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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입장•성명

[성명] 농성끝나자 마자 화단 설치하는 수원시

<성명>

 

수원 시청 앞 농성 끝나자마자 화단설치 하는 수원시.
집회시위 자유 원천봉쇄하는 반인권적인 화단설치 당장 중단해야

 

오늘(4월 11일) 수원시청 앞에는 새로운 ‘화단’을 설치하느라 분주했다. 경진여객 문제해결을 위한 농성(그것도 천막이 아니라 비닐!)이 28일만에 정리된 지 만 하루 만에 농성을 했던 바로 그 자리에 화단을 새로 설치한 것이다. (사진참조)

 

 

▲ 사진제공 : 윤은상 (수원환경운동연합)


 


쌍용자동차 해고자들이 서울 대한문에서 분향소를 차리고 집회를 이어나가자 바로 그 공간에 화단을 설치해 구설에 오른바 있다. 이런 식의 화단 및 구조물 설치는 기업들과 일부 행정관청들이 집회, 시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쉽게 사용하는 방법이었다.

 

공사 책임을 맡고 있는 수원시 청사관리팀 관계자는 이런 목적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 전화통화 한 관계자는 ‘그 공간은 청사부지고, 집회 신고도 안 나는 곳이라 설치했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수원시청 정문엔 과거에 설치한 화단 덕분에 집회할 공간이 마땅하지 않았다. 그나마 남아있던 공간마저 오늘 화단으로 막아놓아 앞으로 있을지 모르는 농성을 원천 차단 해 버린 것이다.

 

안타깝다. 해고자, 철거민 등 사회적 약자들이 찾아와 호소하는 것이 그리 눈엣 가시인가. 이렇게 원천적으로 집회시위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행정이 과연 염태영 수원시장이 말했던 ‘인권도시’에 부합하다고 보는가. 지난 경진여객 관련 농성장 설치과정에서 보여준 폭력성은 한 번의 실수가 아님을 이번 화단설치를 통해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

 

권력을 가진, 행정력을 가진 이들에게는 많은 사람들이 불만과 호소를 하게 마련이다. 이를 보장하는 것이 헌법에 명시된 집회, 시위, 결사의 자유다. 이것은 인권의 가장 기본이 되는 원칙이다. 당장 불편하다고 보기 흉하다고 시민의 목소리가 모일 수 있는 공간을 화단과 각종 구조물로 막아버리는 치졸한 행위는 지금 당장 멈추어야 한다.

 

‘휴먼시티’ ‘사람이 반갑다’는 수원시, 이제 좀 정신 차릴 때도 되지 않았는가.


2014년 4월 11일
다산인권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