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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입장•성명

[논평] 삼성. 알고보니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과 불법으로 만들어진 초일류


사진출처 : 연합뉴스



세계 초일류 기업 삼성.
알고보니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과 불법으로 만들어진 초일류


지난 1월 삼성반도체 화성공장에서 불산누출 사고로 인해 5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그리고 노동부의 특별안전보건감독 결과가 3월 3일 발표되었다. 우리는 세계 초일류 기업이라 자부하는 삼성의 거짓된 모습과 1,934건의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한 불법 기업의 모습을 확인하였다.

사건의 축소 및 은폐, 삼성의 거짓말의 끝은 산안법 위반 1934건

삼성은 불산누출을 세 차례에 걸쳐서 방치했고 사건 자체를 축소 및 은폐하려 하였다. 5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중대재해를 투명하게 공개하기는커녕, 덮어두기에만 급급하였다. 불산 가스가 밖으로 누출 되지 않았다는 거짓말과 정부 당국의 조사를 방해하는 모습 모두, 위선적이고 불법적인 기업의 모습이었다. 산안법을 1,934건 위반했다는 것은 불산 누출 사고로 죽어간 노동자의 죽음이 개인의 과실이 아니며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예견된 인재임을 뜻한다. 또한 급성 노출이 아닌 일상적인 노출로 인해 직업병에 걸리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청정산업이라 일컫는 반도체 산업이 알고보니 안전조치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부실한 공정이었다니, 초일류 기업이라는 이름이 부끄러울 정도이다.

개선한다고 하나, 과연 믿을만한가?

삼성전자측은 산안법을 위반한 1,934건을 즉시 개선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고의 원인규명을 철저히 하고, 대책을 마련하여 앞으로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우리는 이번 불산 누출 사고 이전에, 삼성전자에서 일하다가 희귀질병으로 죽어간 노동자들을 알고 있다. 삼성이 ‘개선’을 생각했다면, 삼성반도체 백혈병 피해 노동자 고 황유미가 죽은 2007년 3월 6일부터 현재까지는 무엇을 한 것인가?

귀중한 목숨을 잃고 난 이후에야 사건의 뒷수습으로 개선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삼성의 사후약방문식 대처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불산 등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하청업체 82개를 관리하는 삼성전자의 안전보건 담당자가 단 1명이었다는 현실에 참담할 뿐이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이 죽어야하는가? 일상적으로 노출돼서 직업병에 걸리고, 급성으로 노출돼서 사망하는 일이 얼마나 반복되어야 하는가? 산업재해는 뒷수습이 아니라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대책을 세우는게 기본이다. 삼성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직업병으로 죽는 노동자와 화학물질 누출사고가 없는 기업으로 바뀌길 바랄뿐이다.

삼성은 지역사회와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

대국민 사과문에서 삼성은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이야기했다. 지역사회와 무엇을 어떻게 소통 할 것인가? 사고이후 삼성이 준비한 주민설명회는 주민들의 불신만을 증폭시켰다. 또한, 수사 결과 불산가스는 중화되지 않은채 대기로 새어나갔다. 시민환경연구소의 시료체취 결과에서는 공장 인근의 식물이 불산에 노출되었음을 확인하였다. 도심 한가운데 연간 40만톤이 넘는 유해화학물질을 사용하는 기업에서 사고가 났는데도, 주민들은 제대로 된 대응책을 알지 못한채 불안에 떨어야 했다.

심지어 삼성은 불산가스가 대기로 배출된 것도 시인하지 않았었다. 이런 삼성이 과연 진실성 있는 소통을 하겠다는 것인지 우려스럽다. 삼성은 지역사회에서 ‘불통’의 상징이며, 이런 이미지를 지역사회와 소통하겠다는 문장 하나로 덮어버리려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삼성은 무엇을, 어떻게, 어떠한 방식으로 소통할 것인가를 명확히 밝히고, 그에 따른 대책을 하루 속히 지역사회에 공개하기 바란다.

시급한 것은 유해화학물질 내용의 공개와 대응 매뉴얼 마련이다.

삼성의 대국민 사과문에 빠져있는 부분이 있다. 바로 삼성이 취급하고 있는 유해화학물질의 공개와 그에 따른 위기대응 매뉴얼이다. 삼성반도체 화성공장에서 연간 40만톤의 유해화학물질이 사용되고 있지만 지역사회는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다. 무슨 물질인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누출시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다.

이번 사고는 불산이지만, 다음에는 어떤 유해화학물질 사고가 터질지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삼성은 불산 뿐 아니라 수많은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고 있다. 삼성이 환경안전업무와 시스템을 바꾸겠다고 하지만, 우리들은 무엇이 어떻게 바뀌는지 확인 할 길이 없다.

삼성은 우선 취급하고 있는 유해화학물질을 지역사회와 노동자들에게 공개하고, 그에 따른 위기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지역사회와 소통해야한다. 그리고 직접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참여권이 보장되지 않는 시스템 개선은 아무 소용없는 일이다. 또한 정기적으로 취급하고 있는 화학물질의 목록과 취급실태, 누출사고 현황, 개선 조치 등의 내용을 지역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야한다.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82개 하청업체의 안전보건업무를 단 1명이 책임지게 한 삼성전자, 산안법을 일상적으로 위반하면서 운영해온 삼성전자. 삼성은 이번 고 박00님의 죽음과 4명이 부상당한 중대재해를 통해 뼈저리게 반성해야한다. 그리고 삼성이 상식이 있는 기업, 사람과 환경을 소중히 생각하는 기업, 소통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길 진정으로 바란다.

 

2013. 3. 4

삼성전자 화성공장 불산누출 사고 은폐 규탄
진상규명 및 대책수립 촉구를 위한 대책위원회