처벌의 대상으로 간주하고 있다. 여전히 국제사회 평균에도 못 미치는 난민 인정률을 어떻게 높일지, 그리고 처우 정책의 공백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도 부재하다. 날로 높아져가는 성소수자와 이주민과 난민을 포함한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규제할 차별금지법 제정 계획도 찾아볼 수 없다.

 

노동권으로 제목은 바뀌었지만 노동권에 대한 초안은 대부분의 내용이 노동권을 증진하기 위한 계획이라기보다는 고용노동부의 일상 업무를 나열한 것에 불과하다. 정부가 표방하는 노동존중사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모든 노동자에게 노조할 권리를 보장하는 법제도 개선이 시급하지만 초안에는 이와 관련된 계획이 전무하다.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만든 해고자 노조가입 금지 조항을 폐지해야 한다는 국제기구의 권고를 이행하기 위한 방안은 어디에도 언급되어 있지 않다. ‘사내하도급 노동자’ ‘특수형태 업무종사자 보호항목에서도 노조할 권리 확대 방안은 누락되어 있다. 고용허가제 폐지는 언급되지도 않았고, 어업 이주노동자 인권에 대한 구체적 대책도 결여되어 있다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청소년의 참정권 확대도 포함되지 않았다. 심지어는 군인권보호관제도와 같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 사항조차도 반영되지 않았다. 사형제도 폐지와 양심적 병역거부 및 대체복무제 도입에 관한 정책을 수립하지 않은 정당성을 여론조사 결과에서 찾고 있다. , 인권정책을 적극적으로 수립하겠다는 의지보다 왜 수립할 수 없는지에 대한 방어적 태도가 두드러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 초안에서 나타난 또 다른 심각한 문제는 201711월에 있었던 한국정부에 대한 국가별 정기 인권검토는 언급하면서, 의도적으로 지난 20179월에 있었던 유엔 사회권 규약위원회의 권고를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사회권 규약위원회가 한국정부에 대해 16개월 내로 권고 이행상황을 우선 보고할 긴급과제로 차별금지법 제정노조할 권리”, 그리고 기업과 인권을 지정했다는 점에서, 사회권 규약위원회 권고를 누락시킨 저의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마저 든다.

 

초안이 담고 있는 내용 전체를 세세하게 살펴보지 않고 우선 드러난 것들만 추려도 상황은 이렇게 심각하다. 하지만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 초안은 곧 최종 확정되어 대통령에게 보고되고 공표되는 수순만 남겨두고 있다. 인권을 국정기조로 삼겠다던 문재인 정부이다. 한국 시민사회는 물론 국제사회도 큰 기대를 가졌던 제3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이 이런 수준에서 발표되어도 정말 괜찮은가?

 

문재인 정부는 왜 이런 수준의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 초안이 나오게 되었는지 심각성을 인식하고 책임 있게 해명해야 한다.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에 대해 어떤 입장과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우리는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권고가 반영되는 수준으로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최소한 이대로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이 확정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2018426

 

 

평등과 연대로! 인권운동+

(노동인권실현을위한노무사모임, 문화연대,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서울인권영화제, 울산인권운동연대, 사회진보연대, 다산인권센터, ()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 원불교인권위원회, 인권교육센터들, 빈곤과 차별에 저항하는 인권운동연대,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진보네트워크센터, 인권운동사랑방, 삼성노동인권지킴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구속노동자후원회,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천주교인권위원회, 불교인권위원회,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광주인권지기 활짝, 전북평화와인권연대,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 새사회연대,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인권과평화를위한국제민주연대, HIV/AIDS인권연대나누리+ 거창평화인권예술제위원회,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인권교육온다, 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반올림,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청년청소년감염인커뮤니티 알,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장애여성공감,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제주인권연구소 왓)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노동당 성정치위원회, 녹색당 소수자인권특별위원회, 대구퀴어문화축제, 대전 성소수자 인권모임 솔롱고스,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레주파, 무지개인권연대, 부산 성소수자 인권모임 QIP, 30대 이상 레즈비언 친목모임 그루터기, 성별이분법에 저항하는 사람들의 모임 여행자’,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성적지향.성별정체성 법정책연구회, () 신나는센터, 언니네트워크, 이화 성소수자인권운동모임 변태소녀하늘을날다, 정의당 성소수자 위원회,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레즈비언상담소,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HIV/AIDS 인권연대 나누리+. 27개 단체)

 

국가인권위 제자리 찾기 공동행동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광주인권지기 활짝, 광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 광주장차연, 국제민주연대, 다산인권센터,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소수자인권위원회,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불교인권위, 빈곤과차별에저항하는인권운동연대, 실로암사람들, 우동민열사추모사업회, 울산인권운동연대, 원불교인권위, 인권운동사랑방,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장애인지역공동체,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장애해방열사_, 전국장애인차별철페연대, 전북평화인권연대,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정태수열사추모사업회, 제주평화인권센터, 진보네트워크센터, 천주교인권위원회, 청소년인권행동'아수나로',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 (전국32개 인권단체)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 나야장애인권교육센터, 4.9통일평화재단, 사회변혁노동자당, 상상행동 장애와여성 마실, 손잡고,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공익법센터 어필,난민인권센터,손잡고,아시아평화와 이주를 향한 MAP,,이주민지원공익센터 감동,이주민지원센터 친구,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전쟁 없는 세상,전국장애부모연대,피스모모,참여연대


180426 제3차_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_초안 규탄 기자회견.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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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2 쌍용차 '같이 살래요' 행진에 다녀왔습니다.4/22 쌍용차 '같이 살래요' 행진에 다녀왔습니다.

Posted at 2018.04.23 15:36 | Posted in 활동소식/이슈&사람

쌍차해고자 노동자들의 투쟁이 벌써 10년째를 맞았습니다. 얼른 공장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노동자들의 소박한 바람은 왜 이리 이루어지기 어려운 것일까요?
어제 쌍차투쟁을 지지하는 연대자들과 해고노동자들이 함께 쌍차에서 만들어진 차를 밀고 끌며 서울 남대문에서부터 청와대까지 행진을 했는데요, 인권활동가들도 차 한 대를 맡았습니다. 인권운동사랑방의 미류,대용,민선 활동가 두 분의 자원활동가(성함이...-_-;;)와 인권연구소 창의 은숙 선배 그리고 다산에서 아샤와 사월 활동가, 그리고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의 이승훈 활동가와 또... 누가 계셨는데 기억이(죄송죄송!)... 여튼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막으려고 비옷을 입었지만 덕분에 땀을 비오듯 흘리며 큰 일 없이 행진을 마쳤습니다. 
마무리 집회에서 단식 후 회복 중인 김득중 지부장님의 발언 내내 지부장님의 등에 손을 가만히 올리고 계신 김정욱 사무국장님의 모습이 오랜 시간 동안 기억에 남았습니다. 
하루 빨리 쌍차 해고자들이 전원 공장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사측히 하루 빨리 약속을 지키기를, 그리고 정치권은 이 싸움이 빨리 끝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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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oo] #MeToo #WithYou 수원캠페인[#MeToo] #MeToo #WithYou 수원캠페인

Posted at 2018.04.19 16:55 | Posted in 활동소식/이슈&사람

어제 수원역 로데오 거리 앞에서 여성단체들과 함께 #미투 #위드유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다른 어느 세대보다 고등학생들과 20대들의 관심과 반응이 높았는데요, 적극적으로 스티커도 붙이고 자신이 바라는 세상에 대한 한 마디도 망설임없이 써서 붙여주었습니다. 생각보다 뜨거운 반응에 한 번 놀라고, 포스트 잇에 적힌 글들이 다 훌륭해서 또 한 번 놀랐습니다. 

성차별과 성고정관념이 만연한 이 사회가 한 번의 미투운동으로 완전히 바뀌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이 운동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진다면 느리지만 조금씩 성평등한 사회로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보았습니다. ^^


2주 후 5월 2일 다시 수원역으로 나갑니다. 더 많은 분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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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세월호 참사 정부 합동 영결,추도식에 다녀왔습니다.[세월호]세월호 참사 정부 합동 영결,추도식에 다녀왔습니다.

Posted at 2018.04.17 17:59 | Posted in 활동소식/이슈&사람

영결식 도중 하늘을 보니 거짓말처럼 하늘에 리본 모양의 구름이 있었습니다. 

노랫말의 한 구절처럼 정말 희생자들이 우리 곁에 구름으로 다가온 것이었을까요? 

영결·추도식에 참가했지만 이들을 보낸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세월호 참사의 모든 진실이 낱낱이 밝혀지고, 유가족들도 '이제 됐다'라고 말할 수 있을 때에야 정말로 희생자 모두를 우리들의 마음에서 떠나보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대로 이별하기 위해서라도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이라는 약속을 꼭 지켜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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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나는 시민인가? 시민, 시민을 말하다' 다녀왔습니다.포럼' 나는 시민인가? 시민, 시민을 말하다' 다녀왔습니다.

Posted at 2018.04.17 17:50 | Posted in 활동소식/이슈&사람

지난 12일 수원시평생학습관에서 수원시 평생학습포럼 2018 '나는 시민인가? 시민, 시민이 말하다'라는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다양한 주제에 대한 토론을 통해 '시민'의 자질에 대해 이야기나누고, 그 과정을 통해서 '시민됨'을 의 과정을 경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습니다. 다산인권센터에서는 '성소수자를 만나는 비성소수자에게'라는 주제의 토론을 맡았는데요... 다른 주제에 비해 참가자가 적었지만... ㅠㅠ 참가자가 적었더만큼 개개인이 조금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은 없는지, 만약 나와 가까운 사람이 성소수자임을 밝힌다면 어떻게 반응할 것 같은지 등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낮선 존재에 대해 조금은 눈을 뜨는, 그래서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

아래는 논의를 위해 사월 활동가가 준비한 발제문입니다. 

성소수자를 만나는 비성소수자에게

다산인권센터 사월

 

변화의 싹을 틔우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며

시민, 시민을 말하다를 제안 받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혹여나 이 공간에서 나눈 짧은 이야기가 모든 성소수자의 삶으로 가닿게 되지는 않을까, 그래서 편견을 촉발시키는 것은 아닐까 망설여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망설임을 뒤로하고 말하기를 선택했습니다. ‘시민됨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다투며 시민력을 키워가는 자리야말로 성소수자의 존재에 대해 툭 터놓고 이야기하며 사회적 편견에 균열을 일으키는 소중한 시간이라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다름이 차별로 연결되지 않고, 차이를 인정하고 연대하기 위한 첫 걸음은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몇 가지 이야기만으로 성소수자의 다양한 삶을 알아가기엔 부족할 수 있으나, 오늘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성소수자를 오롯이 바라보고, 이해하는 첫 걸음이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의 만남이 변화의 싹이 되기를, 이 변화에 동참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일상적인 차별과 혐오 앞에

A중학교에 다니는 A는 여성 성소수자입니다. A는 성적지향이 남들과 다를 뿐 차별받을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최근 들어 자신의 성적지향을 누군가 알게 될까 두렵다고 합니다. 얼마 전 A중학교에서 이반검열이 있었습니다. “동성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우리 학교에 동성애를 하는 학생을 아느냐?” “그 애가 누구냐?”와 같은 질문들이 인쇄된 종이를 나누어주며 아는 것 빠짐없이 작성하라는 선생님의 모습과 함께 설문을 작성하는 친구들의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후 몇 반에 누가 동성애를 했다며 징계를 받는다더라, 상담을 받는다더라, 부모님에게 전화를 했다더라 소문이 무성했습니다. 그 날 이후 바지를 입는 여학생들에게는 왜 치마를 입지 않냐, 왜 머리를 남자같이 잘랐냐며 소리치는 선생님들을 목격했습니다. A는 이 모든 상황이 혼란스럽습니다.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조차 성소수자에 대해 손가락 짓하는 것은 아닐까 두려운 마음에 서서히 마음을 닫고 있습니다. 별안간 화도 났습니다. “왜 나는 성소수자일까?” “왜 나는 문제의 대상이 되어야할까?”와 같은 생각들로 자신에 대한 혐오감이 커져간다고 합니다.

 

여성 성소수자인 B는 개신교인 부모님을 따라 교회에 다니고 있습니다. 부모님의 권유로 출석하게 되었지만 성경을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커져 매 주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소돔과 고모라에 대한 설교를 하는 날이었습니다. 별안간 여러분 동성애는 죄악인거 아시죠?” 목사는 질문을 던졌고 교인들은 예배당이 떠나가라 아멘!”하고 대답했습니다. B는 조용히 일어나 예배당을 나섰습니다. 사랑의 다양함을, 감사함을 깨닫게 해준 교회에서 동성애는 죄악이라 외치는 목소리가 B의 마음에 깊이 박혔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 중에 이 이야기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없는 걸까, 한 사람도 빠짐없이 죄악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싶어 마음이 아팠습니다. 매주 웃으며 안부 나누었던 사람들의 얼굴이 스쳐지나갔습니다. 모두와 함께 살아감을 가르쳐주었던 교회에서조차 성소수자는 차별의 대상이 되고 있음을 확인한 순간이었습니다.

 

C는 결혼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C는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법과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 가족구성권을 보장받지 못합니다. 이런 상황을 위로한답시고 C를 향해 누군가는 말합니다. “결혼 그렇게 좋은 것도 아닌데 꼭 해야겠어?”라고 말입니다. 이에 C당신에게는 좋은 것 없는 결혼이겠지만, 나에게 있어 결혼은 기본권이자 혼인의 형태와 상대를 스스로 선택할 권리이므로 해야겠다고 답합니다. 성소수자 커플들은 결혼 법제화뿐만 아니라, 주거, 의료결정권, 양육 및 입양과 같은 개별적인 권리와 혜택까지도 침해당하고 있습니다. 가령 C의 파트너가 건강상의 이유로 수술 혹은 입원치료를 받아야하는 상황이라면 C는 법과 제도가 인정한배우자가 아니기에 보호자가 될 수 없습니다. 의료결정권이 없기 때문이죠. C는 이성애적 결합이 아니면 법적으로 지위를 갖는 구성원에서 배제되는 것은 차별이라고 말합니다. 더불어 결혼을 합법과 불법으로 나눌 수 있는 것이냐고 묻습니다. C는 어떤 형태의 가족이든, 혹은 결혼의 테두리 안에 있지 않더라도 가족을 이루는 사람이 평등하게 권리를 보장받고 사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성소수자, 어디에나 있다

앞서 살펴본 세 가지 사례는 성소수자가 받는 차별 중 극히 일부입니다. 아마 매 순간 차별에 노출되어 있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일터에서, 학교에서, 가정에서, 길거리에서... 일상의 곳곳이 안전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도 누군가는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을 이유로 존재 자체가 부정되는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성소수자는 저 멀리 어딘가에 있지 않습니다. 당신 곁 누군가도 성소수자 일 수 있으며 아직 이야기하지 못했을 수도 있음을 잊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사회 어디에나 존재하는 성소수자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 성소수자의 삶이 차별과 혐오에 얼룩지지 않기 위해 지금당장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함께 걷자, 평등한 세상

먼저 차별을 차별로 알아차리고,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시민이라면 응당 이것은 차별이니 안돼라고 함께 말해야할 것입니다. 차별이 차별로, 혐오가 혐오로 이야기될 때 평등한 사회로 한걸음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평등한 그 날을 조금이라도 앞당기기 위해 함께 할 수 있는 작지만 큰 행동들을 제안합니다.

 

첫 번째. 남성은 여성과, 여성은 남성과 연애, 결혼, 성관계 등을 한다고 생각하지 말아요.

두 번째. 연애 및 결혼이 필수적인 것은 아니에요.

세 번째. 성별을 외모로 판단하지 말아요.

네 번째. 상대방의 성별정체성과 성적지향을 존중해요.

다섯 번째.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요.

 

습관처럼 익숙한 말과 행동을 잠시 멈추고 다름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가령 본인에게는 익숙한 여자친구/남자친구 있어?”라는 질문들이 성소수자들에게는 어떻게 다가올지 생각해보는 시간 말입니다. 이러한 질문들은 아예 하지 않는 것이 좋겠으나 혹시라도 비슷한 질문을 하게 된다면 여자친구/남자친구와 같은 표현이 아닌 다른 표현으로 소통해보면 어떨까요? 이와 같은 고민과 시도들은 작지만 변화의 첫 걸음이 될 것입니다. 변화의 첫 걸음에 함께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평등한 세상으로 함께 걸어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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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서]삼성의 노조파괴 문건 관련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인권단체들의 의견서[의견서]삼성의 노조파괴 문건 관련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인권단체들의 의견서

Posted at 2018.04.09 15:28 | Posted in 활동소식/이슈&사람

최근 삼성의 다스 소송비 수사과정에서 삼성그룹의 노조파괴 문건 수천건이 발견되었습니다. 그간 삼성에서 노동조합을 만들기 위해 싸워왔던 노동자들을 괴롭힌 흔적과 사찰의 정황 등이 담긴 문서임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한 기업의 거대권력이 헌법에도 명시된 기본권을 침해하기 위해 제왕적 권력을 휘둘러 왔음을 삼성노조문건을 통해 우리는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삼성의 80년 무노조 경영이라는 반인권적 역사 속에서 인간 존엄이 짓밟히고, 노동권이 박탈당했음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이전 2013년 무혐의 처분된 “2012 삼성 노사전략” 이 실제임이 확인되었습니다. 한번 수사할 기회를 놓친 검찰에게 다시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이번 발견된 노조문건의 진상을 파악하여 삼성과 책임자를 엄벌에 처할 수 있도록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합니다. 이전의 과오를 씻고 삼성을 투명하고 철저하게 수사하는 검찰의 모습을 기대하며,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인권단체들의 연서명을 모아 의견을 발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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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인권적 무노조 신화 삼성은 각성하라!
삼성노조문건, 검찰은 철저히 수사하라!
검찰은 피해자들에게 문서를 공개하라!


삼성 무노조 신화의 민낯이 드러났다. 검찰은 삼성 다스 소송비 수사과정에서 삼성 그룹을 압수수색 했고, 이 때 삼성의 노조파괴 문건 수천 건이 발견됐음이 확인되었다. 80년 이어오던 삼성 무노조 신화가 실상은 철저한 통제와 관리 하에 이루어진 반인권적인 행태였음이 이번 노조문건 발견을 통해 비로소 확인되었다. 삼성의 관리와 통제 하에 노동자가 누려야 할 최소한의 권리를 요구하지 못했던 역사, ‘노조가 없어도 되는 환경을 제공 한다’는 삼성이 만들어 낸 무노조 환상은 거짓과 위선이었음이 밝혀진 것이다.


무노조 80년. 삼성은 철저한 통제와 관리를 이뤄내기 위해 노동자들을 괴롭혔다. 삼성은 문제시 되는 노동자들과 노조를 만들려는 사람, 권리를 요구하는 사람들을 MJ사원 즉, 문제 사원으로 분류했다. 그리고 그들을 감시하고 통제했다. 감금, 미행, 협박, 불법위치추적, 납치, 해고, 따돌림, 표적감사 등 그 방식 또한 다양했다. 권리를 요구한 누군가의 외침을 막아내기 충분한 방법들이었다. 그 과정에서 노동자들은 사랑했던 회사를 떠나야했고, 심각한 우울증 등 정신적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 일상적인 감시로 괴롭힘 당해야 했고, 또 회사 측의 고소고발 남발로 소송이 일상이 되어야했다. 회사의 감시와 괴롭힘으로 동료를 잃었고, 위축되는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 고통은 노동자 개인 뿐 아니라 동료, 가족들의 고통으로 이어졌다. 삼성의 교묘한 통제전략은 무노조를 넘어 한 사람의 삶을 무너뜨리는 비인간적인 수단이었다. 삼성은 오히려 자신들이 만든 범죄행위를 무노조 경영이란 브랜드로 만들어냈고 세상에 전파 시켰다. 거대한 삼성의 권력을 누구도 제어하지 못한 채 노동자들만이 고통 받았다.


노동자들의 고통을 멈출 수 있는 기회는 있었다. 2013년 “2012 S그룹 노사전략” 이라는 노조파괴문건이 발견되었다. 해당사건에 대해 철저히 조사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검찰은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어렵게 생겨난 노동조합들이 고소고발 남발, 해고, 교섭회피, 어용노조와의 갈등에 말라죽어 가고 있음이 확인 되었지만 검찰의 수사결과는 정반대였다. 하지만 최근 발견된 삼성노조문건은 검찰의 수사결과가 잘못되었음을 확인시켜주었다. 수천 건이라는 문서는 노동자들이 받았을 고통의 크기와 비례하는 양일 것이다. 부디 이번에는 검찰이 지난 과오를 씻고, 삼성을 철저히 조사하길 바란다. 검찰은 발견된 삼성노조문건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삼성과 노조문건 관련 책임자들을 엄중 처벌해야 한다. 또한 검찰은 그간 피해자들이 당한 고통을 확인하고, 증언할 수 있도록 피해자들에게 문서를 공개해야 한다. 베일에 싸여진 조사가 아니라, 피해자들의 증언과 확인을 통해 더욱 진실이 낱낱이 밝혀질 수 있도록 피해자들에게 문서를 공개하라. 우리는 이전 삼성에서 뇌물을 받았던 떡검, 삼성 장학생으로 갈 기회만 노리는 무능한 검찰이 아니라 새로운 검찰의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공정하고 엄중한 수사와 처벌을 내릴 수 있도록 검찰은 철저히 수사하라.


삼성의 무노조 경영은 한 기업이 만들어낸 브랜드를 넘어선지 오래다. 노동에 대한 멸시와 노동조합에 대한 사회적인 차가운 시선이 삼성의 무노조 경영을 확대시키고, 정당화 하는 결과를 낳았다. 삼성노조문건 발견은 한 기업의 부당노동행위를 넘어서 사회적으로 노동과 노동조합에 대한 시선을 바꿔야 할 계기다. 삼성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로 무노조란 불공정 관행이 멈춰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자. 무노조 경영이란 시대착오적 전략이 아니라 노동자 권리가 존중받을 수 있는 일터를 만들 수 있도록 검찰은 삼성을 철저히 수사하라!


평등과 연대로! 인권운동+ /삼성노조문건 철저수사를 촉구하는 인권단체


노동인권실현을위한노무사모임, 문화연대,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서울인권영화제, 울산인권운동연대, 사회진보연대, 다산인권센터, (사)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 원불교인권위원회, 인권교육센터들, 빈곤과 차별에 저항하는 인권운동연대,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진보네트워크센터, 인권운동사랑방, 삼성노동인권지킴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구속노동자후원회,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천주교인권위원회, 불교인권위원회,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광주인권지기 활짝, 전북평화와인권연대,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 새사회연대,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인권과평화를위한국제민주연대, HIV/AIDS인권연대나누리+ 거창평화인권예술제위원회,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인권교육온다, 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반올림,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청년청소년감염인커뮤니티 알,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장애여성공감,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제주인권연구소 왓)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 나야장애인권교육센터, 4.9통일평화재단, 사회변혁노동자당, 상상행동 장애와여성 마실, 손잡고,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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